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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불공평한 팔자

2022.02.10

 




                           불공평한 팔자 


 수없이 많은 이들을 접하면서 가끔 느끼는 게 하나 있다. ‘팔자가 공평치 못하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평생 동안 죽도록 노력하며 가족을 위해 자기희생을 하였건만 안타깝게도 좋은 꼴은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실망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평생 동안 남들 생각은 안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삶을 살아 왔건만 무슨 복이 그리 많아서인지 경제적인 여유와 가족의 사랑을 누리고 사는 이도 있다. 공평치 못하지만 그 또한 다 그이들의 팔자이니 어쩌랴! A씨는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왔다. 한국에 있을 때는 중소기업의 전기기술자로 일을 했고 마누라 성화에 미국에 이민 와서는 건축노동자로 전기일, 페인트일, 목수일 등 가리지 않고 해왔다. 이른바 만능건축 노동자였다. 허파에 바람이 가득 차있던 마누라는 자기 동창 몇몇이 아이교육을 위해 미국 이민 길에 오르자 낮밤을 가리지 않고 남편을 졸랐다. 


한마디로 샘이 났던 거였다. 이 성화에 형편도 되지 않는 이민 길에 올랐다. 마누라는 허영심이 많고 게으른 여자여서 미국 와서 일 한번 해 본적이 없다. 비디오 가게 가서 한국 연속극 비디오 빌려 보는 게 낙이였다. 혼자 벌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니 A씨는 등골이 빠졌다. 365일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 건축일이라는 것이 날씨에 따라 할 수없이 쉬어야 하는 직종이건만 A씨는 어떤 분야라도 일이 가능해 365일 일거리는 있었다. 오직 남매 잘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일하는 낙으로 살았다. 그렇게 죽도록 일해 돈을 갖다 바쳤건만 마누라 년(이쯤에서 욕이 나와야 한다)은 바람이 나서 미쳐 돌아쳤다. 보다보다 참지 못해 야단을 쳤더니 적반하장으로 이혼하자고 설쳤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너보다 훨씬 능력 있는 남자 얼마든지 있어!” 아이들에게도 아빠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세뇌를 시켰는지 아빠보고 남매가 대놓고 “나쁜 놈!” 이라고 욕을 한다. 가족을 위해 뼈가 부서지게 십여 년을 일한 죄밖에 없는데 결과는 이랬다.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마누라 년 바람난 이야기는 하지도 못했다. 


B씨의 경우 이와는 반대다. 평생 힘든 일을 한 번도 해 본적 없다. 어릴 때부터 천성적으로 성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별명도 ‘뺀질이’이다. 부인은 간호사이다. 남편이 일을 안 하고 당구장이다, 골프장이다, 술집이다, 놀러 다니기 바쁘다 보니 혼자 벌어 살림을 감당해야 했다. 다행히도 직업이 간호사 이다보니 수입이 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3남매 학업 뒷바라지며 살림을 꾸리려니 늘 돈이 부족했다. 해서 이 병원 저 병원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일 끝나고 다른 병원 야근하러 가기 일쑤였고, 주말에는 양로병원에서 추가로 일했다. 365일 밤낮으로 일해서 살림을 꾸려 나갔지만 남편인 ‘뺀질이’는 아랑곳 안했다. 노상 용돈 많이 내놓으라고 행패였다. 부인이 이렇게 어렵게 어렵게 살면서도 어찌어찌하여 한국에 사놓은 소형APT를 팔아먹지 못해 안달이더니 기어코 한국에 나가 어떤 재주를 부렸던지 결국 사채업자에게 돈을 잔뜩 끌어 쓰고는 APT를 날려버렸다. 


한 6개월은 한국에 나가서 살며 흥청망청 써대고는 성병까지 걸려서 초췌한 모습으로 미국에 돌아왔다. 돈 쓰느라고 고생(?)이 많았던 듯했다. 그 짓을 하고 와서도 큰소리였다. B씨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자여서 자식도 안중에 없었다. 맛있는 것 보면 우선 지입에 먼저 들어갔고 몸에 좋은 거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구해서 부모도 마누라도 자식도 안중에 없고 자기입이 먼저였다. 언젠가 필자에게 와서는 하는 말이 “내가 세상에서 제일 먼저지 누가 나 자신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까? 내가 좋으면 좋은 것이지 그 외에 뭐가 있겠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아닙니까? 내가 없으면 세상이 없는 것인데 나만 생각하면 되지 뭐 하러 골치 아프게 남을 생각합니까? 다 바보들이지!”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가지고 문자를 들먹인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지 지독한 이기심에다가 써먹는다. 대책 없는 사람이다. 이러면서도 집에서는 아주 독재자다. 자신이 밥숟가락 들기 전까지는 식구들 어느 누구도 숟가락 집어 들지 못한다. 자신이 먼저 손을 대기 전 어느 누구도 그 반찬에 손을 대지 못한다. 맛있는 반찬은 즉시 끌어다가 자기 앞에 놓고 혼자만 먹는다. 옛날 어른들과 겸상했을 때 배운 식사예법 같다. 맛있는 것 지 혼자 처먹는 것 빼고는... 아이들에게도 엄해서 아주어릴 때부터 자신에게는 경어를 쓰게 했다. 아주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엄격하게 굴었다. 그래야 자신이 권위가 세워진다는 거였다. 이쁘다고 쓰다듬어 주거나 안아준 적도 거의 없다. 애들을 위해 해준 것 하나도 없고 마누라에게 해준 것 하나도 없는데 B씨 아내는 B씨에게 꿈쩍 못하고 뭐라고 큰소리한번 못 친다. B씨가 눈 한번 부라리면 무서워서 쩔쩔맨다. 아이들도 B씨에게 예의가 깍듯하다. 


이와 반대로 A씨는 부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었고 여행을 혼자 다녀오겠다고 해도 들어주었다. 자신은 죽어라 고생하지만 아내와 자식은 자유롭고 편하고 여유 있게 살게 해 주고 싶어서였다. 아이들에게도 늘 사랑을 표현했고, 사달라는 것, 원하는 것은 다 사주려 노력했고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도록 했다. 평생 동안 처자식에게 최선을 다했던 B씨는 마누라에게 배신당하고 아이들로부터 외면당했다. 뺀질거리며 평생을 아내나 자식은 뒷전이고 항상 자신의 건강과 즐거움만을 앞세웠던 극단적인 이기심의 소유자 B씨는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는데도 큰소리 뻥뻥 치며 가정의 독재자로 군림하며 산다. 이것 또한 A씨 B씨 각자의 사주팔자라고 볼 수 있지만 A씨의 경우 마누라와 자식들을 너무 spoil 시킨 것 같고, B씨의 경우 자신만 알고 뺀질거리면서도 집안의 예의와 위계질서만은 꽉 잡고 지낸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은듯했다. 이 두 사람을 정말 불공평한 팔자라 아니할 수 없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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