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운(凶運)을 어찌 피할꼬?
예전의 일이다. 필자의 제자인 권 군이 심각한 표정으로 필자와 면담을 신청해 왔다. 권 군은 당시 20대 중반의 나이로 명리 학 공부에 한참 재미를 붙이고 있는 한의대생 이었는바 일찍 장가들어 아들을 벌써 두고 있었다. 어린나이에 아빠가 된 권 군은 자신이 아직도 학생 신분이고 자신의 부모님 형편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여서 자신의 득남(得男)을 기뻐하지도 못하는 처지였다. 생활은 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네 살 연상의 부인이 끌어가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부인이 부지런하고 심성도 고와 별 불평 없이 이고된 생활을 받아들이고 있어 천만다행 이었다.
그전에 권 군이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고 고민하다가 스승인 필자에게 의논을 했을 때 필자의 첫마디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살 방편을 가지고 태어나는 법이다. 생명을 지운다는 것은 살인행위 인데 그 업(業)을 어찌 받으려고 그런 생각을 하냐? 권군 형편 어려운 것은 나도 들어서 잘 알고 있지만 무슨 방법이 생길 테니 무조건 어렵게 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늘이 주신 생명인데 낳고 보아라!” 라고 하며 다소 무책임한(?) 충고를 한 적이 있었다. 이리저리 부부가 의논도 많고 망설이던 눈치더니 다행히도 결국 어쩌지 못하고 2008년 9월 15일에 떡 두꺼비처럼 잘생긴 아들을 낳았다 굿사마리탄 병원에서 오전 10시경 출산 했다고 들뜬 목소리로 전화가 왔었다. 아이 이름을 필자가 지어주기로 약속을 했기에 아이가 태어나면 즉시 필자에게 연락하기로 약조가 된 바였다.
날짜를 음력으로 바꾸니 8월16일 巳時였다. 하여 사주팔자는 戊子年 辛酉月 戊午日 丁巳時가 되었고, 운의흐름은 순행하여 壬戌 癸亥 甲子 乙丑 丙寅 丁卯로 흐르며, 대운수는 7을 쓰고 있다. 戊土日柱가 일지 午火의 生을 받고 時干 丁火 時支 巳火의 生을 받아 신강하다. 년지에 있는 子水인 재(財)는 왕성한 土의 기운에 극(剋)을 당하여 매우 미약하다. 하지만 월주에 상관이 왕성하여 戊土의 왕성한 기운을 金으로 화(化)하게 하고 이것이 다시 水의 기운을 생조하는 기막힌 구조를 보인다. 고로 부모덕은 기대할 수 없는 구조이나 이 사람의 27세부터 36세까지의 甲子대운 그리고 연이어 이 사람의 37세부터 46세까지를 나타내는 乙丑대운이 되면 木이 土를 억제하고 子丑合이 水의 기를 도와 큰 갑부가 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물론 운이 이렇다 하여도 이것은 이이의 부단한 노력을 전제로 하는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이의 47세부터 56세까지를 나타내는 丙寅대운에는 매우 불안하다. 이때는 火의 기운이 土를 생조하고 상관을 억제하는 구조여서 아주 극히도 흉하다 할 수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수성가 하여 갑부가 되는 팔자이지만 젊은 나이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큰 고비가 있는 팔자였던 것이다. 변수는 있을 수도 있다.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이 흉한 운을 부인의 운 덕에 피해갈 수도 있기에 그러하다. 결혼은 인간의 힘으로 팔자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결혼하는 순간부터 ‘니 팔자 내 팔자’가 아닌 ‘우리 부부의 팔자’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결혼을 통해 팔자가 확 펴지는 개선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팔자가 확 꺾여서 쪽박 차는 팔자가 될 수도 있다. 아무튼 결혼은 팔자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는 신의 힘을 빌려 팔자를 바꾸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사람의 힘이 아닌 신의 영역이다. 성심성의껏 온 정성을 다해 종교에 매달리면 그 사람의 본성이 바뀔 것이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그이의 운명 즉 팔자가 바뀌는 것이다. 사주팔자는 그이의 건강, 수명, 성격 등 그이의 기질을 나타낸다. 이런저런 기질과 성질을 지녔기에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고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기 에 이러이러한 운명을 살게 된다는 통계학인 것이다.
그런데 성심을 다한 종교생활은 그이가 지닌 본래의 본성과 기질을 바꾸니 다른 기질과 다른 성질을 지니게 되어 다른 행동을 하게 되기에 운명 또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자신의 본성을 바꿀 정도의 깊고 깊은 신앙심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시계불알’마냥 그저 형식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종교생활은 소용없다. 이 아기의 팔자를 세심히 분석한 뒤 필자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아기가 47세부터 56세까지의 (흉)凶 운을 피해갈 수 있는 이런저런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보니 그리된 것이다. 우선 이름으로서 이운을 피해갈 수 있는 오행의 배합에 눈길을 두었다. 이이의 사주의 장점을 최대화하고 (흉)凶 운을 약화시킬 수 있는 오행의 배합에 치중하여 정성껏 이름을 지었다. 결혼이나 종교만큼 강력한 개운(改運)의 효과는 없으나 이름은 그이가 평생을 얻어맞고 사는 음파이기에 개운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성명학을 음파동학이라 하는 것이다. 작명의 원리는 어떤 이가 타고난 오행의 장점은 최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하는데 있다. 따라서 이름은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필자는 최선을 다하여 이 아기가 흉운을 나름 약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작명을 해주었다. 아기 부모에게는 너무 심하게 나쁜 소리는 할 수 없어 그저 완곡히 이렇게 말해 주었다. “이 아기는 자수성가 하여 큰 갑부가 될 것이다. 27세부터 20년간 승승장구 하여 큰 부자가 되는 것은 틀림없으나 한 가지 종교를 정하여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번 돈의 많은 부분을 어려운 이들을 구하는 데에 적덕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써 쌓아놓은 부와 명예가 47세 이후 홀연 듯 사라질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를 꼭 아이 머릿속에 세뇌시켜 놓아라. 그러면 그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꼭 명심 하 거라!” 필자의 말을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었던 아기의 젊은 부모가 필자의 말을 잊지 않고 명심하여 자식에게 들려줄 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 또한 그 아기의 운명 이므로 필자로서는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가만히 짚어보니 이 아기가 벌써 중학생이 되었을 것이다. 야! 세상에 세월 참 쏜살처럼 빠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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