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136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늦장가

2022.02.25

 




                       늦장가 


 고려 인종 때 최관 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벼슬이 평장사(平章事)에 이르니 재상 급 반열 이었다. 최관은 어릴 때부터 역술에 관한 책을 두루 읽었고 깊이 빠져들어 역학에 정통한 이였다. 그가 나이 80세가 되었을 때 어떤 이를 만나 한탄하기를 “나는 젊어서부터 역술에 깊이 빠져 연구한 결과 역학에 정통할 수 있었다. 내 인생은 내가 스스로 짚어 본대로 하나같이 정해진 대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진행되어 왔으나 다만, 말년에 귀한 자식을 얻으리라는 것만 맞지 않았으니 이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라고 하였다. 자신이 자신의 미래를 점쳐 본대로 자신의 인생은 모든 부귀영화를 누렸건만 그때 까지도 무자식 신세여서 이를 한탄한 것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난 뒤 옆집에 경사가 있었다. 그 이웃은 높은 벼슬을 지내는 관리의 집 이였는데 그 집에서 사위를 맞게 된 것이다. 인물 좋고 좋은 가문의 청년 이었는데 장가들고 얼마 안 돼 갑자기 급사를 하고 말았다. 딸은 졸지에 신혼도 제대로 치루지 못한 채 과부가 되고만 것이다. 이를 전해들은 최관은 밑져야 본전 이라는 생각으로 여종을 보내 청혼의사를 전했다. 딸의 부모는 여러 날을 두고 고민했다. 딸이 비록 과부가 되었지만 젊디젊은 딸을 다 늙어 언제 갈지 모르는 80노인네에게 시집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제 딸은 좋은 가문에 시집가기는 틀렸고 기껏해야 이런 단점 때문에 미관말직에 있는 자라도 걸려들면 다행인 신세여서 그럴 바에야 하루를 살아도 재상 급 벼슬의 처가 낫지 않겠는가? 싶어서였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부모는 딸을 불러 의견을 물었다. 


딸은 선선히 최관 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하였다. 여든 먹은 늙은이 최관은 입이 찢어져 귀에 걸렸다. 주위에서는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고 뒷말이 무성했다. 어떤 이는 “세상에 이런 망칙한 일이 있나? 80 늙은이가 무슨 욕심에 손녀 뻘도 더되는 어린 여자를 아내로 맞는단 말인가? 아직도 여자가 그립 단 말인가? 대단하다! 대단해!” 라고 하였고 어떤 이는 “색시의 부모가 미쳤지! 아무리 과부가 된 신세라지만 80 늙은이에게 시집을 보내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관이 그 나이에 사내구실을 할 수 있는가 여부로 화제가 번져갔고 웃음 지었다. 아무튼 이런저런 쑥덕공론 속에서 최관은 새장가를 갔다. 혼인을 하고 난 뒤 얼마 안 돼 색시가 임신을 하자 사람들은 최관의 능력(?)에 놀랐고 결혼 후 7개월 만에 최관이 갑자기 사망하자 늙은 나이에 너무나 용(?)을 써서 죽었다고 말이 많았다. 


색시는 임신 중에 늙은 신랑의 상을 치루고 나서 무사히 유복자인 아들을 낳았다. 아들 이름을 홍윤이라 하였고 이 아들하나 키우며 평생을 수절했다. 홍윤은 어려서 부터 효심이 깊어 외로운 어머니에게 큰 의지가 되었다. 또한 매우 총명하여 과거에 장원으로 뽑혀 관직이 아버지처럼 평장사(平章事)에 이르러 줄곧 사마(司馬)를 맡아 상서성(尙書省)의 큰일을 하며 이름을 널리 떨쳤다. 어머니는 아들의 효도 속에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수하였다. 결국 최관은 유복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점쾌 대로 만년에 귀한 자식을 얻은 것이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연세가 최관 처럼 80세가 넘었음에도 여성에게 관심이 많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분들을 가끔 보게 된다. 필자가 비록 이분들보다 연배가 훨씬 연소하다 하나 아무래도 상담자와 피상담자 관계이므로 나이를 떠나 솔직히 고민을 토로하고 상담을 하게 된다. 


송 노인께서는 연세가 80세 초반에 이르는 노인분이다. 연세가 많으신 데도 불구하고 정정하셔서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병원에 출근하여 진료를 하고 처방도 하신다. 유명한 내과의사 셨는데 운이 잘 맞아주어 재물도 넉넉하게 모으셨고 그만큼 주위에 많이 베풀고 사셨다. 그런데 유독 이분은 처복이 없었다. 총 4번을 결혼 하셨는데 두 번은 이혼하셨고 두 번은 사별하셨다. 송 노인이 잘못해서 이혼한 적도 없다. 두 번 다 부인들이 마음이 바뀌어 송 노인을 배신하고 떠났다. 사별한 두 부인은 둘 다 암으로 투병하다 사망하셨다. 두 번의 이혼을 통해 재산적으로 크나 큰 타격을 입으셨지만 워낙 유명한 의사이셔서 모아놓은 재산이 꽤나 많았고 재산적인 타격을 입은 뒤에도 열심히 일을 하셔서 곧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투병을 하다 돌아가신 두 분의 수술비며 뒷바라지에는 정말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랬으니 송 영감님의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세가 그리 많으신 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배우자를 맞겠다는 송 영감님의 의지는 대단하시다. 이런저런 여성분들과의 궁합을 필자에게 문의하시기도 하였고, 이런저런 여성분들과의 교제에 얽힌 속 이야기도 필자에게 하시며 의논을 구하기도 하신다. 송 영감님에게는 같은 의사 일을 하는 따님만 한 분 계신데 이 따님은 벌써 손자손녀까지 두었다. 외 증손자 외 증손녀까지 보신 송 영감님이 필자에게는 아무 말도 안하시지만 혹시, 고려 때 사람 최관처럼 기필코 자신의 씨를 남기려는 욕심이 있어 저렇게 많은 이성의 시련을 겪으셨는데도 새장가를 가시고 싶어 안달이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들곤 한다. 


요즈음은 모든 분들이 늦도록 젊음을 유지하며 사시기에 70전에는 노인이라 하기도 어색하고 70중반은 넘어서야 비로소 노인대접을 해도 어색하지가 않은 말 그대로 ‘100세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다가 모든 분들이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시고, 의약이 발달하여 젊은이 못지않은 젊음을 유지하며 정정함을 과시하는 노인 분들이 많아지셨다. 필자가 상담을 하며 특히나 느끼는 점은 특히 남자 노인 분들의 경우 나이가 드셨다 해서 성적인 호기심이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에 비해 여성 노인 분들의 경우 급격히 성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급격히 줄어드는 성향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불일치로 인해 남성 노인 분들의 성문제가 청소년 성문제 못지않게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래전 70이 한참 넘긴 박희태 전국회의장이 어린 캐디아가씨 가슴을 주물러 망신을 산일이 있었다. “손녀딸 같이 귀여워서” 라나? 그럼? 지 손녀딸들 만나면 가슴부터 주물르는지 묻고 싶다. 망녕 이다! 송 영감님도 아무쪼록 오래오래 정정하시기를 빌어 본다. 노익장 어르신들 파이팅!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