破字 占(파자 점)
청년시절 이성계가 안변지방을 지나는 중에 破字占(파자 점)을 잘 치는 도승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이성계는 호기심이 솟아 그를 찾아갔다. 가서보니 후덕하게 생긴 스님이 어떤 연유로 자신을 찾았는지를 묻는다. 자신의 평생신수를 보고 싶다는 이성계의 말에 도승은 종이위에 여러 글자들을 흩트려놓고는 한 글자를 집으라 하였다. 이성계는 여러 글자 중에서 물을 문(問)자를 집어 들었다. 이 글자를 한참 들여다보고 이성계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본 도승은 “좌군우군(左軍右軍)하니 틀림없는 지존지인(至尊之人)이요!” 라고 한 뒤 머리 숙여 합장하며 예의를 표했다. 이성계가 장차 왕이 되는 귀한 분이라는 말이었다. 물을 문(問)자는 바깥글자를 반대방향으로 틀어놓으면 임금 군(君)자를 좌우로 만들 수 있기에 좌군우군이라고 한 것이다.
이성계는 그 도승의 파자 점의 이치가 하도 기이하게 생각하여 여러 날을 생각하다가 이런 꾀를 내어 도승을 시험코저 하였다. 그 고장 시장 다리 밑에 거지 소굴이 있어 거지들이 모여살고 있었는데 이성계는 이 다리 밑을 찾아가 거지들을 만났다. 잘 차려입은 귀공자가 거지 굴을 찾으니 거지들은 처음 자신들을 해꼬지 하려 온 이가 아닌가 하여 몹시 경계했으나 이성계가 술과 음식을 풍성히 대접하자 경계를 풀고 고마워하였다. 이성계는 거지들의 면모를 찬찬히 살핀 뒤 그 중 거지처럼 보이지 않고 풍모가 그럴듯한 거지 하나를 골라내어 깨끗이 씻긴 뒤 좋은 옷을 입혀 그 도승에게 찾아가 점을 보게 하였다. 이성계가 사전에 그 거지에게 물을 문(問)자를 짚어 들라고 지시했음은 물론이다.
그 걸인은 이성계가 시킨대로 물은 문자를 짚어 들었다. 도승은 거지의 얼굴을 힐긋 쳐다보더니 “문전구치(門前口置)하니 필시 구걸지인(求乞之人)이구나!” 라고 하였다. 이집 저집 문 앞에서 구걸하여 입을 채우니 거지라는 뜻이었다. 숨어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성계는 깜짝 놀라 나서며 그 도승에게 공손히 물었다. “일전에 제가 왔을 때는 똑같은 글자를 든 저에게 좌군우군이라고 하시더니 이 사람에게는 문전구치라 하시니 같은 글자를 놓고 어떻게 그리 달리 파자를 하십니까?” 도승은 껄껄 웃으며 “점이란 본래 그 사람의 운명을 보는 것이니 사람에 따라 반드시 해석이 달라져야지요. 귀공의 기상은 왕이 될 정도로 팔팔한데 비하여 저 거지의 기상은 다 죽은 것 같은 형상과 패기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는 그 고유의 뿜어내는 기(氣)가 있는바 그 기감으로 그이의 품격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관상은 그이의 기색(氣色)을 보는 것인데 아무리 거지에게 좋은 옷을 입혀도 얼굴에 나타나는 기색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가 없는 것입니다.” 라고 답을 하였다. 이이가 바로 무학 대사였던 것이다. 이성계는 그의 神占(신점)을 높이 치하하고 나중에 이 도승을 크게 쓰리라 마음먹었다. 이런 파자의 예로 故박정희 대통령의 이름자의 예는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를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성인 박(朴)은 나무 목(木) 열 십(十) 여덟 팔(八)자와 점복(卜)자로 나눌 수 있고, 바를 정(正)자를 한 일자(一)와 그칠 지(止)자로 나누고, 밝을 희(熙)자는 신하 신(臣)자와 몸 기(己)자와 불 화(火)로 나눌 수 있다. 점(灬) 4개를 불화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파자를 시작해보자. 나무목(木)은 18년만 대통령을 맡으라 했는데 그칠지(止) 안된다고 하다가 몸 기(己) 자기 몸처럼 아끼는 신하 신(臣) 신하에게 불 화(火) 즉, 불 총을 점(灬 ) 네 개처럼 땅 땅 땅 땅! 네 방을 맞고는 한일(一) 하루아침에 끝날 것이라는 점 복(卜) 점 쾌가 나온다는 그럴듯한 파자이다. 물론 억지로 뜯어 맞춘 감이 있지만 이외에도 그럴듯한 파자의 예는 수없이 많다.
파자(破字占)가 되었든 명리가 되었든 주역이든 이렇듯 역(易)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 같은 쾌상이라도 위의 예에서 보듯 해석을 달리해야 하는 상황은 반드시 있는 것이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의식구조를 지닌 분들도 가끔 만나게 되는데 이성계가 무학대사를 시험했듯이 얼토당토 않는 방법으로 필자를 실험하거나 골탕을 먹이려는 이들이 그들이다. 그 아까운 시간에 비싼 돈까지 써가면서 그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죽은 이의 사주팔자를 들고 와서 상담자를 시험하는 것은 철학원 을 운영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흔한 일이고, 어떤 이는 올 때마다 자기의 생년월일과 이름을 바꿔서 오는 이도 있다. 정확한 정보를 주어야 그에 따라 사주분석을 하게 되는데 이런 분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리하는지 알 길이 없다.
사주 명리학은 통계학이다. 즉 학문인 것이다. 무속인이 혼령을 불러내서 점을 치는 행위하고는 전혀 다를 분야이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를 입력(In put)하여야 세심히 사주분석을 하여(Processing) 결과(Out put) 즉 답이 나오는 것이다. 상담의 목적은 올바른 길을 예측하여 자신이 가야될 길을 얻는 것이다. 그리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를 주고 솔직히 답을 구하고 그 정보에 의해 사주분석을 하여 쾌를 짚은 뒤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원리를 모르고 상담자를 실험 하려고만 하면 올바른 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매번 올 때마다 다른 생일을 내놓는 여자 손님에게는 아무 야단도 치지 않고 그저 관상을 적극 참고하여 상담을 해 주었다. 혹시나 매번 다른 생년월일을 대야 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그분의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하여 자신의 생일을 매번 다르게 기억할 수도 있기에 그리 처신한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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