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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부부문제 상담의 곤혹 스러움

2022.03.16




                    부부문제 상담의 곤혹 스러움 


      이글은 필자가 7~8년 전에 쓴 글이다.


 필자와 같이 수없이 다양한 이들과 수없는 많은 다양한 사연에 대해 상담을 하는 상담자는 피해야하고 조심해야 할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남‧녀 간의 애정 갈등에 대해 조언할 때는 극히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할 수 있다. 상담자의 말 한마디에 자칫 잘못하면 한 가정이 깨지거나 심각한 치정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기에 그러하다. <지금 남편에게 여자가 있나요? 없나요?> <지금 제 부인이 남자와 바람을 피고 있나요? 아닌가요?> 라고 하며 단도직입적으로 필자에게 질문을 해 올 때 필자는 순간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답변을 안 할 수도 거짓으로 이야기해 줄 수도 없기에 애둘러 표현해서 라도 올바른 답을 줄 수밖에 없다. 이렇듯 은밀한 가정사에 대한 상담은 상담자와 피상담자로서 서로를 존중하여 비밀로 지키는 것이 예의이고 그래야만 올바른 상담이 될 수 있으나 모든 이가 이를 지키지는 않는다. 


당사자 목전에 이 결과를 들이대고 상대를 닦달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구도원이 당신 바람피고 있다는데 내 앞에서 무슨 거짓말이야?” 하는 식이다. 심지어는 상대를 끌고 와서 필자와 삼자대면 하자고 들이대는 무식한 인간들도 있다. 참으로 피곤하고 위험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필자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이들까지도 있다. 필자야 필자 스스로의 명을 아는 사람이기에 이런 협박에 겁먹지는 않으나 피곤하고 속상할 수밖에 없다. 아주 오래된 옛날에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옛날 고구려에 추남이라는 역술가가 살았다. 말하는 바가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적중하여 그의 집에는 항시 많은 손님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추남을 한 번 만나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몇날 며칠을 기다려야 할 지경이었다. 이렇듯 이름이 높아지자 그의 이름은 나라의 높은 벼슬아치들 에게도 알려지게 되었고 이런저런 세도가들도 추남을 찾게 되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추남에게는 불행이 되고 말았다. 당시 국경지방에 있던 큰 강물이 거꾸로 흐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역류수는 장차 있을 큰 재변이나 재앙을 보여준다고 믿고 있었기에 모든 이가 두려워하고 쑥덕거려 정세가 불안정 하였다. 이에 대왕이 신하들을 불러들여 의논을 하니 한 신하가 말하기를 “추남이라는 점쟁이가 있어 그 능력이 신묘 하다하니 그를 불러 물어 보심이 어떠하겠습니까?” 라고 하였다. 


대왕이 이에 응하여 추남을 불러 들였다. 대왕 앞에 졸지에 불려온 추남은 몹시 긴장하여 몸을 떨며 몸둘바를 몰랐다. 대왕이 명하기를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점 쾌가 나오는 대로 이야기해야 한다. 요령이나 꾀를 부렸다가는 목을 벨 것이다.” 대왕의 호통에 정신이 아득 하였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점 쾌를 뽑아 들었는데 나온 점 쾌에 스스로 까무러치듯 놀랐다. 역류수가 발생한 원인이 왕비의 부정한 행실 때문이라 나왔기 때문 이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추남에게 왕의 호통이 터져 나왔다. “무얼 망설이고 얼어붙어 있단 말이냐? 어서 나온 점 쾌를 이야기하지 못할까!” 옆에 앉아있던 왕비가 얄밉게도 나불거린다. “엉터리 점쟁이를 끌고 와서 무얼 묻는단 말입니까? 어서 쫓아내어 버리세요!” 


추남은 이제는 어쩔 수 없어 “대왕의 부인께서 음양의 도를 역행하여 다른 사내와 사통하여 이런 역류수가 생겼다는 점 쾌가 나왔습니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대왕과 신하들 모두가 놀라고 민망하였고 당사자인 왕비는 노발대발 하였다. “저 엉터리 점쟁이 놈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라고 하며 이는 필경 저놈의 말이 요망한 늙은 여우의 말이니 저놈을 시험해서 말이 맞지 않으면 목을 잘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리하여 쥐 한 마리를 함속에 감춰두고 이것이 무슨 물건이냐고 물었다. 추남은 “함속에는 반드시 쥐가 들어 있을 것인데 그 수는 여덟입니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함속에는 쥐가 한 마리밖에 없는지라 추남을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죽기 전 추남은 하늘에 맹세하기를 “내가 죽은 뒤에는 반드시 다른 나라의 대장이 되어 고구려를 멸망 시키고야 말겠다.” 라고 하며 울부 짓었다. 


추남을 죽이고 난 뒤 쥐의 배가 이상스레 뚱뚱한 것 같아 쥐의 배를 갈라보니 새끼 일곱 마리가 뱃속에 있었다. 그날 밤 대왕이 꿈을 꾸었는데 추남이 신라의 서현공부인(김유신의 어머니) 품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이리하여 대왕은 큰 근심에 빠졌고 죽은 추남이 새로 태어나 신라의 대장이되어 고구려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져만 갔다. 세월이 한참 흘러도 이런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고, 하여 고구려는 백석이라는 자를 자객으로 보내 은밀히 김유신에게 접근하여 유신을 살해하려 하였다. 그러나 천우신조로 발각되었고 백석은 체포되어 처형되고 말았다. 백석은 죽기 전 자신이 자객이 되어 신라에 침입한 이유는 고구려에 이런 추남의 죽음과 관련된 복수적 예언이 원인이 되었다고 실토 한데에서 이 이야기가 전해지게 되었다. 


아주 오래 전 고구려 때 사람 추남도 2014년 이 글을 쓰는 필자처럼 시험에 빠지고 만 것이다. 추남의 예언이 백발백중 어긋남이 없는 것이 아니었고 그저 그런 수준을 지녔었다면 그의 이름이 온 나라에 그리 알려지지도 않았을 것이요, 그의 이름이 나라의 높은 벼슬아치들 에게 까지 알려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추남이 왕에게 불려가 왕비의 불륜을 이야기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니 위험에 빠질 일도 없었을 것이요, 그의 역술 실력이 그저 그런 정도였다면 함속에 있는 쥐의 숫자를 그냥 하나라고 하여 실력을 인정받아 목숨을 건지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점 쾌가 너무도 예리하여 쥐의 뱃속에 들어있는 새끼들 숫자까지 점 쾌에 나타나 그를 죽음으로 몰지도 않았을 것인데 모든 것이 꼬이고 꼬여 죽게 된 것이다. 


이렇듯 남의 운명 예측에는 뛰어난 추남이 자신의 운명을 정확히 예측 할 수 있었다면 그리 유명 해지려고 노력하거나 유명해 지기를 바라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래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는 말이 있나싶다. 10여 년 전 LA한인사회에 큰 화재가 된 사건이 있었는바 LA에서 제일 용하다는 한 무속인이 잠시 집을 비웠다가 도둑을 맞아 큰돈과 패물을 잃어버린 일이 있었는데 신문에까지 보도된 이 기사의 논조는 ‘그리 용한 무당이 왜 지 도둑맞을 것은 몰라?’ 라는 조롱 격 이였다.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헤프닝 이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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