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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모기를 보고 칼을 뽑다 (見光拔劍)

2023.04.12





                  모기를 보고 칼을 뽑다 (見光拔劍)


 얼바인에 거주하시는 이사장님은 요즈음 속이 많이 상해 계시다. 사업이 잘 안되어서도 아니고 자식이 속을 썩여서도 아니다. 60대 초반에 이르는 이사장님은 10여년전 부인을 병으로 사별하고 현재까지 혼자이시다. 


미국에 이민온지 30여년,쭉 건축업에 종사해 왔고 아름아름으로 작은 규모의 실내인테리어 공사를 해 오셨는데 요즈음 같은 불경기에도 워낙 성실한 일 솜씨와 깔끔한 뒤처리 덕분인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꾸준히 일감도 들어와 주어서 사업을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계시다. 사람이 근면하고 검소하니 돈이자연히모일 수 밖에 없었고 작은 규모이긴 하나상가도 서너채에 아파트도 한동 갖고계신 알부자라 할 수 있다. 부인 사별후 한번도 여자라고는 쳐다보지 않고 일에만 열중하니, 자식들이 오히려 안쓰러워할 정도 였는데요즈음 이사장님을 속상하게 하는 문제가 의외로 여자 문제이다.

이사장님은 필자와 가끔 상담도하고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인데 한번은 와서 하시는 말씀이 "제 운세좀 보아주세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참을수가 없습니다." 라고 하며 열을내신다. 이사장님처럼 차분하고 점잖은 분에게서는 좀처럼 볼수없는 일이어서 의아했으나 묵묵히 이사장님의 최근의 운세를 짚어보니 "예기치 못한 더러운 비를 맞으리니 명예의 손상이 있다.' 는 쾌가 나온다. 이어서 잡히는 쾌가 '見光겄劍(견문발검)' 을 하니 ‘어리석게도 화를 키운다.' 라는 것이다.

필자 왈 " 생각지도 못한 망신수가 들었으니 명예를 손상 당하는 일이 있으셨을 터인데 이에 대해 일절 상대하지 마십시오. 무책이 상책입니다. 대응하면  ‘대응할수록 화를 키운다!' 로 나옵니다.  즉 견문발검 (見光겄劍) 한다는 말인데이는 모기를 상대로 칼을 빼어들고 싸워 우스워지는 꼴을 의미합니다." 라고 설명을 하니 이사장님 그제야 흥분을 삭히고 눈을 지극히감고 무엇인가를 골돌히 생각한다. 사연은 이랬다. 이사장님이 가끔가서 식사를 하곤 하시는 한정식 식당이 있는데 그 집에서일하는  40대 중반의아주머니가매우 친절하고 다정하게이사장님을 대해주곤 했다. 


처음 1-2년은 눈인사 하는 정도고 가끔 몇마디 의례적인 말을 주고 받았는데 작년 중반부터 이 아주머니가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은근한 눈빛을 보내고 반주자리가 벌어지면 슬적슬적 못이기는 척 합석을해서 술을 한잔씩받곤했다. 그러다보니 개인사정 이야기가 나오고 아주머니 자신도 혼자산지 10년쯤 되는데 이사장님 혼자 이신걸 진작에 알았으면 좀 적극적으로 대쉬해볼 걸 그랬다며 은근 슬쩍 교태를 부리며 접근해 왔다 한다. 그러나 정말 딱 한번 그 아주머니가 쉬는 날 밖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 몇 곡 부른 것이전부 였다고 한다. (이사장님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부분이데, 그 여자분이 이사장님 손을 잡은 것이지 자신이 그분의 손을 잡은것은 아니라고 한다.) 노래방에서 분위기가 좀 이상하게 흐르는것 같아 곧바로 나와서 헤어졌다 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하고 그러고 있는 것이 혹시 남의 눈이나 자식들 눈에뜨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한다. 필자가 생각 키로도 평소의 이사장님 성격으로 보아 필히 그랬으리라고 믿는다. 여자분과 단둘이 노래방에 갔다는 사실 하나가 파격으로 믿길 만큼 순수하고 고지식한 분이였다. 그런데 이후 식당 주인에게 그 여자분에 대해 넌지시 알아보니 말하는 것이 별로 탐탐치 않게 여기는 것 같고 그래서 이상한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알아보니 그 아주머니 평소 행실에문제가 많은 것이 드러났다. 남자 관계가 복잡하고, 도박장에도 자주 드나들며,  신분문제도 있는것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저런생각끝에 그 식당에 발길을 끊고 그 아주머니에게서 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일이 엉뚱하게 벌어지는 것이였다. 이 여자가 동네방네 사방에다 대고 이사장님이 자신과 결혼하자고 꼬여서 몸까지 빼았고 이제와서 파렴치 하게 발뺌을 한다고떠들고 다니기 시작 했다고 한다. 창피한 생각에일절 대응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이쪽을 우습게 보았는지 어떻게 알아서 딸네 집에까지 전화를 해서이사장님을 찾았다 한다. 망신도 정말 개망신인 것이었고, 도저히 모욕감을 참을 수가 없어 법적인 대응을 준비 중이며 변호사까지 사두었다고 하며 씩씩 거리 신다.  필자가 가만히 상황을파악한 뒤 " 이사장님은 모기가 자신을 자꾸 문다고 차고 있는 칼을 빼어드는 꼴입니다. 모기가 달라 붙어 피를 빨아댄다 한들얼마나피를 뺏기겠습니까? 그 모기가 미워서 칼을 뽑아 내 팔에 앉아서 피를빠는 모기를 내리치면 모기는 물론이지만내 팔마저 잘려 나갈수있는데 왜 그런 어리석은 일을 벌리려고 하십니까? 이 경우무책이 상책입니다." 라는 말로 강력히 충고를 해드렸다. 

미국에 계신 홀아비 여러분! 이사장님 case 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여자분하고 단둘이 절대로 노래방에 가지 맙시다.!

아! 세상이 점점 더 삭막해 진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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