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허영심의 말로

2023.04.21




            허영심의 말로


  30대초반의 여성분이 필자를 찾았다.  최근의 남편운세가 궁금하여 필자를 찾았다 하며 부부의 생년월일시를 적은 종이를 내민다. 결혼한지 5년 정도 되었고 부부사이는 원만한데 문제는 남편의 성실도였다. 허영심이 강해서 남에게 초라해 보이는 것은 죽기보다 싫어하고 항시 허공에 뜬 큰 재물만을 노린다는 점이다.  남편의 나이도 이제 곧 마흔이 다 되어가는데 결혼 이후 한번도 집에 생활비를 가져오는 법이 없었고 노상하는 말이 ' 이번 프로젝트만 성공하면 몇 백만불이 아니라 몇 천만 불이 내 몫으로 떨어지니 조금만 기다려라, 일이 잘 진행되고 있으니 곧 결과가 나올 것이다.' 였는데 '다음달 쯤이면...... 다음달 쯤이면......, '한것이 벌써 5년이 넘었다.

가만히 하는 일을 옆에서 지켜보니 자세히 알수는 없었으나 '모모 나라의 모모 장관과 대통령' 이야기도 나오고 '원유가 어떻고 국가원조금이 어떻고' 하는 것이 아마도 국제적(?)으로 노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무리 몇 천만불을 껌값(?) 이야기하듯 하면 무엇하는가? 당장 이달치 렌트비가 걱정인데! 부인이 미용 기술자여서 헤어싸롱에서 열심히 일하면 다행히 생활은 겨우겨우 이어나 갈수 있었지만 허황되보이는 남편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실현성이 있는 것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서 답답했다 한다.

남편은 방 1칸 자리 아파트에 살면서도 차는 최고급 벤츠를 타고 다니는데 비록 오래된 고물이지만 겉만 번드레하게 고쳐서 남들에게 과시하고 고급 커피숍이 아니면 상대하지 않고 양복도 최고급 양복, 시계도 가짜지만 최고급 시계, 구두, 하물며 지갑, 벨트, 넥타이 핀 하나 하나까지 명품이 아니면 취급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남편이 워낙 돈 많은 거물들을 상대하니 체면상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지나치니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했다 한다.

   

이 젊은 부인은 워낙 성실하다 보니 그 업계에서는 성실성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서 여자 수입으로는 꽤나 버는 편인데도 남편이 그 모양이니 노상 카드 빛 막고 아파트 월세 내기가 매우 버거웠다. 하지만 남편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남편도 자신을 아껴주는 편이어서 어려움을 이겨 나갈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남편의 하는 이야기들이 신빙성이 없어 보이기 시작하고 남편과 어울려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우연히 주위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좋지못한 이야기들이 들리곤해서 불안하던 중 미용실의 가까운 손님 소개로 필자를찾게 된 것이었다.  

필자가 남편분의 운세를 주역상쾌로 짚어보니 '구지건 '의 쾌가 나왔다.  '록목구어 사사다대' 의 운이라! 이를 풀어서 보면 '이치에 맞지않는 재물을 구하다 패가 망신한다.' 는 쾌였다. 좀더 자세히 짚어보니 수옥살도 들어 있어서 잘못했다가는 심한 경우 '감옥에 갇히게 되는 운' 이었다. 필자 왈 "조심하셔야 겠습니다. 남편의 운이 하도 흉하게 나오니....... 이번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남편은 패가 망신하게 됩니다.  이치에 맞지 않는 허황된 재물을 구하려다가망신살이 하늘 까지 뻗쳤고그로 인해 자신의 신세마저 망칠수 있는 시기여서 더욱더 조심이 필요합니다."  라고 하니 이 젊은 부인 얼굴이 창백해지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오직 남편하나 믿고 어려운 5년의 세월을 버텨 왔는데 한순간에 이이의 기대를 무너뜨리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으나 쾌가 짚이는 그대로 설명할 수 밖에 없었다. 어깨가 축 처진채 돌아서는 측은한 모습이 참으로 안쓰러워보였다. 


그후 몇 달이 지난 뒤 이 젊은 부인이 이번에는 전화로 상담을 요청해 왔다.   사정이 생겨 방문하기는 어려우니 죄송하지만 전화로 상담을 원하다 한다. " 몇 달전에 상담 드렸던 000입니다. 선생님 하고 상담하고 난뒤 며칠 후 갑자기 남편이 급히 한국으로 가야 한다며 허둥대는 겁니다. 아무소리 말고 무조건 자기를 따라와야 한다며 서둘러 대는데 아무래도 이상 했습니다. 저야 직장문제도 있고 걸려있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급히 떠날수가 없는데도 무작정 고집을 부려서 남편을 가라 앉히고 차근차근 물어보니 추진하는 일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피해야 한다는 겁니다.


같이 일을하던 누군가가 남의 돈을 크게 가로채서 도망 갔는데 자신이 공범으로 몰리고 있어서 오해가 풀릴때 까지 피해 있지 않으면자신이 몽땅 뒤집어 쓰게 생겼고, 저도 함께 피해야 하는 것은 일을 같이 추진하던 이들 중피해를 본사람들이 거칠은(?) 사람들 이어서 저를 인질로 잡고 헤코지할 염려가있다고 하지 뭡니까! 남편은 한국으로 도망갔고 저도 너무 불안해서 언니집으로 피신해 있어요, 앞으로어떡하면 좋습니까?"  라고 한뒤 소리죽여 흐느낀다. 

허공에 뜬 재물만을 노린 허영심 많은 사내의 최후다.   자기 분수를 알고 성실하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 성공의 가장 기본임을 모르는 어리석음이여!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