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 -인생유전-

2023.11.13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 -인생유전-


 세상 일부의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 라고들 한다. 또 이에 대해 필자에게 '딸은 엄마팔자를 닮나요?' 라고 묻기도 한다. 이에 대한 대답은' 그럴 수 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다.' 이다.


자신의 팔자가 기구했던 어떤 여인네는 자신의 딸만은 자신의 팔자를 닮지 않기를 바랄 것이요, 비교적 순탄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던 엄마라면 자신의 딸도 자신과 비슷한 인생경로를 밟기를 원할 것이다. 허나 자신의 팔자를 자기 스스로 어찌할 수 없듯이 우리네 자식들 팔자 또한 우리네 의지로 어찌할 수 없음은 어쩌랴! 엄마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올 때 가지고 나오는 팔자는 전생이나 조상의 업보요 자기 스스로 카르마이다. 따라서 전기했던 ‘딸이 엄마 팔자는 닮는가? 그렇지 않은가?’ 의 문제는 '비슷할 수도 또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가 정답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예전에 상담했던 고 氏 성을 가진 50대의 한 여인의 삶이 그 자신의 어머니와 너무도 흡사한 예 가 있어 여기에 소개코자 한다.


고氏 의 어머니는 자신의 출신도 모른 채 주막집 심부름 아이로 자랐다. 여기저기 떠돌며 창기 노릇을 하던 여자가 그 주막에 몇 달 머물며 창기 노릇을 하다가 어느 날 슬며시 당시 서너 살 이던 아이를 버려둔 채 없어졌다 한다.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아이를 찾으러 오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심부름 아이로 데리고 있게 된 것이다. 나이가 점차 차오르자 짓궂은 사내들이 주물러대기 시작했고 열 한두 살 무렵부터 벌써 술청에 앉아서 술시중을 드는 여자가 되고 말았다. 십오 세 경 옆 마을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고氏 성을 가진 30이 넘은 노총각이 꼬드겨서 둘이 함께 줄행랑을 쳐서 낳은 딸이 고氏였다.


두 사람의 신분을 모르는 낮선 땅에서 뿌리를 내리자니 고생이 무척이나 심했고, 고氏 애비는 지독한 놀음쟁이에 술주정꾼 이였고 지독한 게으름뱅이 여서 식구들 끼니 잊기가 어려웠다 한다. 이러던 중 고氏 애비가 술을 먹고 남의 집에 곡식 자루를 훔쳐들고 나오다, 마을 청년들에게 걸려서 죽도록 매타작을 당한 뒤 겨우 숨이 붙어 집에 돌아왔을 때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고, 약한 첩 써볼 형편도 못 되서 그렇게 허리가 부러진 채 몇 년을 오줌 똥 싸고 버티다 죽고 말았다 한다. 

 

그 후 광주 어딘가에 엄마와 함께 허름한 여인숙에서 생활한 기억이 있는데 어느 날 엄마가 돈벌어 온다고 나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며칠이 지나도 아이 엄마가 애를 찾으러 오지 않자 여인숙 식모로 밥을 얻어먹게 되었다.

 

당시 열두 살이 겨우 넘은 나이였지만 어려서부터 여기저기 떠돌며 눈칫밥을 먹어나서 머리는 영악해진 상태라 일하는 품새가 여인숙 주인 맘에 들어 계속 그곳에 머물며 지낼 수 있었다 한다. 월급은 물론 없었고 밥 세끼 먹여주는 게 전부였지만 가끔 손님들이 청소 잘해 놓았다고 칭찬해 주며 쥐어주는 몇 푼씩을 모으고 모아 목돈을 만들어 여인숙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미용학원에 다니는 성실함 끝에 미용실 보조 미용사로 출발하게 된다. 미용실에 근무할 때 옆에 있는 식당에서 일하는 강氏 라는 청년이 끈질기게 쫓아다닌 끝에 결국 강氏 와 조그만 사월세 방에서 소꿉장난 같은 살림을 시작하게 된다. 

 

강모 청년도 어려서부터 집을 가출해서 고아 같은 처지였고, 서로 의지할 곳 없는 것 비슷해 마음을 열고 살림을 시작 했건만 강모청년은 어려서 부터 의 버릇인지 손버릇이 나빴다. 그래서 취직하는 곳마다 쫓겨나기 일쑤였고 어떤 때는 경찰에 넘겨져 몇 달씩 감옥 에 있다가 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취직해 있던 쌀집에 복면을 하고 칼을 들고 들어가 돈 통을 뺏어 나오다가 뒤에서 주인이 내려친 쇠절구에 머리와 허리를 맞아 영영 불구가 되고 말았고, 그렇게 반신불수로 누운 채 몇 년을 지내다 덜컥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한다. 정말 기가 막힌 일이었다. 어려서 들었던 어머니의 과거 행적과 자신의 인생이 어쩌면 그리도 비슷한 기구함을 겪는지 몸서리가 쳐졌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할머니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한 짓 과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한 짓 을 다시는 자신의 딸에게 까지 유전되지 않도록 하 기 위해 이를 물고 딸을 키웠다고 회상하며 필자 앞에서 무척이나 많은 눈물을 흘렸었다. 다행히도 고氏 부인의 딸은 매우 총명했고 딸의 교육을 위해 온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해서 UCLA를 졸업하고 의대에 진학 당시 모병원에서 의사로 근무 중이었다. 사위도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로 매우 성실한 사람이고 손녀딸도 너무 총명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고 여사님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어린다. 인생유전의 마감 이었던 것이다.


즉, 고氏 는 어머니의 팔자를 닮았지만 다행히도 딸은 자신의 팔자를 닮지 않은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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