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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장파장 도찐개찐

2018.11.26


피장파장 도찐개찐 


  40대 중반의 중년사내가 필자를 찾았다. 핏발이선 충혈된 눈에 며칠이나 면도를 안했는지 덥수룩하게 수염이 자라있었고 옷차림은 남루했다. 와서는 아무 말 없이 자신과 아내의 생년월일을 내밀며 운명감정을 의뢰한다. 두 사람의 사주기둥을 세우고 주역상 쾌(卦)를 짚으니 ‘미제지규’의 쾌가 짚힌다. ‘교토기사 주구하팽’의 운으로 이를 풀이해보면 ‘만사가 다 뒤틀려 무너진다. 사람의 농간으로 고통 받는다. 소득도 의미없고 애정에 금이 가니 터가 흔들린다. 오래된 연분의 정이 갑자기 뒤틀린다’로 해석되는 쾌이어서 매우 불안한 운의 흐름이 보인다. 필자 왈 “아주 좋지 못한 쾌가 짚히는군요! 누군가 사람의 농간에 의해 크게 고통 받을 운이며 부부사이도 뒤틀려 매우 불안한 운입니다.” 라고 하니 이 남성분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이윽고 입을 연다. “저는 한국에서 미국에온지 몇 달 밖에 안됐습니다. 3년 전에 애들 엄마와 아이 둘을 미국에 보내고 혼자 한국에서 지내 온 ‘기러기 아빠’입니다. 애 엄마가 하두 졸라서 애들과 함께 미국에 유학 보내고 정말 열심히 돈을 벌어 미국에 송금해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애 엄마 태도가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하던 전화도 뜸해지고 제가 전화를 해도 안받는 일이 많아졌고요 어쩌다 통화가 되어도 돈 이야기뿐 저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했습니다. 말투도 점점 냉랭해져서 아마도 애들 뒷바라지와 미국생활의 다른 환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구나! 정도로 생각했지요. 그런데 아이들과 통화를 하다 보니 이상한 점이 많이 발견됐습니다. 애들 뒷바라지는 뒷전이고 거의 매일 외출을 하고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거나 안들어오고 외박하는 일도 잦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주저주저하며 이야기 안하던 애들이 제가 달래고 다그치자 그제야 바른대로 말해 주더군요. 이후 애들 엄마와 통화하면서 이런 점을 추궁했더니 ‘당신 지금 나를 의심하는거야?’ 라고 하며 필요이상으로 화를 내며 길길이 날뛰는 겁니다. 오히려 이게 더 이상했죠. 저는 한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살던 APT 월세놓고 고시원 쪽방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어떻게 하든 한 푼이라도 아껴 돈을 더 많이 미국에 송금해 주려고 했던 거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하고해서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미국에 온다는 것 알리지 않고 미국에 왔습니다. 애 엄마와 애들이 사는 인근에 숙소를 정해놓고 며칠간 미행을 하다 보니 아니? 이년이(여기부터 욕 시작)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어떤 기생오라버니 같이 생긴 놈하고 만나 매일 희희덕 거리는 거지 뭡니까? HOTEL에 들어가는 것도 몇 번 보았습니다. 


  당장 처들어 가서 연놈을 끝장내고 싶지만 아무래도 이곳이 미국이여서 제가 불리할 것 같아 이를 갈며 참았지요. 뒤에 알아보니 그 기생 오라버니 같이 생긴 놈은 애들 엄마가 파트타임으로 다니는 온갖 잡동사니 다 파는 백화점식 잡화점 사장놈이더라구요. 증거를 들이대며 애 엄마 다그쳐서 알아보니 더 한심한 것은 그동안 그 기생오라버니 놈에게 돈까지 무척 많이 꿔 주었다지 뭡니까? 지말로는 그 가게에 투자한 것이라 하는데 투자는 무슨 투자겠어요? 그냥 그놈에게 사기당한 것이죠! 사장이라는 놈은 이런식으로 얼굴반반한 아줌마들만 채용해서는 건드리고 투자하라고 꼬셔서 돈을 뺏는 타운에서 OO백화점 사장이라고 하면 아주 유명한 놈이라지 뭡니까! 이것들을 그냥 두고 떠날 수도 없고 이가 갈려 며칠 째 잠도 못잤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애들 데리고 한국에 가려고 아이들 의견을 물어보니 죽어도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어쩌면 좋지요 선생님?” 입에 거품을 물고 흥분해서 큰소리로 떠드는 이분의 심정은 백번 이해가 가고도 남았으나 너무 흥분한 상태인것 같아 심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해야 될 말을 안 할 수도 없기에 “이렇게 흥분하시는 심정 백 번 이해하고도 남지만 제가 가만히 선생의 운을 살펴보니 선생 역시 부인에게 그리 떳떳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부인이 부정을 저질렀다하나 선생역시 무조건 부인을 비난만 할 입장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니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한참 할 말이 없는지 쩔쩔매다 겨우 하는 말이 “어떻게 남자하고 여자가 같습니까? 남자 혼자 생활하다보면 외로워서 술집에 갈 수도 있고 여자와 실수 할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뭐 큰 대수입니까? 그저 하룻밤의 실수지 저년처럼 한 놈하고 대놓고 바람을 피운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라고 하며 변명한다. 


  허나 필자가 살펴보니 한 두 번 술집 여자와 잤다는 것은 핑계이고 이 남자분 역시 젊디젊은 어린 여자와 깊이 빠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망조가 든 집안인 것이다.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는 남자대로 각기 다른 애인을 두고 ♪띵가~ 띵가~♬ 하며 놀아난 것이다. 이런 것을 ‘피장파장’ ‘도찐개찐’이라고 했던가? 한심한 생각이 들어 더 상담하고 싶지도 않았으나 어쨌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필자와 같은 상담자의 의무이기에 이렇게 충고했다. “아이들 좋은 환경에서 공부시키겠다는 것은 좋습니다. 허나 가정이 깨져가면서까지 그럴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부부가 오래 떨어져 있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게 된겁니다. 가정이 깨진 상태에서 애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서로가 똑같이 실수한 셈이니 지금부터라도 부인을 더 이상 몰아붙이지 말고 용서한 뒤 애들 데리고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십시요! 그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봅니다. 애들이 안가겠다고 버티면 말안들으면 그냥 놔두고 가겠다고 하십시오. 지까짓것들이 무슨 수로 부모 지원없이 이곳에 머물 수 있겠습니까? 아이들에게도 너무 끌려 다니지 마시고 무조건 제 충고대로 하십시요!” 라고 한 뒤 상담을 마치었다. 이후 이들이 어떤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참으로 어지러운 세상이다.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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