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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와 조강지처.

2019.05.13


     악처와 조강지처  


  옛날 사람들이 이르기를 “조강치처(糟糠之妻)는 절대 버리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조강지처는 술지게미 조(糟)자에 겨 강(糠)자를 쓰는데 이는 천한 음식인 술지게미와 겨를 먹어가며 구차스레 함께 고생한 아내라는 뜻이다. 조강지처의 어원은 중국 후한서 송홍전(宋弘傳)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후한(後漢) 광무제 때 감찰을 맡아보던 송홍(宋弘)은 온후한 성품에 성격은 지나치리만큼 강직한 인물 이였다. 송홍은 출신성분이 미천한 사람 이였으나 탁월한 식견과 잘생긴 얼굴ㆍ풍채로 광무제의 신임을 얻어 출세한 입지적적인 인물이었다. 송홍의 잘 생긴 얼굴과 풍채와는 달리 송홍의 아내는 아주 박색에 성질 또한 못돼먹은 여자였다. 광무제에게는 누나가 하나 있었는데 무척이나 아름답고 심성이 고운 여자였다. 이이가 호양공주(湖陽公主)이다. 호양공주는 안타깝게도 남편이 일찍 급사하는 바람에 미망인(과부)이 되어 외롭게 지내고 있었다. 광무제는 누이인 과부 호양공주가 매일 밤 외로움에 잠 못 드는 것을 알고 안타까워했다. 하여 ‘호양공주 시집보내기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광무제는 우선 이런저런 말로 누이인 호양공주의 의중을 물어 부끄러워 제 뜻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누이가 마음속에 당당한 풍채와 식견 그리고 인품까지 갖춘 사나이중의 사나이 송홍에게 마음이 있음을 어렵게 알아냈다. 여자라면 누구나 반할 정도의 모든 조건을 갖춘 송홍 이였기에 이는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공주와 송홍을 엮어주기 위해 공주를 병풍 뒤에 숨겨 놓고 송홍을 불러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송홍의 의중을 떠보려 이런 말을 했다. “세상인심이 고귀해지면 천할 때의 친구를 안 만나고 부유해지면 천할 때의 아내보다는 현실에 어울리는 고귀한 여자를 새로 맞이하는 게 현실인데 이는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닌가?” 황제의 말에 어느 누구도 감히 토를 달 수 없는데도 강직한 송홍은 겁도 없이 이렇게 답한다. “폐하 황공하오나 조강지처 불하당(糟糠之妻 不下堂)이니 술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아내는 버리지 말아야하고 가난하고 천할 때의 친구는 잊지 말아야한다고 들었사온데 이는 인간의 기본도리가 아닐런지요?" 


이 반론에 광무제는 순간 발끈하였으나 이내 그의 강직함에 감동했고 병풍 뒤에서 이를 들은 호양공주는 낙심하였으나 너무 멋있는 그의 인간미에 더욱 빠져 들게 된다. 광무제는 이후 송홍을 더욱더 중용하였으며 호양공주는 송홍을 더더욱 흠모하며 존경하였으나 부부의 연이 됨을 단념하고 그저 바라보는 낙으로 살아갔다한다. 송홍은 비록 못생기고 성질머리 더러워 남편을 들볶는 악처이나 조강지처인 아내를 이후에도 계속 아끼며 부부의 도리를 다했다한다. 물론 못 되고 못 생긴 그의 아내는 계속 지주제를 모르고 기세 등등 하게 살아갔다. 이 또한 송홍과 그 아내의 팔자이다. 광무제는 비록 자신이 황제라 해도 인간의 도리를 내세우는 송홍의 의견을 꺾고 못 생기고 못된 송홍의 아내를 억지로 내쫒고 아름다운 데다가 마음 까지 고운 그의 누이를 송홍과 짝지어 줄 수는 없었다. 


이 고사와 관련하여 옛 고객이셨던 K사장님이 생각났다. K사장님은 그야말로 손에 100불짜리 한 장 달랑 쥐고 부부가 함께 미국에 무작정 건너온 사람이다. 부부 두 사람 다 가난한 집안 출신들 이였다. 두 분 다 중학교도 제대로 못 나왔고 청계천 닭장 같은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중 서로 만나 제대로 결혼식도 못하고 부부가 되었다. 이후 어떤 계기로 미국에 무작정 오게 되었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고생 끝에 그야말로 아메리카 드림을 이루었다. 처음 이민 와서 하루 16시간씩 밟아라 삼천리(봉재일)를 달렸고 피곤하여 코피 터지기가 일쑤였다 한다. 그 후 목돈이 조금 생기자 인도어 스왓밋에 금은방을 차려 사업을 늘려나갔다. 30여년의 고생 끝에 K사장님은 규모가 큰 금세공 공장을 운영하는 재력가가 되었다. K사장님은 무척이나 성실하고 마음씨가 바른 사람 이였다.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늘 무엇인가를 새로 배우려는 자세였고 마음 또한 선하고 너그러웠다. 


종업원들에게도 다른 업소보다 더 대우를 해주려고 노력했고 직원 중 어떤 이가 개인적으로 어려움에 처하면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곤 했다. 이러다 보니 공장이나 매장 직원들 모두 진심으로 K사장님을 따르고 존경했다. 문제는 K여사장님 이였다. ‘개구리 올챙이시절 생각 못한다.’고 언제부터 자신이 귀부인 이였다고 없는 사람들을 신발에 묻은 개똥 취급을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치품으로 주렁주렁 장식하고 다녔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 꼴’이였다. 아무리 비싼 고급 명품이라 해도 K여사가 입거나 착용하면 아주 싸구려 짝퉁처럼 보였다. 얼굴색이 거무튀튀한데다가 코는 저팔계를 연상시키는 돼지 코이고 키는 땅딸한 게 탤런트 전원주씨와 비슷하고 거기다 성질 또한 못돼먹었다. 


쇼핑하러 가거나 식당에 가면(외국식당에서는 그러지 못하는데 꼭 한국가게, 한국 식당에만 가면) 안하무인 이였다. 종업원을 ‘야!’ ‘쟤’로 부르는 것은 고사하고 나이가 많든 적든 거의 무조건 반말 이였다. 어디를 가도 아무튼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이 트집을 잡았다. 식당에 가서는 불렀는데 빨리 안 왔다고 종업원에게 욕을 하고, 음식 맛이 어떠니 저떠니 트집 잡고 무슨 물건이든 사러가서는 이리저리 트집 잡고, 종업원이 불친절하다고 트집 잡고 소리 지르며 컴플레인을 했다. 이러다 보니 K여사가 돈이 많아 밥을 사겠다고 해도 같이 가기 싫어 손 사례치는 이가 많았다. 남편인 K사장님에게도 상냥하기는커녕 패악을 부려댔다. 


보다 못한 필자가 언젠가 K사장님에게 사모님 때문에 힘드시겠다고 넌지시 물으니 “그럼 어떻게 하겠습니까? 어려울 때 함께한 애들 엄마인데요!”라고 하시며 씩 웃는다. 조강지처를 어찌 하겠느냐는 말이다.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인다. “저 사람이 젊어서 너무 어렵게 살아서 저래요! 분풀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죠! 어쩌겠습니까?” 훌륭한 남편이다. 이러고 사는 것도 다 이들 부부 각자의 팔자려니 생각해 본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     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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