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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내가 좋아하는 것 92

2018.01.08

찬혁: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어.

승애: 무엇 때문에 라니요?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모르는군요. 그날의 약속이.

찬혁: 대체 뭔일인지 난. 설마 드레스 보는 날 말하는건가?

승애: 설마였군요. 난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그 다음날도 소식이 없어서.

찬혁: 누나가, 진혁이가 말 안했나? 윤영이가 어떠했는지? 그래서 난 당연히 알고 있는 줄 알고.

윤영인 네 친구이니까, 이해 할 줄 알았는데.

승애: 윤영인 내 친구이죠. 그런 상황이 윤영이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사고였지요.

하지만 친구는 친구이고 찬혁씨는 찬혁씨죠.

찬혁: 난 승애가 이해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승애: 네 이해해요. 천번이고 만번이고 이해해요. 내 말은 찬혁씨 마음이...

찬혁: 그렇다면 미안해. 내가 실수했어.

승애: ...

찬혁: 나랑 같이 어디 좀 가자. 보여 줄 것이 있어.

승애: 다음에요. 오늘은 내 마음이 좁게만 느껴지네요.

찬혁: 나는 오늘 꼭 같이 가고 싶은데. 오늘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자 어서 타. (차 문을 열며 승애를 앉히려 한다.)

승애: 먼가요? (가라앉은 목소리로)

찬혁: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야. 승애가 좋아할 것 같기도 하고.

승애: 창문을 열어도 되나요? 차가운 바람을 맡고 싶어요.

창문이 열리자 차가운 바람이 하니 불어온다. 그 바람에 얼굴을 대며

숨을 크게 몰아휴우하고 내쉰다.

고향집에 다다르자

승애: 여긴 우리 어릴적 살던 고향 동네네요.(조금 전까지 가라앉았던 마음이 되살아난다.)

찬혁: 생각이 나는가? 나는 가물가물한데.

승애: 그럼요. 어떤 곳인데! 나의 가장 귀한 추억이 담긴 곳인데요.

찬혁: 그렇구나. 이곳이 승애에게는.

승애: 저기 집을 짓다 만 곳이 있네요!~~~

찬혁: (흐훗 웃으며) 짓다 만 게 아니고 진행 중이야. 내려서 가 봐.

차문을 열어준다. 승애는 밖으로 나와 가까이 가 본다.

승애: 아담하니 좋아 보여요. 누가 살려고. 젊은 신혼부부에요?

찬혁: 글세. 누가 이런 시골에서 살려고 할까~ 요즘 같은 시대에. 더군다나 신혼?

승애: ~~그럼 연세 있으신 노인 부부실까요!

찬혁: 뭘 먹고 사시라고. 몸도 젊은 사람처럼 자유롭지 않으실 텐데. 외딴곳에서.

승애: 하긴 외지네요. 우둑하니 저 집만 있어요.

찬혁: 세월이 많이 지나면 한두 채씩 늘어나겠지. 동네를 이루겠지.

승애: 그런데 왜 나를 이곳에. 고향 구경시켜주려고 그랬군요.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뚤리는 것 같아요.

마음이 상쾌하니 참 좋아요. 고향의 향취를 맡아.

찬혁: 그럼 안심이네. 저기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

단단히 굳어있는 집 터 위에 나무 기둥들이 어느 정도 집의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승애: 언제쯤 다 완성 될까요?

찬혁: 내부 인테리어까지 다 하게 된다면 몇 달은 더 있어야 할 거야.

승애: 아 그렇겠네요. 보고 싶다. 완성된 집.

찬혁: 그때 또 옵시다. 이곳에.

승애: 상상이 되어요. 내가 어릴 때 살던 그 집.

찬혁: 알아. 어떠했었는지. 승애가 그날 얘기할 때 알았어.

여기도 그런 풍경을 그릴거야.

승애: 싫은데요. 내 마음의 고향의 집. 남에게 주기 싫어요.

찬혁: 욕심쟁이구나. 그러면 안 되지. 좋은 집, 좋은 풍경 일수록 함께 해야 행복해.

승애: 역시! 선배님답습니다.

찬혁: 난 승애와 함께 하자는 얘기야. 행복한 집에서 함께 소망을 키우며 살자고.

승애: 선배님 무슨 말인지...

찬혁: 이 집이 그런 집이야. 승애와 함께 살고픈 행복한 집!

승애: 그럼. 이 집이...

찬혁: 이제야 알겠습니까? 여기에 온 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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