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참 아버지가 친구분이 제트 대학교 교수시라는데 너 소개 시켜 준다고 하셨어. 내일 저녁에 식사 같이 한다고 하더라.
강산: 아버지는 내 의견은 생각 안 하시고 그냥 그렇게 막무가내 이시군요.
어머니: 어찌 알겠냐? 너에게 좋은 소식이 될지. 하여간 내일 만나뵙도록 하거라. 그분이 성악전공이시래.
강산: 아니 아버지가 어찌 그 계통의 분을 잘 아신대죠?
어머니: 아버지 동창 이시래잖니.
다음날 저녁에 강산은 아버지의 친구분을 만나 뵙는다.
아버지 친구: 어 자네가 강산이군. 반갑군. 김 강산.
아버지: 대게 반가워 하네. 나보다 더 내 아들을.
강산: 안녕 하십니까? 교수님. 김 강산입니다.
친구: 내 자네 많이 기다렸네. 내가 지난번 청소년 경연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갔었는데 자네가 눈에 확 들어왔지. 알고 보니 내 동창 아들이 아니겠어? 그래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아버지: 아니 자네가 내 아들을 그렇게 찾았다고? 음~ 나는 성악쪽 보다는 내 전공으로 내 아들을 보낼려고 하는데~
친구: 여보게 당신 고집만 부리지 말고 자네 아들의 미래를 봐야지. 이런 귀재를 놓치면 안된다네. 우리 쪽에서는 아주 귀한 보배인데.
아버지: 그쪽 계통에 대해서 나는 모르는 게 많아서. 내가 내 아들을 도와야 하는데 도울 능력이 만만치 않잖아.
친구: 본인이 다 개척해 나가는 거야. 나한테 맡겨 줘 봐. 내가 훌륭하게 키울테니.
아버지: 그러면 나도 좋겠지만. 자 우리 먼저 저녁 먹읍시다. 다 식겠네.
강산: 저 ~ 어 아버지 제가 다른 약속이 있는 것을 깜박 했습니다. 먼저 일어나도 되겠는지요.
아버지: 어 그러냐? 그래. 그럼 가 봐야지. 여보게 친구, 내 아들이 약속이 있다는데.
친구: 어 참. 그럼 하는 수 없지. 오늘 이렇게 만나 봤으니 다음에 또 보자구. 그때는 내가 직접 연락하도록 하지. 이것 내 학교 명함이야. 언제고 찾아오라고.
강산: (명함을 받으며) 감사합니다. 먼저 가 보겠습니다.
강산은 명함을 받고 인사하고 밖으로 나온다. 청명한 하늘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마음이 상쾌하다. 그러나 한숨이 저 한켠에서 흘러 나온다. 왠지 혼돈이 생길 것 같아.
다음날
경석이 또 강산의 집으로 전화를 한다.
강산이 책을 보다가 경석의 전화를 받는다.
경석: 정말 힘들다. 너 강산 맞지? 왜 이렇게 전화 통화하기가 힘들어.
강산: 무슨 일로 전화를.
경석: 너 영서 전화 번호 받았다면서 왜 영서에게 연락 안했어. 영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강산: 꼭 연락하려고 번호 받은 건 아니었는데. 내 연락처 달라고 해서 내가 받은 것 뿐이었는데.
경석: 너두 참, 사람 기다리게 하는 재주가 많구나. 우리 다시 뭉치기로 했는데. 너도 같이 합류해야지. 네가 빠지면 밑 빠진 독이라고.
강산: 생각할 것이 있어서.
경석: 생각할 것 없이 무조건 오라구. 너 없어서 모두가 시무룩이야. 알았지? 내일 모이는 날이니까 5시까지 꼭 오라구. 장소는 Z 대학교 음악강당.
강산: 혹시 제트 대 교수님 성함이 이 문정 교수님?
경석: 어떻게 알았어? 그 교수님이 지난번 경연 대회 심사님 이셨다구.
강산: 나도 어떻게 해서 알게 되었지. 혹시나 했는데....
경석: 그럼 내일 만나자구.
( Z 대학교 )
이문정 교수: 성악 인재들을 만나게 되어서 무척이나 반갑군.
영서: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미연: 교수님 저는 교수님 제자가 꼭 되고 싶습니다.
효식: 이렇게 유명하신 교수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교수: 나는 유명한 사람이 아닌데 유명하다고 하니 내가 유명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유명한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유명한 사람인가 아닌가? (...)
강산: 아주 큰 도전이 됩니다.
경석: 이렇게 좋은 강당을 쓸 수 있게 해 주시니 무한 감사드립니다.
교수: 어~ 그게 좀--- 이 강당을 매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미연: 네 에? 그럼 우린 또 어디서.
교수: 미안하게 되었네. 실은 나는 다 허용하고 싶은데 그게 내 권한이 아니라서. 우선 오늘은 괜찮다만 다음에는 여기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었네.
경석: 그럼 오늘은 우리 모임에 대해서 진중하게 의논해 보고 그 다음에 모임장소를 알아보도록 하자구.
교수: 다들 걱정하지 말고 내가 지원하기로 한 이상 우리집이라도 제공해서 하도록 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들 하라구.
효식: 어머 정말 교수님은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이십니다.
교수: 나는 볼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텐데. 맘껏 연습하고 집이나 내 교수실로 전화연락 주기 바란다.
모두들: 네. 감사합니다.
미연: 야 호. 여기 정말 넓다. 우리 모두 이 학교로 대학입학 하면 좋겠다.
강산: 우리 그럼 한번 목소리를 모아 볼까요?
효식: 오늘 노래 누가 정했어?
경석: 이거야. 오늘 두곡을 준비해 왔는데. 어느것부터 하는 것이 좋을까?
미연: (악보를 보며) 두 곡 다 좋은 것 같다. 오늘 다 하자.
효식: 혜선이가 왔어야 하는데. 혜선이는 온다고 하고서는 안 왔네~.
미연: 희주는? 희주도 같이 노래하면 좋았을 걸. 우리말 노래는 아무래도 어려울까?
영서: 희주는 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도서관 구경갔어.
강산: 파트를 정해야 하는데. 소프라노는 누가?
효식: 내가 소프라노 할거야.
미연: 영서도 소프라노 할건데 그럼 누가 앨토를 해야 하지? 영~~~
(말을 할까 말까 눈치를 보며 머뭇한다.) 잘 할 것 같은데...
경석: 그럼 다 같이 이 노래를 불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