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아유 범석아. 니 몸이 많이 여위었구나. 아직 밥 안 먹었지? 어서 들어가서 밥 먹자.
범석: 아니 밥은 안 먹어요. 오다가 간단하게 뭐 좀 먹었어요. 배 안 고파요.
효식: 오빠 안녕? 오빠 많이 긴장 되겠다. 피곤해 보이네~
범석: 좀 쉬어야 겠다. 날씨가 점점 쌀쌀해 진다.
엄마: 그래. 그래야겠다. 효식아 우리는 내 방으로 건너가자. 오빠 좀 쉬게.
효식: 오빠 온다고 다락방 정리한다고 하셨는데 오빠 그 방 으로 올라가서 쉬면 되지 않겠어요?
엄마: 응. 방이 차가와서. 오늘은 니 방에서 있게 하고 내일 방 따뜻하게 보일러 켜야지.
효식: 그럼 잠깐만. 나 소지품도 챙겨올게요. 아니다. 내일 학교 안가니까 학교 행사에 필요한 것만 갖고 나와야지. 정리할것이 있으니까.
범석: 효식아 나 도서관 학습실 좀 알아봐야 하는데.
효식: 그럼 내일 나랑 같이 나가요. 걱정 말고 푹 쉬어요. 오늘은.
다음날 효식은 오빠 범석을 데리고 도서관 학습실을 예약하러 나왔다. 대학 입학 원서를 넣고 한달 동안은 더 공부를 해야 하니 도서관 공부방에서 밤새기도 하고 열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효식: 오빠 나는 오늘 학교에 가야 해서. 우리 학교에서 문학의 날 행사를 하는데 내가 할 일이 많거든. 오늘 친구들하고도 연습도 해야 하고. 나 먼저 간다.
범석: 응. 그렇게 해. 나는 여기서 있다 집에 갈게.
학교
영서: 정말 얼마 안 남았네. 참 시간이 빠르다. 다음주면 문학의 날 발표회야.
미연: 그나저나 오늘 다 오는 거 맞지? 진짜로 다 맞춰봐야 하거든.
효식: 참 희주는 어떻게 하기로 했어?
영서: 음. 영어 시 문장 준비했어.
미연: 그럼 번역 낭송은 누가 할거야.
영서: 아 참 그걸 결정 안 했구나. 누가 하면 좋을까?
미연: 경석으로 하면 어떨까?
효식: 오늘 오면 의사를 알아보자. 흔쾌히 한다고 하면 좋겠다.
왔나보다.
영서: 저기 경석아. 잠깐만. 저어...
희주: 뭐가 그리 어려워. 안녕 하세요~ 나는 송 희주라고 해요.
경석: 아 네. 안녕 하세요. 그런데 무슨 일로
희주: 다름 아니라. 이번 문학의 밤 행사에 내가 영어 시 낭송을 하는 데 한국말 낭송이 필요해서요. 경석 오라버님이 해 주셨으면 하고 우리끼리 결정을 했거든요.
경석: 그러면 내가 그 시를 번역해서 낭송해야 하나요?
희주: 걱정할 건 없구요. 한국말 낭송도 다 되어있어요. 그냥 잘 낭송만 하면 되요.
경석: (허허 웃으며) 뭐 내가 영어 번역을 못한다는게 아니라 ~ 다행이군요. 다 되어있다니
영서: 좀 순서가 갑자기 생겨서 노래하는 데 불편함이 있는 게 아닌지.
경석: 강산이랑 잘 계획해서 순서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알지요.
미연: 얘들아 다 결정 되었으면 빨리 와. 지금 다들 기다리고 있어.
영서: 효식아 순서 다 알지. 첫 순서를 잘 시작해야지 그 다음 순서 맡은 사람들이 떨지 않고 잘 하는거.
효식: 옙. 자~ 아 나 들어갑니다.
효식: 인사말로 시작- 안녕하세요. 우리의 젊은 청춘의 나무들이여. 오늘......
영서: 역시 효식이는 멋쟁이야. 뭐든지 자신만만.
미연: 나는 강산이가 노래할 때면 내 마음도 들떠서 피아노도 제대로 치는건지 모르겠어.
영서: 너~ 딴맘 먹으면 안된다.
미연: 왜? 내가 뭐
영서: 미연아 너는 이번에 피아노 소나타 어떤 것으로 준비했어?
미연: 오늘 들어봐.
영서: 나는 ‘아드를르를 위한 발라드’가 좋던데. 다른 곡이니?
미연: 응. ‘소녀의 기도’
영서: 너 지난번에는 ‘슬픈 로라’ 할 것 같이 하더니만 change mind 했구나.
미연: 응. 누구를 위해서~ (고개로 강산을 가리킨다.)
영서: 두손을 모아 기도 손을 하고 피아노 음악을 듣는 것 같이 ‘~ 흠 ~ 흠’ 한다.
미연: 영서야 강산씨 노래 차례이다. 네가 부탁했다며? ‘거룩한 성’ 또 다시 듣고 싶다고.
그래서 그 곡으로 노래한대.
영서: 어 ~ 그래서.... 이번에는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겠다.
문학의 날 이 되었다.
효식이의 인사말로 순서가 시작 되었다.
아름다운 시를 낭송하고
피아노로 시의 음률을 이어 나갔다.
남성 4중창도 웅장하면서 세밀한 작은 목소리로 화음을 맞추었고
영어 낭송도 한국말 번역 낭송도 센스티브하게 분위기를 이어간다.
*** I am a rose of Shorns, a lily of the valleys.
나는 샤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구나.
*** How beautiful you are! Oh, how beautiful! Your eyes are doves.
내 사랑아.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네 눈이 비둘기 같구나!
*** You are a garden fountain, a well of flowing water.
너는 동산의 샘이요, 생수의 우물이라.
*** How beautiful you are and how pleasing, O love, with your delights!
사랑아 네가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어찌 그리 화창한지 상쾌하게 하는구나!
*** Come away, my lover, and be like a gazelle or like a young stag
on the spice-laden mountains.
나의 사랑하는 자야 너는 빨리 달리라. 향기로운 산들에서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여라.
(The Bible –Song of Song : 성경전서 아가서 참조)
마지막 순서 남자 독창 순서이다.
영서는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조용히 강산의 노래에 심취된다,
화창하고 깔끔한 목소리가 청아하게 울려 퍼지고 장엄한 힘이 비취이는데 강산의 마지막 노래 소절이 목소리가 떨리면서 점점 작게 되며 들리지 않는다. 그러더니 강산은 조용히 목례 인사를 하고 무대를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