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이 고객의 은퇴준비와 투자는 물론, 보험이나 모기지, 기타 생활비 등 모든 지출을 분석하고 절약함으로써 더 건강한 재무상태를 이루도록 돕는 일이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지출습관도 눈여겨보게 된다. 그러면서 비슷한 인컴과 환경에서도 경제적으로 안정이 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소비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큼을 알게 되었다. 즉, 경제적으로 안정이 된 사람들은 대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실속있게 소비를 하며 장기적인 계획을 중요시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남의 눈을 유난히 의식하거나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전, 재무설계사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투자자산이 $1,000,000 이상인 일부 고객들의 생활패턴을 관찰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90% 이상이 $200,000~$300,000 짜리 방 세 칸 정도의 비교적 오래된 집에서 살고 있었다. 더 적은 금액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더 비싼 집에 사는 것과 크게 비교가 되었다. 그들은 평소에 Goodwill 같은 중고품 가게나 Aldi 같은 디스카운트 식품점에서 쇼핑하는 등 검소함이 몸에 배 있었고, 그것에 당당하였다. 아이들에게는 어려서부터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를 가르치며 전화나 게임 등 ‘원하는 것’들은 스스로 벌어서 사도록 하였다. 평소에는 그렇게 검소하게 사는 그들이 돈을 아끼지 않고 쓰는 데는 실력 있는 회계사나 변호사, 재무설계사 등에 드는 비용이었다. 전문가들이 재산형성에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비용 대비, 얻는 게 더 많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교육계좌를 터주고, 커서 첫 직장을 잡으면 회계사와 재무설계사를 보게 하여 세금 절약과 재산 증식 방법을 일찍이 배우게 하였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부자 되는 습관’을 체득한 자녀들은 평범한 직장을 가지고도 경제적으로 안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나는 한국 사람 중 $1밀리언 이상 투자를 하는 자산가가 중고가게나 디스카운트 식품점에서 당당하게 쇼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중고품 가게는 고사하고, 버는 돈이 많지 않고 저축을 못 하며 살아도 Aldi같은 ‘싸구려 식품점’에서 쇼핑하는 걸 창피해하고, 남한테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유명메이커 가방이 있어야 한다고, 애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으려면’ 최신 전화나 게임기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한국 사람은 많이 보았다. 아이가 태어나면 비싼 유모차는 살지언정, 교육 계좌를 터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들에게 회계사나 변호사는 돈이 드는 존재들일 뿐이라서 왠만하면 생략하거나 서비스 비용이 저렴한 사람을 중심으로 찾는다.

재무설계사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산 형성과 보호를 위해서는 그런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믿는 중상류층 미국인들의 그것과 크게 대비되는 관점의 차이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설계가 없이 사는 그들은 본인도 노후에 고생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도 나중에 재정 건강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다 써버리면 경제적으로 안정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생 옆으로만 걷는 엄마 게를 보고 자란 아기 게가 똑바로 걷는 게 쉽겠는가?

돈 걱정이 있는 사람은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기가 힘들다. 특히 늙어서 일도 못 하는데 아프고 돈까지 없으면 서럽다. 그래서 특별히 물려받을 자산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 나중에 경제적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버는 동안 아끼고 저축하는 수밖에 없다. ‘경제적 안정’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3~6개월 치 생활비에 준하는 비상자금이 있어야 하고 젊어서부터 인컴의 15% 이상 모아야 한다. 우리에게 내일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보험도 필요하다. 

필요한 은퇴자금도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은퇴 전 연봉의 10배 이상이 있어야 은퇴 전과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며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여유가 없어서 저축하지 못한다고 한다. ‘티끌 모아 태산’ 이다. 만약 한 달에 $120씩 50년 동안 저축/투자를 하면 (연 6% 복리이자 적용) $400,000 이상 모을 수 있다! 쓰고 남는 돈으로 저축을 할 게 아니라, 저축을 먼저 하고 남는 돈을 소비하면 얼마든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경제적 안정은 결국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관점과 소비 습관에 달려 있다. 경제적 안정을 이루려면 우리는 명품 가방을 돌 같이 보고, Goodwill이나 Aldi 에서 알뜰 쇼핑 하는 것을 오히려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런 당신을 우습게 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멀리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어차피 그들과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리 절약해도 필요한 저축할 수 없으면 돈을 버는 능력에 비해 당신의 생활 수준이 높다는 뜻 일 수 있다. 당장 재무설계사와 상의하여 소비를 줄이고 저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