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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경제

집이 투자?

2018.02.18

집을 투자의 개념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갑론을박은 오랫동안 있었다. 투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사는 집의 모기지만 갚으면 은퇴 후 작은 집으로 옮기고 거기서 남는 돈을 은퇴자금으로 쓸 수 있으므로 투자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반면에 집이 투자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동안은 집이 필요하고 은퇴했다고 하여 살던 곳을 떠나 싼 곳으로 옮기는 건 비현실적이므로 투자로 보기에는 곤란하다고 한다. 나는 후자 쪽이다. 그 이유를 재무설계사의 관점으로 더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평균 집값의 상승률은 평균 증권시장의 상승세만큼 따라가지 못한다. Forbes에 의하면,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의 평균 집값은 247% 상승하였다. (Real Estate vs. Stocks - May 27, 2005) 이 숫자만 놓고 본다면 약 15년 동안 집값이 2.5배 정도 올랐다는 얘기니 꽤 괜찮은 투자로 보인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주식시장 (S&P 500 Index) 1,000%이상 올랐다. 집에 투자하는 대신 증권에 투자했다면 2.5배가 아닌 10배 이상 투자이익을 보았다는 얘기다. 물론,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지역에서는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장기적으로 주식시장보다 더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이는 곳은 극히 드물다.

 

둘째, 부동산 투자가 증권 투자보다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주식투자는 위험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안전하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주식시장의 등락은 쉽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나빠져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집값도 같이 내려간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이 사는 집값은 매일 확인하지 않는다. 분산투자가 잘 돼 있는 주식투자나 내가 사는 집의 가치는 매도하기 전까지는 가격이 내려가든 올라가든 사실 크게 상관이 없다. 나는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좋은 기회로 여긴다. 하지만 집은 가격이 내렸다고 더 투자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유지하는데도 많은 돈이 들며, 파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집은 차 같이 그저 사는데 필요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투자, 더군다나 안전한 투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동산 임대업은 어떨까? 개인이 흔히 하는 작은 집이나 콘도를 사서 렌트하는 것 말이다. 최고 시나리오인 임차인이 돈을 제때 내고 거기서 소득이 생겨도 그 인컴은 일반 소득세 (ordinary income tax)를 내야 하므로 증권이나 부동산 장기 투자 (소유 기간 1년 초과) 후 매매를 통한 소득보다 세율이 높다. 만약 실직하거나 다쳐서 일을 못 하는 임차인이 렌트비를 제때에 내지 않으면 내보내는 게 힘들고, 고의로 내지 않는 사람은 소송을 걸어야 하니 그것도 아주 힘들다. 임차인이 바로 들어오지 않아도 주인은 모기지를 계속 내야 하며, 이런저런 고장 나는 것을 고치는 것도 주인이 직접 할 수 없으면 돈이 든다.

 

셋째, 모기지 융자의 이자에 대한 세금공제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많은 사람이 집을 사는 이유 중 하나로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를 꼽는다. 렌트를 하면 돈을 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를 받으려면 세금 보고 시 세부 공제 (itemized deduction) 보고를 해야 하는데, 실제 혜택은 개인의 세율에 따라 다르다2018년부터 개정된 세법에 따라 결혼한 부부의 경우기본 공제액 (standard deduction) $24,000인데, 이것은 모기지 이자나 세금 등 개인 공제 총액이 $24,000 미만이면 모기지 이자로 낸 금액의 공제 혜택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만약 그보다 많은 $30,000 이라고 하여도, 납세자가 그만큼의 모기지 이자를 내고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24,000 이상 되는 금액의 개인 평균 세율뿐이다. 예를 들어, 당신의 2018년도 모기지 이자가 $30,000이고 평균 개인 세금율이 25%라면, 실제 절세혜택은 $6,000에 대한 25%, $1,500뿐이다. 가끔 아이들이 크고 세금 공제받을 게 없어서 집을 늘리고 모기지 이자 공제율을 높이겠다고 하는 분들을 보는데 그건 현명한 일이 아니다위의 예와 같이, $1,500을 '절약'하기 위해 $6,000을 이자로 내겠다고 하면 말이 되는가? 더구나 집을 늘림으로써 추가되는 세금, 보험료,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그나마 모기지 이자의 공제로 인한 절세액마저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 모기지 이자율에 대한 절세 혜택은 개인마다 다르니 혹시 돈을 버리는 게 아까워서집을 사거나 늘리고 싶다면 당신의 회계사와 먼저 상담하시기 바란다.  

 

이렇듯, 집은 투자의 개념으로 보기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특별히, 각종 세금혜택과 잠재 성장률이 더 좋은 은퇴계좌에 투자하지 않고 집에만 투자를 한다면 그건 현명한 재무결정이 아니다. 은퇴계좌의 자산은 채권자로부터의 보호가 되지만 투자 부동산에는 같은 혜택이 없다. 그러므로,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기 전에 적어도 은퇴계와/은퇴플랜과 부동산 투자의 장단점을 비교는 한 번 해보시라. , 당신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 , 커미션을 받는 부동산 에이전트나 투자액을 바탕으로 커미션/서비스 비용을 받는 투자상담사는 곤란하다. 공평한 조언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와 은퇴플랜에 대한 지식이 깊은 세무사나 시간당 어드바이스 비용을 받는 재무설계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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