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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춤

2019.01.12



















우리의 이야기는 이 지백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사기> 권86 <자객열전>의 한 주인공 예양의 뒤를 따라가 보자.

처참하게 살해된 지백의 참모 가운데 예양이란 인물이 있었다. 예양은 일찍이 범씨와 중행씨를 도왔으나 제대로 기용되지 못하고 지백에게 흘러들어 갔다. 지백은 그를 높이 평가하여 큰일을 맡겼다. 지백이 죽자 가신들은 놀란 짐승이 도망치듯 뿔뿔이 흩어져버렸다. 예양도 산속으로 숨을 수밖에 없었다. 처량한 신세가 된 예양은 말없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이렇게 탄식했다.

 

“오호라! 뜻을 세운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사내를 위해 화장을 한다고 했다. 지백은 나를 알아주었으니, 그를 위해 죽음으로 복수하여 보답하는 것이 내 혼백에 부끄럽지 않으리!”

 

이후 예양은 성과 이름을 바꾸고 조양자의 궁궐에 몰래 숨어들어 변소를 청소하는 비천한 인물로 위장하고는 복수의 기회를 노렸다. 어느 날 조양자는 변소에 가려다 문득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호위 병사를 시켜 변소를 조사하게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비수를 감춘 채 변소에 숨어 있던 예양이 붙잡혀 나왔다. 호위 병사는 예양을 죽이려 했으나 조양자는 예양을 의리 있는 사람이라며 놓아주었다.

 

하지만 예양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온몸에 기름을 바르고 나환자처럼 가장한 뒤 뜨거운 숯을 삼켜 성대를 끊고는 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기회를 엿봤다. 예양의 얼굴은 그 아내조차 몰라볼 정도였다. 그로부터 얼마 뒤, 외출하던 조양자가 한 다리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말이 놀라 껑충 뛰어올랐다. 호위 병사가 즉각 다리 밑을 뒤져 조양자를 습격하려던 예양을 찾아냈다. 

 

조양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예양에게 물었다.

“그대는 일찍이 범씨와 중행씨를 섬기지 않았던가? 지백이 그들을 멸망시켰을 때는 그들을 위해 복수하지 않고 오히려 지백의 부하가 되지 않았던가? 헌데 지금 지백은 죽고 없는데 어째서 그대 혼자 이토록 집요하게 지백을 위해 복수하려 든단 말인가?”

 

이에 예양은 이렇게 대답했다.

“신이 범씨와 중행씨를 섬긴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나를 그저 평범한 인물로 대우했고, 나 역시 평범한 인물로서 그들에게 보답했을 뿐이오. 허나 지백이 나를 국사國士로 대우했으니, 나 역시 국사로 그에게 보답하려는 것이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것, 때론 목숨의 가치가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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