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성스러운 온천 도시, 히에라폴리스

2018.01.31

성스러운 도시, 히에라폴리스

Hierapolis


히에라폴리스는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으로 골로새서에 언급되는 고대도시.
기원전 2세기 때부터 온천 지역으로 유명했다고 하니 까마득히 먼 옛날 이야기다.
놀라운 것은 그 옛날, 물레방아를 이용해 나무를 자르던 제재소가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물레방아가 돌며 연결봉과 회전틀을 돌리면 양쪽으로 큰 나무들이 잘라져 나갔는데,
연결봉과 회전틀을 이용해 재목을 마련한 것은 히에라폴리스가 세계 최초였다.




히에라폴리스


시민들은 제우스와 레토, 또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신을 숭배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고대 세계에서 유명한 플루토의 성역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플루토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죽음과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신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하데스(Hades)라 불리기도 한다.
히에라폴리스 안으로 들어 가면 고고학 박물관이 나오고 파묵칼레는 언덕 아래로 펼쳐져 있다.
고고학 박물관 안에는 여러가지 유물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스핑크스와 하데스의 동상도 있다.
고고학 박물관 앞에는 땅에서 솟는 온천수를 이용해 만든 유적 풀장이 있다.
풀장 바닥으로는 로마시대의 돌기둥과 포석이 그대로 물속에 보이는 곳이다.
수영을 한 후에는 치즈를 넣고 구운 빈대떡 비슷한 터키음식을 시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시금치, 치즈를 넣고 빈대떡을 굽고 있는 터키 여인


파묵칼레를 구경하고 오른편으로 올라 가면 2세기경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에 건설된 야외극장이 보인다.
야외극장의 관중 수용 능력은 15,000명. 조금 떨어진 곳에는
순교자에게 헌정된 성소인 마르티리움(Martyrium)이 나온다.
마르티리움은 예수님의 12제자 가운데 하나인 사도 빌립을 기념하여 지은 순교 기념 교회.
사도 빌립은 히에라폴리스에서 전도하다 십자가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그동안에는, 사도 빌립이 뭍힌 정확한 장소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2011년 7월 27일, 이곳에서 13마일 떨어진 데니즐리(Denizli)에서 빌립의 무덤을 찿았다.




마르티리움(Martyrium)



큰 길인 클로네이드 거리에는 님파에움(Nymphaeum)이 있다.
님파에움은 도시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해 주던 공공분수를 말한다.
대형 공중 목욕탕 시설에는 히에라폴리스의 부자 또는 고관뿐 아니라,
클레오파트라도 온천을 즐기기 위해 들렸다고 하니 당시에는 최고의 목욕탕이었다.
이곳의 가장 큰 도로인 클로네이드 거리 양쪽으로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여러가지 시설들이 있었다.




클로네이드 거리


비잔틴 문(North Byzantine Gate)에서 부터 시작되는 거리는 도미티아누스의 길.
양쪽 길로 형성된 아고라에서는 사람들이 오가며 상업거래를 하여 활발한 경제력을 키웠을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도시 경제가 활발히 움직여야 시민들의 주름살이 활짝 펴지는가 보다.
도미티아누스도 클린턴처럼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라고 외쳤을까?




도미티아누스 거리가 시작되는 비잔틴 문


도미티아누스 거리를 걸어 가면 나오는 것은 프론티누스의 문(Frontinus Gate).
세개의 아치로 구성된 프론티누스 문은 AD 83년 로마의 황제였던 도미티아누스에게 헌정된 개선문이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도미시안 문(Domitian Gate)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다.
네크로폴리스는 고대 도시 가까이의 많은 묘로 형성된 공동묘지를 말한다.
당시에 몸이 아픈 사람들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히에라폴리스를 찿았다.
따뜻한 온천이 있는 성스러운 도시가 바로 히에라폴리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되지 않은 사람들은 성벽 밖에 위치한 네크로폴리스에 묻혀야만 했다.
당시에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미리 무덤안에 버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수 천 년의 역사를 짊어지고 있던 아고라의 돌기둥들


히에라폴리스에는 1,200기 정도의 무덤이 있는데 종류는 4가지.
첫 번째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묻히는 평범한 무덤.
두 번째는 석회암 또는 화강암등 석관(Sarcophagi)으로 만들어진 무덤.
세 번째는 아치형 챔버로 이어지는 작은 통로가 있는 고분.
네 번째는 작은 사원처럼 만들어진 큰 가족들의 무덤이다.
석관에는 아름다운 부조가 새겨진 석관도 많았을 텐데, 보이는 것은 모두 평범한 석관들이다.




죽은자들의 도시(네크로폴리스)의 작은 통로가 있는 고분


지진과 비와 눈과 바람에 씻긴 돌무덤은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터키에 있는 네크로폴리스는 히에라폴리스 외에도 안탈리아, 알라니아등 5 군데가 더 있다.
네크로폴리스를 그리스어로 번역하면 죽은자들의 도시(City of the Dead).
1354년, 이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은 히에라폴리스 도시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다.




네크로폴리스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세 명의 젊은 여행객들


500년 동안 잊혀져 있던 도시를 새로 발견한 사람은 독일인 고고학자 카를 후만(Carl Humann).
1887년, 카를 후만의 조사 이후 독일 고고학팀에 의해 이루어진 발굴은
‘히에라폴리스의 고대 유적’ 이라는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그 후 이탈리아의 고고학 팀에 의해 계속적인 발굴이 이어졌다.
그렇게 해서 수많은 석관과 유물들이 유적보호라는 명목하에 런던, 베를린, 로마로 이송된 것이다.
다행인 것은, 파묵칼레가 전세계로 알려지는 바람에 히에라폴리스 전체가 관광명소로 바뀌게 된 것이다.


글, 사진: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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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라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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