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 내 생각과 계획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겠나 만은, 현실과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목표치보다 의욕이 넘쳐나면, 그건 100% 실패다.
트럼프는 지금 미국을 시험대에 올려 놓았다. 일종의 중대한 암환자를 새로 개발한 신약을 투입해 이 환자가 상태가 호전돼 살아남을지, 아니면 생각지 못한 부작용으로 죽게될 지 지켜보고 있는 신약 개발자와 같다. 만약 환자가 병이 완쾌되고 살아남으면 트럼프는 영웅이 되는 것이고, 환자가 죽으면 천하의 역적이 되는 것이다. 공연히 효력도 없는 약을 개발해 사람을 죽게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비록 국가부채는 엄청나지만, 그런대로 무리없이 굴러갔다.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계란과 같은 일상품이나 개스값이 조금씩 올라 가계에 부담은 되었지만, 당장 굶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미국을 다시 한번 세우겠다는 원대한(?) 공약을 앞세워 당선된 트럼프로서는 무엇이던 일단 시도는 해야 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쓸데없는 자신감이 넘쳐나다 보니, 미처 정책이 실패했을 경우까지는 면밀히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니, 미국 가구당 5천 달러씩 주게 될 것이라는 김칫국물을 마시게 했을 것이다. 그게 공무원 해고하고 예산 절감해서 남는 돈으로 주겠다는 것인데, 사실은 정작 경험있고 훈련된 직원을 다 내쫒음으로 해서, 정부 기능이 거의 마비될 정도가 되었고, 그걸 또 다시 원상태로 돌리기 위해 또 다시 숙련된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들 전망이다. 가만이 있었으면 중간이나 갔을텐데, 공연히 돌려차기 한다고 올라가지도 않는 다리를 돌렸다가, 애꿋은 장독대만 작살내고 말았다.
그런데, 이제 트럼프가 취임후 100일 정도가 된 상황에서 관세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미 국내 다방면에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조업은 물론이고, 관광업, 항공업, 건축분야, 등등에서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아니.. 하락 정도가 아니라 파산할 지경이다. 이미 또 다른 미국 부채를 더욱 늘려놓아, 관세로 부채 줄이겠다는 계획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거기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너무 과소평가한 나머지, 24 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했었는데, 끝내긴 커녕 무책임한 발언으로 세계로 부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는 무리한 관세정책과 엄연한 다른 나라 땅을 마구 뺏어오겠다는 헛소리는 물론, 무리한 반이민정책, 등으로 미국이 수백년 구축해 온 정의와 평등의 이미지를 단 칼에 작살을 내 버렸다. 세계는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들어 온 이미자들까지 무리하게 내쫒다 보니, 미국 저변에 깔려있는 양심과 도덕성이 심각하게 손상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힘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힘과 배려, 그리고 믿음이 있어야 신뢰를 얻게되는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실타래를 마구 뒤섞어 헝크려 놓다 보니, 이젠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분명 자신이 호기있게 선포한 관세가 국내 제조업을 비롯해 유통, 소매업은 물론이고, 서민들의 생필품 가격이 올라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자, 슬쩍 한발짝 물러서는 듯 보이는데, 이젠 그 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와서 다 없던 일로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어디서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미 엎지른 물을 무슨 수로 줏어 담겠나? 더군다나, 트럼프가 중국에 비상식적인 엄청난 관세를 부여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중국이 먼저 손을 내밀기를 은근히 바라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이번 관세 정책은 완전히 실패한 졸작으로 보인다. 여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놓고, 또 지 입으로 다들 중단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그 동안 본인이 한 짓거리를 되둘리기 위한 어떤 명분을 찾는 것 같은데, 그게 또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중국도 이번 관세의 영향으로 제조업이 파산하고, 그 여파로 소매업 또한 파산하는 판국이라, 손해가 막심하다. 이걸 다시 없던 걸로 할 수 있겠나?
트럼프가 여태 저지른 잘못에 대한 분명한 댓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