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술 때문에 인생 망친 사람 이야기”

2025.04.18

                        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April 18, 2025)


                                “술 때문에 인생 망친 사람 이야기”


일리노이 연회에서 목회하시다 은퇴하신 미국인 여자 목사목사님과 그의 남편이 우리 교회에 나오시는데, 그 분들의 아들은 항공기를 만드는 Boeing 회사에서 잘 나가던 엔지니어였는데, 수제 맥주를 만드는 일에 푹 빠져 Boeing 회사를 그만두고 맥주 만들어 파는 일로 직업을 바꾸었다고 한다. 목사 아들이 무슨 술장사를 하냐고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종교 개혁가였던 마틴 루터도 맥주를 만들고 즐겨 마셨다고 한다.


마틴 루터가 이런 말을 했다 한다: “맥주를 마시면, 잠에 빠져 든다. 잠을 자면, 죄를 짓지 않느다. 죄를 짓지 않으면, 천당에 간다. 그러므로, 천당에 가고 싶으면, 맥주를 마셔라.”


바울사도는 교인들에게, “술 취하지 마라”는 말도 했으나 (엡5:18), 디모데에게는 “이제는 물만 마시지 말고, 건강을 위해 술도 한잔씩 하라”고 했다고 한다. (딤전 5:23) 예수님도 가나의 결혼잔치에 가셔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일으키셨다는 성경이야기가 있고, 예수님도 약주를 종종 하셨던지 바리새인들로 부터, “먹기를 탐하며, 포도주를 즐기는 자”(a glutton and a drunkard)라고 비판 받기도 했다 한다. (마 11:19)


우리 큰 형님은 총각 때 알콜 중독일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는데, 주변 사람들의 말로는 술 때문에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 였다. 그러던 형님이 교회에 나가시던 고모님의 인도로 부흥회에 가서 은혜를 받고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변했다.


술담배에 쩔어 살던 형님이 교회에 다닌 후 술담배를 끊은 것은 큰 축복이요 기적이었다. 나도 큰 형님의 영향을 받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술을 한방울도 안 마셨는데, 신학대학에 들어 가서 술을 약간 마셔 보았다. 지금도 골프칠 때 맥주 한 캔 정도 한다. 독일에 갔을 때 독일인 친구 목사 집에 머물며, 식사 때 포도주와 맥주를 마신 일이 있었다. 독일인 목사가 독일에서는 기독교인들이 맥주를 마시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보고에 의하면, 술은 한방울이라도 먹으면 암과 두뇌 건강에 안 좋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나는 교회에서 자라면서 술을 죄악시하는 가르침을 받은 것이 내 인생의 엄청난 축복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어제는 술때문에 한 가정이 박살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병원 gift shop의 직원으로 부터 전화가 왔는데, Gift shop 앞에서 어떤 여자가 울고 있으니, 채플린이 와서 위로를 좀 해 주라는 부탁이었다. 가보니 Susie라는 이름의 40대 중반의 허름한 백인 여성이 눈물을 철철 흘리며, “여덟살 먹은 우리 아들의 아버지, Tony가 오늘을 못 넘길 것 같다는 말을 의료진으로 부터 들었다. Tony는 만성 알콜 중독으로 죽음의 문턱에 있다”고 했다.


나는 Susie를 조용한 채플에 데리고 가서, Susie의 한 맺힌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Susie는 스쿨버스 운전사로 일하면서, 스쿨 버스 배차장에서 일하던 Tony랑 사귀게 되어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Tony가 심한 알콜 중독자인 것을 깨닫고 헤어졌다고 했다. Tony는 술이 떡이 되도록 먹고, 출근했다가 해고를 당한 후 집에서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셔,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한때의 남자친구였으며, 아들의 아버지인 Tony의 마지막 가는 길을 홀로 보낼 수 없어 찾아 왔다는 Susie는 혼수상태의Tony에게, 눈물을 흘리며, “Tony, I forgive you. I forgive you. I forgive you.” (용서해 줄게)라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남기고 병원을 떠나 갔다. 


한국에 있을 때 목회자 세미나에 갔다가 서울대 약학대 학장을 지내신 홍문화박사께서 목회자들에게 인생 교훈을 가르쳐 주면서, 건강하게 살려면, 다섯 가지를 멀리 하라고 하셨다: 1. 술을 멀리 하라. 2. 담배를 멀리 하라. 3. 도박을 멀리 하라. 4. 불건전한 이성교제를 멀리 하라. 5. 불필요한 약물을 멀리 하라.


술때문에 돈 낭비하고 건강 망치고 가정폭력으로 가정이 파괴될 수도 있으니, 예수님이 이 세상의 “모든 술들을 물로 만들어 버리는 기적”을 한번 더 행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은 금욕주의자는 아니고, 중용의 미덕을 추구하지 않으셨나 싶다. 미국말에도, “Everything in moderation” (모든 것을 적당한 선에서 하라)는 말이 있다.


술을 좀 먹는다고 너무 죄악시할 필요도 없고, 술을 안 먹는다고 고리타분한 율법주의자라고 욕해서도 안될 것이다. 나는 요즘 방실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서울탱고”에 나오는 이 가사를 좋아 한다: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 

그냥 쉬었다 가세요. 술이나 한잔 하면서, 

세상살이 온갖 시름 모두 다 잊으시구려.”


나는 알콜 중독자가 아니라서 너무 감사하지만, 필요하면, 친구 목사들이랑 술 한잔 하면서, 인생을 쉬었다 가는 여유를 갖는 자유도 있어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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