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 시키는 신앙의 힘”

2025.05.13

                                                      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May 13, 2025)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 시키는 신앙의 힘”


오늘 병원의 채플린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중환자실 가족 대기실 자원 봉사자로 부터 전화가 왔다. 대기실에 울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으니, 채플린이 와서 좀 위로를 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급하게 내려가 보니, Louis 할아버지가 자기와 가까운 친구, Richard,가 심장마비로 수술실에 가 있는데, “이 친구가 죽으면 나는 어떻게 사느냐”하며 울먹거렸다.


오늘 아침에 Richard할아버지가 “내 몸이 좀 이상하다. 빨리 911응급구조대에 전화하라”고 하여, Louis할아버지가 911에 전화를 했고, Richard할아버지는 병원에서 막힌 심장 혈관을 뚫고 스텐트를 시술하는 수술을 받음으로, 극적으로 회복된 행운의 할아버지였다.


85세의 Louis할아버지가 병상에 누워서 웃고 있는 72살의 Richard 할아버지에게 “Sweetie”(여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이 예사 사이가 아닌, 무척 친밀한 애인 사이인 것으로 보였다. 


사무실로 올라와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암병동에 환자 심방을 가 보았다. 병실에 들어가 보니, 낯익은 얼굴의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는 나랑 같은 병원에서 채플린으로 일하다 두어달 전에 은퇴한, 성공회 은퇴신부인 Dennis였다. 나는 깜짝 놀라, “어떤 일로 입원했어요? 은퇴하고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요.”했더니, Dennis는 “얼마전에 희귀 암 4기진단을 받았다. 단순한 위궤양인줄 알았는데, 조직검사를 해 보니, 암이었고, 암이 위와 간과 신장에 퍼져 있어, 예후가 좋지 못하다. 내가 77세 인데, 내 나이에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담담히 말했다.


나는 “기적같이 회복이 되길 바라지만, 최선의 치료를 받아 보고, 나머지는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순응함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으시길 바란다”는 기도를 드리고, Dennis와 악수를 나누고 병실을 나왔다.


다른 병실에 들어가 보니, 80십 중반의 백인 할아버지가 목 뼈가 내려 앉아 손이 감각을 잃었는데, 목수술을 받고 손의 감각이 돌아와 숟가락을 집을 수 있게 되었다고 무척 기뻐했다.


내가 감리교회의 목사라고 하자 그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복동생도 큰 교회 목사였는데, 대장암이 발견된 지 몇 주만에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목사 동생은 의료보험도 있었고 경제적인 여유도 있었지만, 대장 내시경 받는 것을 미루고 있다가 암이 늦게 발견되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나랑 같은 지역에서 목회하던 Jim 목사는 일찍 목회를 시작하여 은퇴연금이 많이 쌓여서, 은퇴하면 취미인 낚시를 많이 할 것이라고 하더니, 은퇴하자 마자 두뇌암이 발견되어 일찍 죽는 것을 보았다. 우리 아버지도 우리 누님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암은 평신도나 목사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니 난감한 병이다.


내가 알던 Richard라는 백인목사가 은퇴 후 암에 걸리자, 내가 “Why me?” (왜 내게 이런 일이?)하며 하나님을 원망해 본 적이 있느냐 물었더니, Richard 목사는, “Why not me?” (목사에게 암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있냐?)하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이고, 항암치료를 받다가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기도로 병을 고쳤다는 사람들의 말을 일부만 믿는다. 신앙과 정신력으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기도를 많이 해도 죽는 사람들도 보았다. 살 사람은 기도를 안 해도 살고, 죽을 사람은 기도를 해도 죽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암에 걸리면 치료는 받아 보더라도, 암을 낫게 해 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에, “육십이상 살았고, 하늘의 뜻에 순응하여, 주변 정리하고, 조용히 사라져 버렸으면”, 한다. 기도 부탁은 안 할 생각이고, 얼마 안되는 친구들은 “까불어 샀더니, 요즘 안 보이니, 갔구나” 할 것이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기도문이 내게 큰 힘이 되고 있다.


“Let me not pray to be sheltered from dangers but to be fearless in facing them. 

 Let me not beg for the stilling of my pain, but for the heart to conquer it.”


(위험에서 보호받기를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위험에 과감히 맞설 용기를 갖게 하소서.

내 고통이 멈추어 지길 빌지 말게 하시고, 그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시킬 지혜를 갖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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