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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문을 닫지 못하는 약사】

2018.07.20

【문을 닫지 못하는 약사】                                         임지석 목사
 

경기도 부천에는 24시간 운영되는 약국 하나가 있다. 지난 2010년 부천시에서는 심야에 약국을 운영할 지원자를 받아보았지만 300개가 넘는 약국 가운데 한 곳도 지원한 곳이 없었다 한다. 심야에 약국을 운영한다는 것이 그만큼 시간도 많이 뺏기고 경제적으로도 손해가 크기 때문에 누구든지 선뜻 참여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바른손 약국의 업주인 김유곤 약사는 자신만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심야 약국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주일 예배 드리는 시간과 더불어 잠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빼고는 매일 24시간 약국을 운영하기를 무려 6년 동안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심야 약국의 특성상 여러 부류의 고객들이 약국을 찾아오는 모양이다. 축 늘어진 어깨의 회사원이 퇴근길에 문을 두드리기도 하고 불편한 육신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는 할머니도 약국을 찾아온다. 김 약사는 그럴 때마다 약과 더불어 손수 끓인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주면서 그들의 인생에 말동무가 되어준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약국 한쪽에 마련된 쪽방에서 겨우 눈을 붙일 수 있는 고된 일과지만 누구에겐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는 오늘도 이 일을 보람으로 감당하고 있다. 김유곤 약사는 이렇게 얘기한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약국이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도 약국입니다. 항상 약국에서 문을 열어놓고 늦은 밤이라도 저를 찾는 분들을 기다릴 거예요.”

     그는 자신은 불편하게 쪽잠을 자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행복해 하고 있다. 세상은 분명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서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본다. 내가 조금쯤 손해를 보더라도 이웃을 생각함으로 가진 것을 나눌 때 행복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위해서 시간과 물질을 드림으로서 진정한 행복을 얘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신이 처해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영웅이다. 인도의 선자인 마하트마 간디는 일찍이 이와 같이 얘기한 바 있다. “보상을 구하지 않는 봉사는 남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자신도 행복하게 만든다.” 이웃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비결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이웃과 더불어 누릴 때 온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 혼자만 누리는 행복을 찾기에 앞서서 이웃과 더불어 누리는 행복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와 사회 가정을 막론하고 나 외에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섬길 때 삶이 윤택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때 보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유익만을 구하는 가운데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웃이 누릴 유익을 생각함으로 자신에게 찾아올 유익을 희생하려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약육강식이라는 말에서 보는 것처럼 오히려 더 가지기 위해서 남이 가진 것을 가로채려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는 나만을 위해서 움켜쥔 것들을 이웃과 더불어 나누고 베풀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불행한 형편에 처해 있는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고 섬김으로서 스스로 복 받는 비결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신이 겪을 지도 모를 불편함보다는 이웃이 누리게 될 혜택을 먼저 생각할 줄 알았던 바른손 약국의 김유곤 약사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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