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인간주의, 조선의 르네상스
서양의 르네상스 예술이 인간의 개성과 능력을 강하게 드러냈다면, 최립의 세계는 그와 다른 길을 걷는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자신을 조율했다. 큰소리로 외치기보다, 조용히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이것이 소극성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절제된 인간 중심성, 다시 말해 조용한 인간주의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관계 맺으며 스스로를 완성해 가는 존재라는 인식이 그의 예술 전반에 흐른다.
이 점에서 최립의 문질빈빈은 단순한 미학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다.
오늘 우리에게 주는 의미
오늘날 우리는 화려함과 속도에 익숙하다. 더 강한 표현, 더 빠른 성과, 더 눈에 띄는 결과를 요구받는다. 이런 시대에 최립의 문질빈빈은 묻는다.
“지금의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마음과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꾸밈과 본질이 함께 가는 삶,
성과와 성찰이 나란히 서는 태도,
표현과 인격이 서로를 해치지 않는 상태.
최립의 예술 세계는 우리에게 말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요란하지 않으며, 깊은 것은 늘 조용하다’고.
문질빈빈은 옛말이지만,
그 정신은 오늘날 우리들의 삶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
2026. 1. 1.
丙午年(병오년) 새해 아침을 맞으며…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1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