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隨筆]
눈폭풍 속에서의 귀로(歸路)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공항은 한동안 시간의 흐름을 잃은 공간이 되었다. 눈폭풍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비행기 출발은 세 번이나 지연되었고, 마침내 네 번째로는 아예 시간이 바뀌었다. 전광판의 숫자는 바뀌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인간이 정교하게 설계한 일정과 계획이 자연 앞에서는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 그날 공항은 말없이 가르쳐주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활주로는 하얀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바람은 눈을 몰아치며 금속과 콘크리트 위에 자신의 흔적을 새겼다. 항공기라는 기술의 결정체조차 그 앞에서는 잠시 멈춰 서야 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가 통제한다고 믿어온 세상은 사실 자연이 허락한 범위 안에서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항의 냉기는 단순히 기온의 문제가 아니었다. 몸을 파고드는 추위는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들었다. 분주함과 성과, 효율과 속도를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기다림이라는 오래된 인간의 자세로 되돌아가게 했다. 자연은 서두르지 않았고, 설명하지도 않았다. 다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가까스로 비행기가 이륙했을 때, 안도의 한숨과 함께 묘한 겸손함이 마음에 스며들었다. 집에 도착했다는 사실보다, 무사히 자연의 변덕을 통과해 왔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 우리는 종종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말하지만, 실은 그 안에서 잠시 길을 빌려 쓰는 존재에 불과하다.
눈폭풍 속 귀로는 불편하고 지친 경험이었지만, 동시에 소중한 성찰의 시간이었다. 자연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너는 얼마나 겸손한가, 얼마나 기다릴 줄 아는가.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다. ***
2026. 1. 29.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