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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맥주를 마시면서

2021.10.31



대학 신입생 시절에 영등포에 있는 OB맥주 공장에 견학을  적이 있다생산공정 견학과 함께 주어진 혜택은 공장 구내에서는 제공된 맥주를 마음껏 마시라는 것이었다여기저기 마련된 테이블 위에 쌓여 있는 맥주를 신나게 마신 후에 버스를 타고 명동으로 진출했던 기억이 있다

요즈음은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독주에 강한 체질이라서 술집에서는 양주식당에서는 소주를 즐겨 마시기 때문에 맥주는 사실상 밤문화에서 주도권을 잡을  없는 술이었다

그러다가 미국에 살게 되면서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약한 술인 맥주를 마시게 되었다언젠가 한국에서부터 기자 생활을 하다가 미국에  분에게서 들은 말이 기억난다자기가 일찍 미국에 오지 않았으면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날마다 독주를 들이 마시는 밤문화가 한국사회를 휩쓸고 있던 시절이었다 시대에 똑같은 경험을  나에게는 충분히 수긍이 가는 이야기이었다실제로도 대관청 교섭 업무를 하던  직장동료는 결국  때문에 요절하고 말았다

미국에 와서는 말로만 듣던 미국맥주 Budweiser  시작으로 해서 Miller, Busch, Michelob  여러 종류를 마셔 보았으나 뒷끝에 남는 케미칼 냄새같은  때문에 결국 정을 붙이지 못하였다. Heineken  마셔 보았으나 위장을 훑어 내리는 듯한 지나친 싸아함과 다른 맥주에 비해 비싼 가격 등으로 역시 멀리 하게 되었다미국 맥주로 그나마 가장 선호하게  것은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후에 발견한 Coors 맥주이다 맥주는 한국맥주에 가장 근접한 맛을 내는 미국맥주로 생각된다중남미계 직원들과 어울리게  이후로는 Corona  즐기게 되었다멕시코에 Corona 있다면 과테말라에는 Gallo 라는 토속맥주가 있는데  맥주도 맛이 괜찮다중국식당에 가게 되면 반드시 칭따오 맥주를 시키는데 맥주도 맛이 좋다언젠가 칭따오에 출장을 가서 일주일 내내 칭따오 맥주를 마신 기억이 있다. Guinness 흑맥주도 가끔 마시기에는 좋다


그러다가 최근에 문득 수십년전에 애음하던 OB맥주가 생각나서 한남체인에 가서  팩을   이후부터 다시 OB 돌아가게 되었다헤르만 헷세의 소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보면 골드문트는 수도원을 떠나 평생을 외지에서 온갖 고난을 겪으며 돌아다니다가 늘그막에 수도원으로 다시 돌아와서 삶의 안정을 찾고 생을 마감한다.  인간의 삶의 본질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드물 것인데이는 맥주에도 해당한다는 경박한 상상을  본다.  

최근에는 테라맥주에 대한 광고가 자주 보이길래 어떤가 해서 마셔보았다. OB와는 달리 보리냄새가 강렬하다 동안은 OB 테라를 번갈아 가면서 마셔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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