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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배꼽의 추억

2020.01.15

 

  

                       배꼽의 추억  

 

  어린 시절 배꼽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배꼽에 끼어 있는 깨알만한 배꼽 때를 빼내고서는 배 앓이를 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탯줄의 흔적인 배꼽은 인간만의 특징이다. 과학적으로 인간만이 지녔다. 태생(胎生)을 하는 것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고 수많은 종류의 표유동물도 탯줄을 통한 태생(胎生)을 하는데 출생 후 동물은 탯줄의 흔적이 남지 않고 인간만이 왜 뚜렷한 형태의 배꼽을 남기느냐 하는 의문점이 남는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답은 없다. 


임신이 되어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서 자라는 동안 탯줄은 어머니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는 유일한 공급로(供給路)이며 또 태아에서 생긴 신진대사 노폐물이 어머니에게 이동되어 운반처리 되는 분뇨처리 통로이기도 하다. 즉 탯줄은 태아의 입이며 항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태아가 성장하는데 칼슘이 필요할 경우 어머니의 뼈 또는 치아에 있던 칼슘이 자동으로 녹아 혈액으로 빠져서 태아에게 공급된다.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살신(殺身)의 사랑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칼슘 외에도 태아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분은 어머니의 건강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어머니의 신체에서 녹아 태아에게로 간다. 고귀한 모성애(母性愛)의 생리적인 발로이다. 이렇듯 필수 불가결한 탯줄의 역할은 태아가 어머니의 몸 바깥으로 나와 고고성을 터트리는 순간 그 역할은 끝난다. 스스로 숨을 쉬고 스스로 입을 통해 먹고 스스로 항문을 통해 배출하는 완전한 인간이 되는 순간 탯줄은 쓸쓸한 퇴장을 해야 하는 것이다. 탯줄은 실로 묶이고 어머니 몸으로 부터의 추억을 떼어낸다. 허나 눈에 보이는 탯줄은 끊어져도 이순간 자식과 어미를 잇는 영원한 정신의 탯줄은 어머니의 가슴속에 간직된다. 묶어 놓았던 탯줄은 수일이 지나면 말라 떨어진다. 탯줄이 떨어진 그 자리에 남는 자국이 배꼽인것이다. 필자의 어릴적 친구중에 볼록 튀어나온 이른바 참외 배꼽을 지닌이가 있었다. 탯줄을 묶을 때 너무 여유있게, 길게 묶어서 이런 참외 배꼽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이런 배꼽이 건강상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들 한다. 탯줄이 말라서 떨어지는 것을 ⌜배꼽이 떨어졌다⌟고 하며 축하하는 분위기가 많았는데 옛적에는 탯줄을 통한 감염이 많아 탯줄이 떨어지기 전에 사망하는 유아 사망이 많아서 무사히 ⌜배꼽이 떨어짐⌟을 축하했던 것이다. 


관상학에서도 이 배꼽에 대한 감정을 하는데 한문으로 이 배꼽을 제(臍)라고 칭한다. 배꼽은 모든 맥이 비롯된 곳이어서 예부터 매우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해당되었다. 또한 신체의 육부를 거느리는 관문이여서 소중한 인체기관이다. 배꼽은 넓고 깊고 위로 향하고 있어야 길상으로 여겼는데 관상학상 배꼽이 위를 향한 사람은 복이 있고 지혜롭다고 보았으며, 배꼽이 아래로 향한 사람은 가난하고 우매하다고 진단하였는데 특이한 것은 비명 • 횡사한 사람들의 시신을 검시 의사가 해부할 때 보면 그들 대부분의 배꼽이 아래를 보는 형태였다는 증언이 있다. 또 배꼽의 깊이가 오얏이 들어갈 정도로 깊으면 이름이 사방에 떨친다고 하는데 이는 아마도 옛날에는 기름진 음식은 특수 계층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기에 배에 기름이 끼어 배꼽이 쑥 들어갈 정도이면 세상이 알아주는 부자이거나 높은 관료이었기에 이런 관상이론이 나오지 않았겠는가 싶다. 요즈음 같이 복부 비만자가 많은 현실에서는 반대로 해석해야 옳지 않을까 싶다. 옛날과는 반대로 이제는 가난한 사람들에 비만이 많고 휘트니스 센타에 다니며 운동해서 살을 뺄 수 있는 돈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비만해지는 자가 많아서이다. 또한 요즈음 배꼽은 은밀한 부위의 지위를 잃은 듯 하다. 젊은 여자들이 특히 배꼽 내놓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니 이제는 배꼽 내놓는 것이 별 흉이 되지 않는다. 


삼십여 년 전의 기억인데 한국에서 필자가 차를 타고 가다가 길 건널목에 서 있는 여자를 보았는데 놀랍게도 배꼽을 내놓고 있었다. 필자 생각에 “저 여자는 아마도 어떤 충격을 받아 미쳐서 저러고 있을 것이다. 미친 여자다. 쯧쯧쯧” 하면서 안되게 생각했는데 그 이후 몇 년 후 부터는 이런 ‘미친 여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듯하다가 일명 배꼽티가 유행이 되는 것을 보고 처음 필자가 본 그 여자는 ‘미친 여자’가 아니라 ‘패션에 앞서간 세련된 여자’ 였음을 알고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요즈음 모유가 아닌 분유를 먹고 자라는 아기들이 많은데 젖병을 주면 꼭지를 빨면서 한손으로는 자신의 배꼽을 만지는 아기가 많다. (잘 관찰해 보시라! 정말 그렇다.) 이는 본능적으로 어머니의 젖이 그리워 뱃속에서 어머니의 영양분을 받던 그곳을 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배꼽은 어머니와 자식을 연결하는 영원한 생명의 흔적이다. 어머니의 애정과 숨결이 영원히 머무는 곳이다. 힘들고 괴로울 때 자신의 배꼽을 들여다보자. 그리고 어머니의 영원한 사랑을 느껴보자. 배꼽이 파 묻혀서 안 보인다고? 당장 나가 운동하라!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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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40 W. Olympic  Blvd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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