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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다양한 인생살이

2020.03.09



     

            다양한 인생살이 


 사람의 貧富(빈부)는 그이 자신의 사주팔자 속에 나타나는 바 그 貧富(빈부)가 나타나는 형태도 여러 가지이다. 우선 팔자 중 貧者의 八字와 富者의 팔자는 확연히 구분된다. 즉 팔자 속에 부자로 살 것인지? 가난뱅이로 살 것인지가 미리 정해진다. 즉 언제부터 언제까지 부자로 살 것이며, 언제부터 언제까지 가난뱅이로 살 것인지를 팔자가 나아가는 大運(대운) 즉, 운로를 살펴봄으로서 알 수 있다. 또한 부자와 빈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平生부자 팔자가 있고 초년에 잠깐 부자였다가 후에 가난해지는 先富後貧(선부후빈)의 팔자, 초년에는 가난했지만 나이 들어 부자가 되는 先貧後富(선빈후부)의 팔자도 있다. 가장 최악의 팔자로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지리 궁상’을 떨다가는 팔자도 있다. 


 필자의 대학동창인 A는 모 재벌그룹 3세이다. 처음 그룹의 태동은 할아버지의 연탄 공장 이였는데 이후 A의 아버지 대에 이르러 광산업과 건설업으로 사업영역이 넓어졌고, 운수업에서 대박이 터져 그룹의 토대가 되었다. A는 당시 재벌가가 모여 살던 장충동에서 자라며 초‧중‧고를 마친 뒤 대학졸업 후 과장 타이틀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고, 40대 후반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무탈하게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필자가 A의 사주팔자를 보건데, 생을 다 할때까지 그의 승승장구는 쭉 이어질 거라 판단한다. 전형적인 ‘평생부자팔자’라 할 수 있다. 


 필자의 고향친구인 B는 천안인근의 아산만 시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B의 집안은 필자의 집안과 인연이 깊었는데 B의 아버지는 필자 문중의 문중선산을 지키는 묘지기였기 때문이다. B의 할아버지는 마름 일을 보면서 돈을 꽤나 모을 수 있었으나 마작과 아편으로 다 잃고 만주로 떠난 뒤 행방불명이 되었으며 굶어죽게 생긴 B의 할머니와 B의 아버지 형제를 필자의 할아버지가 주선하여 묘지기로 생계를 잇게 해 주었다 한다. B의 아버지는 매우 성실하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선량한 이였으나 술만 먹으면 전혀 딴사람이 되어 행패를 부리니 모두가 경원시했다한다. 이런 무능한 아버지 밑에 태어난 B는 가정형편상 학업을 이어갈 수 없어 초등학교 5학년이 최종학력이 되었다. B역시 아버지 성품을 닮아서인지 한없이 성품이 선량한 호인이었다. 아버지에게 데어서였는지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을 해도 좀체 풀리지 않아 평생을 가난을 대물림하여 고향땅에 살고 있다. 얼마 전 소식을 들으니 천안일대에 고속전철이 들어서 다들 부자가 되었다고 하는데 B는 그 계획이 발포되기 얼마 전 아들놈이 사고를 쳐서 그놈을 빼내느라 그나마 있던 콧구멍만한 밭 때기도 팔아 없애고 말았다한다. 전형적인 ‘평생빈자의 팔자’인 것이다. 


 필자의 선배 C씨는 낙동강 하류에 있는 조그만 섬마을 출신이다. 아버지가 C씨 어려서 바다에 빠져 물귀신이 되자 C씨의 어머니는 어린 여섯 자식을 굶겨죽이지 않기 위해 모진고생을 하셨다한다. 다행히도 C씨 여섯 남매는 모두가 영특하여 모두 성공하였다. C씨의 경우 부산에 나와 고학을 하며 겨우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였다. 문리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였다. 성실한 근무자세로 표창도 여러 번 받았고, 모 부처의 국장을 역임했고 이어 장관직에 임명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공직에서 물러났다. 부인이 소아과의사여서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 시골에 큰 농장을 인수해서 퇴직 후에는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 전형적인 ‘선빈후부의 팔자’라 할 수 있다. 兄의 건승을 빈다. 


 필자의 오랜 고객 중 D선생은 “내가 왕년에는!”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다. 미국에 살다보니 예전에 무척이나 잘 나갔던 분들이 왜 그다지도 많은지 개나 소나 왕년에 엄청 잘 나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지경이지만 필자가 알기로 D선생의 경우 “내가 왕년에!”를 외칠만했다. D선생은 E그룹의 후계자였다. E그룹하면 지금 50대 이상의 분들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의 큰 그룹이었다. ‘큰 그룹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의 상식이 어이없이 깨지던 IMF 때 E그룹도 순식간에 망하고 말았다. 엄청나게 큰 덩치의 그룹들이 픽픽 쓰러지던 그때였다. D선생은 재벌 2세로서 외아들이기까지 했으니 어려서부터 무척이나 안하무인의 독선적 성격을 지닌 이였다. 공부에는 흥미가 없고 주변에 알랑거리며 아부하는 친구들 끌고 다니며 세상 무서울 것이 없이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 싹수가 노랬던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무면허로 무스탕 오픈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여자사냥에 나섰으니 말해서 뭐하겠는가? D선생의 아버지도 문제였던게 “사내자식은 어려서부터 호연지기를 키워야한다!” 면서 방치해 두었으니 자식 꼴이 뭐가 되었겠는가? 아무튼 대학도 보결로 돈 써서 들어갔고, 학창시절 학교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나도는 시간이 열배 많았다. 수업은 꼬봉들에게 대리출석 시키고, 시험도 대리시험을 시켜 이렇게 놀면서도 올 A의 성적으로 비록 3류대이지만 당당하게 졸업장을 거머쥐었다. 자신이 옛날 7공자였다고 자랑하는 D선생을 보면 참 가련해 보인다. 


 한국에서는 어디하나 기댈 곳이 없자 친척들이 사는 미국에 건너왔는데 사람자체가 성실치 못하니 어느 누구도 환영치 않았다. 그래도 옛날 가닥은 남아있어 “왕년에 내가!”를 줄기차게 외쳐대지만 공허한 헛소리로 들린다. 주변에 있는 이렇듯 다양한 인생의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이 산다는게 무엇인가?”를 새삼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대학동창인 A, 고향친구인 B, 선배인 C씨 그리고 왕년의 재벌2세 D선생 중 누가 제일 행복한 인생이고, 누가 제일 불행한 인생인가를 생각해 보았을 때 선뜩 어떤 인생이 제일 행복하고 어떤 인생이 제일 불행하다고 결론지을 수가 없다. 다만, 그 누구이든 지금 현재 육체적‧정신적으로 제일 건강한 사람이 행복한 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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