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043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잘못보기 쉬운 팔자

2020.06.15



                 잘못보기 쉬운 팔자


 이제 나이 40대 중반을 넘은 P씨는 관직에 있는 사람이다. 십수년 전 20대 중반의 어린 청년 시절 필자와 인연이 닿았는데 그 젊었던 사람이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으니 새삼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게 된다. 처음 만났을 당시 P씨는 미국에 살고 계시던 고모와 동행이었는데 까무잡잡한 피부와 특히나 반짝이던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생년월일시를 물은 즉 1976년 양력 9월 15일 이라 한다. 이를 음력으로 바꿔보니 8월 22일이 되었고, 태어난 시는 새벽4시 무렵인 寅時였다. 하여 사주팔자는 丙辰年 丁酉月 庚午日 戊寅時가 되었고, 운의 흐름은 戊戌 己亥 庚子 辛丑 壬寅 癸卯로 흐르며 대운수는 8이다. 


이 사주는 관살혼잡격 사주로서 사주 속에 정관과 편관이 혼잡 되어있다. 명리학상 관살혼잡격 사주는 정관 또는 편관만 있는 사주팔자보다 격이 낮은 사주팔자로 평가한다. 따라서 예단을 가지고 너무 성급히 판단하면 이 팔자는 격이 낮은 천한 팔자로 보기 쉽다. 그러나 신약사주에 관살이 너무 왕성할 경우에는 천한 팔자로 보아도 되지만 관살이 약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관살이 혼잡되어 있어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으니, 이 팔자는 오히려 천격이 아닌 귀격(貴格) 사주팔자로 보아야 한다. 이 사주는 년간에 있는 丙火 편관이 일지 午火에 제왕이 되고 시지 寅木에 장생이 되고 월간의 丁火 정관은 午火의 건록이 되어 정관,편관 모두 왕성하다. 허나 酉月의 金이 왕성한 절기에 태어났고 년지의 습토 辰이 화를 설기시키고 금을 생조하여 신약팔자이기는 하나 왕성한 관살과 중화되어있다. 


따라서 28세부터 시작되는 庚子 대운부터 관운이 강하게 드니 이때부터 부귀영화를 누리기 시작할 것이다. 당시 P씨는 대학을 졸업 후 외무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던 바 수년에 거쳐 도전했음에도 번번이 2차 시험에 실패하여 의기소침하여 의욕을 잃고 방황 중이었는데 그동안 시험 준비로 피폐해진 육체와 정신을 쉬기 위해 부모님의 권유로 여행 겸 미국에 사시는 고모님을 방문하게 되었던 것이다. P씨의 고모님은 필자와 상담을 한 경험은 없었지만 친구의 소개가 있어 한 번 필자를 찾아보려던 차에 조카의 방문을 받았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 조카의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 조카를 데리고 함께 방문하게 된 것이다. 


특히나 조카가 상심을 하고 헤매다가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 어떤 철학원에서 “이런 천한 사주팔자로 공직에 백날 도전해봐야 소용없다!” 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는 더욱 더 좌절했다는 소리를 듣고 더더욱 필자를 찾아와 상담하겠다는 마음이 강해졌다고 하며 좋든 나쁘든 솔직히 있는 그대로 조카의 사주팔자를 해석해 달라고 고모님은 몇 번이나 신신당부 하셨었다. 당시 필자가 P씨의 팔자를 일람한 뒤 한말은 이렇다. “이 사주팔자는 해석하기가 다소 까다로운 팔자에 해당되는데 자칫 잘못보면 아주 천한 팔자로 보일 수 있으나 진중히 잘 판단하면 오히려 명예가 높은 귀격사주팔자라 할 수 있습니다. 28세무렵 시작되는 庚子 대운이 들어오면 이때부터 승승장구하여 아주 높은 곳까지 출세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그냥 립써비스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니 두고 보십시오. 물론 스스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운을 잡을 수 있는거지요. 운이 아무리 있다 해도 본인이 나태하다면 이운은 놓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지요. 아무튼 성실한 태도로 포기하지 않고 몇년만 노력하면 28세부터 운이 확 열리니 이때부터 관직에 나갈 수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필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던 고모님은 덥석 필자의 손을 잡고는 “아이고~ 선생님! 정말입니까?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연발하신다. 조카의 운이 그렇게 생겼는데 필자에게 고마울게 뭐 있는가? 거의 모든 분들이 이런 식이다. 좋은 이야기를 하면 필자에게 고맙다고 하고 나쁜 이야기를 하면 필자에게 화를 낸다. 운이 그렇게 생긴 것을 있는그대로 이야기해 주는데 고마울게 무에 있고 화를 낼게 무에 있는가? 아무튼 대부분의 반응이 대략 이런 식이다. P씨는 필자의 격려에 힘을 얻었던지 그 후 한국으로 돌아가 2년간 공부에 다시 매진하였고 뜻대로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외교관이 되었다. 


 P씨의 고모님이 필자를 재차 방문하여 예의 “고맙습니다.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다 선생님 덕(?)입니다.” 라는 말을 하며 조카의 합격을 알려왔을 때 필자역시 P씨의 얼굴을 떠올리며 기뻐했었다. 이제 P씨는 외교관이셨던 아버님의 뒤를 이어 큰 재목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그 후 P씨의 고모님은 몇 번 상담을 하였지만 P씨는 처음면담이후 볼 수가 없었다. 고모님을 통해 가끔 안부를 듣는 정도였다. 그러던 몇 해인가가 지난 뒤 뜻하지 않게 P씨의 방문을 받았다 물론 예약을 하고 필자를 찾아왔지만 한인들의 경우 동명이인이 많아서 예약한 P씨가 그 P씨인지는 몰랐다.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서도 몰랐다. 세월이 흘러 어린티가 흐르던 P씨의 얼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팔자를 보니 예전의 그 P씨였다. 우리 같은 이들은 그 사람의 얼굴보다도 그이의 사주팔자로 그이를 더 빨리 알아보기에 P씨의 사주팔자를 보고 단번에 P씨를 알아보았다. “아이고! 예전에 만난 적이 있던 P씨 아닙니까? 아주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웬일입니까?” 라고 하니 “전부터 선생님 한 번 만나 뵙고 꼭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공무원생활을 막 시작하고 나니 정신이 통 없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가족을 데리고 여행을 왔다가 고모님께 인사드리고 가려고 온 참에 선생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극히도 예의바르게 인사하는 P씨를 보면서 운명상담가로서 작은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흐뭇한 기억이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