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럴 수가! 여자 복이 없어도...

 이다복(가명)씨는 현재 60대초반의 남성이다. 필자가 이다복씨를 처음 만난 것은 2년 전 쯤 가을 무렵이라고 기억된다. 무엇이 그리 불만 스러운지 잔뜩 찡그린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제 팔자가 어떻게 생겨 먹은 건지 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좀 예의 없이 거칠게 툭툭 내뱉는 말씨가 영~ 사납다.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사주 속에 여자를 뜻하는 재성이 기신이며 운로 속에서도 이성으로 인한 파란이 이상 하리만치 계속되니 평생 이여자 저여자와 인연이 닿겠으나 안정된 가정 생활이 어렵겠고, 사주가 편고하니 자신의 성정 또한 거칠고 모나서 여자를 지니고 살만한 팔자가 되지 못하였다. 

그 당시 이다복씨의 운을 주역상 쾌로 짚어보니 "서합지진" 의 운이라 매우 불길 하였고 구설과 다툼이 많고 주거지, 직장 등도 좋지 않은 일로 인해 이동수가 있었다. 필자 왈 "평생 가정운이 안정되지 못하니 결혼도 여러번 하신 것으로 판단되고 특히 최근의 운세를 보니 작은 일이 큰일로 번져서관재 구설수가 있으니 가정 풍파를 크게 겪게 되는 운입니다." 라고 하니 이 양반 눈에 쌍심지를 켜고 분에 겨운 듯 "아이고 참 세상이 더러워서 못살겠습니다. 이 여편네가 뺨 한대 살짝 맞았다고 경찰을 불러서 유치장에 갇혔다가 나왔는데 재판까지 받아야 한다니 미칠 지경입니다." 라고 한 뒤 씩씩거린다. 여기에 덧붙여서 한다는 소리가 "어떤 놈들은 하루건너 한번씩 두들겨 패도 아무 이상 없다는데 이놈은 참 복도 지지리 없지. 글쎄 마누라가 하두 막말을 하며 잡아먹을 듯 대들기에 슬쩍 한번 친 것이 이렇게 큰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라고 한다. 참으로 답답한 사람이다 자신을 반성하지 못하고 남 탓 만하는 사람의 전형인 것이다.

이다복씨는 충청도 충주사람이다. 그 동안 결혼이든 동거든 아무튼 일곱 명의 여자와 살림을 차렸는데 결국 일곱 번째 여인과도 이렇게 사단이 난 것이었다. 팔자에 나온 대로 이다복씨는 지독히도 여자운이 없었다. 

첫 번째 결혼한 여자는 결혼한지 1년 만에 옛 애인을 도저히 잊지 못하겠다며 점잖게(?) 통보하고 집을 나가버렸다. 눈치를 보니 결혼한 뒤에도 계속 옛 애인을 만나 정을 통해 오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이별을 통보하고 떠난 것 같았다.       두 번째 만난 여자는 집에 드나들던 월부 책 외판원과 몰래 숨어서 정을 통하던 중, 마침 집에다 중요한 서류를 빠뜨린 이다복씨가 집에 되돌아 오는 바람에 발각되었고 이다복씨의 집요한 추궁에 그 동안의 사정을 다 털어 놓고 월부 책 외판원과 새 출발 하였다. 두 번이나 여자에게 배신을 당하자 이제는 여자가 지겨워서 여자는 잊어 버리고 생활에 몰두 하였는데 괴로운 마음은 어쩔 수 없어 집 앞 포장마차를 자주 찾게 된다. 이때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과부와 서로 신세타령을 하며 자주 술잔을  기울이게 되었고, 어느 날 둘다 술이 과했던지 아침에 눈떠보니 알몸으로 서로 부둥켜 안고 있더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서로 살림을 합치기로 하고 새 생활이 시작 되었는데 이 과부는 밤마다 어찌나 귀찮게 하고 보채던지 도저히 감당이 되질 않았다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코피를 쏟아내다 이러다가는 죽을 것 같아 사정사정 해서 겨우 집에서 내보내고 만다. 네 번째 인연은 주위 친지분의 정식소개로 만나게 되었는데 결혼에 한번 실패하고 딸 하나 키우며 조신하게 살아가던 교양있는 여자였다. 이다복씨 에게도 사근사근 잘하고 살림 솜씨도 있어 낭비하지도 않고 근검절약 한데다 음식솜씨가 빼어나 이다복씨 결혼 6개월만에 아기돼지마냥 얼굴도 뽀해졌다. 주위에서도 "새장가 가더니 얼굴이 확 피었네!" 하며 덕담 겸 놀렸으나 마냥 좋아 싱글벙글 하기만 했다한다. 이제야 행복을 찾았나 했는데 웬걸 아이하고 같이 두 모녀가 외출하던 중 교통 사고로 둘 다 사망하고 만다. 자신의 복에는 여자가 없다는 체념을 하고 또 몇년을 지내다 보니 도저히 외로워서 살수가 없더란다. 이래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살림을 차린 다섯 번째 여자는 이다복씨가 정염을 견딜 수 없을 때 가끔 불러 재미를 보던 읍내다방 아가씨였다. 하지만 결과는 불 보듯 뻔하여 살림 차린지 몇달 만에 집에 있는 값나가는 물건을 모두처분하고 도망가 버린다. 퇴근해서 집에 와보니 집이 완전 텅 비어 있었고 큰 맘먹고 장만해둔 당시로는 값비싼 일제밥통마저 가져가 버렸다 한다. 이때 이다복씨 왈 "아휴! 나쁜 년 밥통까지 가져가면 밥을 어떻게 해먹으라고…" 하며 이를 갈았다. 여섯 번째 인연은 얼굴은 못났으나 성격은 무던한 남의 집 식모하던 여자였는데 결혼은 한번도 안했고, 어려서부터 고아로 고생 고생하다 남의 집 살이로 이력이 난 여자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난리를 쳐서 병원응급실로 옮겼는데 위암판정을 받고 한 달만에 사망한다.

지긋지긋한 생각이 들고 한국이 너무나 싫어져서 한국을 떠나게 되었고 일본에 잠시 살다 이곳 미국에 정착하게 된다. 오렌지 카운티 쪽에 조그만 리커를 시작했고 나가던 교회에서 한 여인을 소개받아 드디어 일곱 번째 살림을 미국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결혼한지 1년 만에 이런 사단이 벌어져 필자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필자 왈 "이선생님! 이제 포기하시고 혼자 사십시요! 지겹지도 않습니까?" 하니 이다복씨 깊은 한숨에 아무 말이 없다. 사주 명리학상 남자 사주팔자 속에 처를 뜻하는 재성이 기신(忌神)에 해당하거나 비겁에 의해 파극되면 처덕이 없어 처가 부덕 하거나, 내조를 제대로 못하고 음란하여 바람을 피거나, 심한 경우 상처까지 할 수 있다. 또 처궁을 뜻하는 배우자 자리인 일지에 기신이 있거나 형,충,파,해가 되었을 때에도 역시 같다. 또한 재성이 왕성하여 길신인 인성을 파극 할 때에는 처로 인하여 손재를 보거나 처가 나를 상해하는 일이 잦다. 하지만 거꾸로 재성이 미약하고 비겁 또는 양인 등에 의하여 파극 되었을 때에는 상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필자의 임상결과 알 수 있었다. 

필자의 지인 k씨의 경우 부인 때문에 손재가 많은 팔자에 해당되었는데 성실한 k씨가 죽어라 하고 일해 돈을 벌어다 주면 k씨 부인은 계를 하다 돈을 날리거나 남에게 꿔주었다 떼이는 등 평생을 남편 등골 빼며 살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이 또한 k씨 자신의 팔자인 것을! 팔자는 절대 못 속인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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