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을 포기하다 -완전무결한 사주팔자-   

 필자는 종종 새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지어달라는 요청을 받곤 한다. 성명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정해지는 사주와 달리 후천적으로 운명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선천적으로 부족한 운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도 후천적으로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분야가 성명학이다. 작명의 기본 원칙은 자신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주팔자를 기준으로 하여 지나치게 과다하게 타고난 오행은 억재해주고 부족한 오행은 이름을 통해 보충해주는 것이 기본이다. 성명학에는 여러 가지 작명법이 있으나 우리나라 성명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작명법은 수리성명학으로 중국의 청나라 때 가장 많이 사용했던 방법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는바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면서 중국왕실에 보관되어있던 성명학원서를 일본의 역학자인 웅기와 고토가 일본으로 빼돌려서 이것이 일본 성명학의 토대가 되었고 그것이 일재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것이 그 이유이다. 성명학에 정통하기 위해서는 그 바탕인 역학에 능숙해야한다. 역학의 기초도 제대로 잡히지 않은 이가 어설프게 익힌 성명학으로 사람의 이름을 짓다가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식으로 오히려 어떤 이가 지닌 사주팔자를 더 나쁘게 만드는 화를 만들 수 있다. 몇 년 전인 2014년 중순경 필자의 고객이신 박선생님이 필자를 찾았다. 첫 손자가 태어났는데 경황이 없어 이름 지을 생각을 못했고 미국이름 만으로 병원에서 이름을 소셜국에 신고를 했는데 며느리는 미국 사람이라 해도 씨가 한국 씨이니 한국이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뒤늦게 필자를 찾았다고 하신다.

손자는 몇 달 전인 2014년 4月 7日 오전 중에 태어났다 하신다. 음력으로 바꿔보니 3月 8日 巳時生이다. 고로 사주팔자는 甲午年 戊辰月 戊申日 丁巳時가 되었고 운은 순행하여 己巳.庚午.辛未.壬申.癸酉.甲戌로 흐르고 있다. 이 사주를 꼼꼼히 살펴보던 필자는 자신도 모르게 ‘어휴!’하는 신음을 토해내고 말았다. 앞에 앉아 필자를 바라보던 박선생은 “아니 왜요? 아기 팔자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라고 놀란 듯이 묻는다. 필자가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낸 것은 이 사주팔자의 구성 때문이었다. 시간 정화(丁火)는 년지 午火(오화)에 戊土(무토)는 시지(時支) 巳火(사화)에 건록이 되고 일지 申金(신금)은 월지 진토(辰土)와 삼합하여 정신이 충만하여 사주가 매우 맑고 드높다. 후토(厚土)를 甲木이 견제하고 조후가 완비되어 사주팔자에 한 점의 흠도 발견 할 수 없으며 어느 한 글자를 바꿀 수도 없게 완벽하게 짜여진 제왕격 사주팔자 구성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주팔자라고 하여도 어느 부분 조금이라도 흠이 있기 마련인데 이 사주팔자는 아무리 눈여겨 들여다보아도 완전무결한 사주팔자여서 필자도 이런 사주팔자를 보는 것이 거의 처음이여서 나도 모르게 신음 섞인 감탄이 나왔던 것 이였다. 필자 왈 “아무래도 저는 이 아기의 이름을 작명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는 말에 박선생은 더욱 놀라서 “아니? 아기 사주가 이름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나쁩니까? 이유를 말해 주세요! 왜입니까?”라고 빠른 속도로 외치듯이 묻고 항의한다. 이에 대해 “아니 그 반대입니다. 제가 거의 십수년동안 이런저런 아기들의 이름을 작명해 드렸지만 이토록 완벽하게 흠하나 잡을 수 없는 사주팔자는 처음 보았기에 이토록 훌륭한 사주팔자에 적합한 이름을 지을 자신이 없어서 입니다!”라고 하니 “아니? 사주팔자가 그토록 훌륭한데 왜 이름을 지어 주시지 못하겠다는 말이세요?”라고 묻는다. 

작명의 원리를 잘 모르니 당연히 나올 질문이다. “작명은 사주팔자를 살펴 보아 그 사주팔자가 지니고 있는 단점을 최소화하는 오행의 배치와 그 사주팔자가 지니고 있는 장점은 최대화 하는 게 작명의 원칙입니다. 여기서 이것을 기준으로 작명이 시작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사주팔자 속에는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단점을 전혀 찾을 수 없기에 단점을 보완해주는 오행의 배치를 하기가 전혀 불가능하고 장점을 최대화하는 관점에서 작명을 시도한다 해도 이 사주팔자 장점을 더 이상 최대화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사주팔자 구성이기에 그렇다는 겁니다. 오히려 이 완전무결한 사주팔자에 이름이 흠을 줄까봐 걱정이여서 역술가로서 양심적으로 토로하건데 자신이 없는 겁니다. 정통적인 작명법에 따를 필요 없이 그냥 박선생님이나 아드님 내외분이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적당히 알아서 불러주어도 이 사주팔자가 워낙 뛰어나니 그닥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해 주었다. 

사주팔자를 제대로 공부한 역학인이라면 이 사주팔자의 완결무결함을 감탄 할 것이다. 박선생이 묻는다. “그렇게 좋은 사주팔자라면 앞으로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하며 어떤 뒷받침을 해주어야 자기사주팔자대로 살까요?” “아마도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 성공 하겠는가?를 물으시는 것 같은데 이 사주팔자는 일국을 다스리는 황제격 사주팔자이기에 제왕학 즉 정치경제법률등과 관련되어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고 이이의 운명대로 제왕격 자리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사주팔자대로 사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한 삶을 살아갈 사주팔자는 똥밭에 던져놓아도 그 똥을 툭툭 털고 일어나 성공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요, 실패할 삶을 살아갈 사주팔자는 부모가 아무리 애를 쓰고 후원한다 해도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다 자신의 사주팔자대로 살아가게 되는 겁니다!”라고 답해 주었다. 

사람의 이름은 일정부분 그 사람의 사주팔자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좋은 이름을 쓴다하여 그 사주팔자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 부분 개선의 효과는 볼수있다. 사주팔자가 좋지 못한데 이름까지 팔자에 맞지 않은 이름을 쓴다면 더욱 못난 사주팔자가 될 것이요. 사주팔자가 훌륭한데 이름까지 이 사주팔자에 맞는 이름을 쓴다면 더욱더 잘생긴 사주팔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완전무결한 사주팔자에는 이름이 무의미할 것 같고 작명하기도 너무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한 케이스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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