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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장가가야 철드는 팔자

2020.08.25



             장가가야 철드는 팔자


  방사장님 내외분은 40여년 전 미국유학 중 만나 결혼하신 캠퍼스커플이다. 방사장님은 졸업 후 미국굴지의 철강회사에 입사하였고 여사님은 너씽스쿨에 진학한 뒤 간호사가 되었다. 방사장님이 독립하여 작은 철강관련회사를 창업했을 때 부인은 만삭이여서 병원을 퇴직한 뒤 외아들 방군을 출산하셨다. 다행히도 사업은 계속 승승장구하였고 부인은 방군을 양육하며 집안살림을 하셨다. 사업이 잘되어 돈도 많이 벌었고 외아들인 방군 역시 튼튼하게 잘 자라주니 집안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었다. 너무도 행복하여 근심거리가 없는 이집에 처음으로 닥친 위기는 방사장님의 외도문제였다. 남자사주팔자에 있어 재물은 財(재)라 했는데 財는 재물을 뜻하지만 남자에게는 여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나의 깨끗한 부인을 정재라하며 숨겨논 첩이나 부정한 여자를 편재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당한 노력에 의해 들어오는 깨끗한 돈을 정재라 하고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로 들어오는 재물을 더러운 돈을 편재라 한다. 남자에 있어 호운(好運)이 들어 재물이 한창 들어올 때 반드시 편재(더러운 돈이나 불륜적인 여자)가 끼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큰 호운이 왔을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이 편재이다. 편재를 잘못 다룰 경우 그 운을 크게 망치기도 하는 바 방사장님도 예외가 아니어서 사업상 자주 가는 술집 마담과 내연의 관계가 되었고 이것이 부인에게 들통나 큰 내홍을 겪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방사장님이 즉시 정신을 차리고 손이 발이 되도록 부인에게 싹싹빈 뒤 칼같이 마담과의 관계를 청산하여 부인의 용서를 받아 잠시의 분란으로 정리되었다. 이후 방사장님은 결코 부인 외에 어떤 여자에게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가정은 다시 화목해졌고 행복한 나날은 계속되었다. 


방사장님 집안에 두 번째 닥친 위기는 외아들인 방군의 탈선이었다. 세상물정 모르고 귀하게만 자란 방군이 사춘기가 되자 학업을 등한시한 채 못된 친구들과 어울려 대마초도 피우고 마약까지 손을 댄 데다가 폭력사건에 휘말려 감옥에까지 가게된 것이다. 처음에는 달래도보고 야단도 쳐보았지만 소용없자 방사장님이 매까지 들면서 훈육해보았으나 부자간에 육탄전까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망신까지 겪게 되자 방사장님은 자식과의 인연을 끊겠다며 돌아서버렸다. 허나 어머니인 방여사님은 그리할 수 없었다. 집에서 아버지에게 쫓겨나 거리를 방황하는 아들을 두고 볼 수 없어 남편 모르게 생활비를 대주며 필자를 찾아와 어찌하면 좋은가를 여러 번 호소했었다. 


이럴 때마다 필자가 드린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최근의 아드님 운은 아직도 기신운(忌神運)이여서 몇 년 더 지나야 정신 차리고 자기가 나아가야 될 길을 찾을 겁니다. 지금은 어떤 노력을 하여도 정신 못차릴 겁니다. 몇 년 뒤 결혼운이 들어오니 그때 결혼을 시키십시오. 결혼하면 정신차릴 겁니다. 이것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아드님의 사주팔자 속에는 정재(正財)가 들어와야 호운(好運)으로 바뀌는 운이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마디로 장가가야 철도 들고 운도 열리는 팔자여서 그렇습니다.” 라는 말로 위로해 드리기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몇 년 지난 뒤 방사장님 내외분이 오랜만에 함께 필자를 찾으셨다. 아드님의 사주팔자와 한 아가씨의 생년월일을 대면서 궁합을 봐 달라하신다. 


궁합을 보기도전에 방사장님의 얼굴은 노기를 띈 채 잔뜩 찌푸려있었다. 궁합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두 사람은 ‘찰떡궁합’으로 나왔다. 필자 왈 “두 사람의 궁합은 아주 좋습니다. 더구나 아드님과 이 아가씨 운속에서 합궁운(결혼운)도 지금 들어있으니 두 사람이 잘 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보입니다.” 라고 하자 방사장님 흠! 흠! 헛기침을 하더니 “궁합이 좋으면 뭐합니까? 그 여자애가 아주 근본도 없는 집안에서 자란애 라던데요? 어려서 지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하고 아주 궁핍하게 지 어머니랑 단 둘이서 어렵게 자란것 같아요! 더군다나 학교도 제대로 못다니고 지금하는 일도 소믈리에 인가 뭔가 라던데 그거 술집 여자 바텐더 같은 일 아닌가요? 아무튼 이놈(아드님)이 한국에 놀러 나갔다가 아마 술집에서 만난것 같아요. 아휴! 머저리 같은 자식! 아주 골고루(?)속을 썩여요! 한국 갔다와서는 이 여자애와 결혼하겠다는 거예요! 


한국에서 데려오려고 벌써 혼인신고도 하고 미국대사관에서 인터뷰까지 했다지 뭡니까? 이런 놈의 자식을 자식이라고 여태껏 애지중지 키웠으니 아휴 참! 내가 불쌍한 사람이지요!” 라고 하시더니 한숨을 연달아 내쉬신다. 옆에 계신 방여사님은 안절부절 못하시며 이 모습을 지켜보다 “그래도 여보! 궁합이 좋다잖아요?” 라고 하니 방사장님 소리를 꽥 지르신다. “시끄러 이 여편네야! 집에서 자식하나 제대로 못키우고 뭐 잘났다고 큰소리야?” 움찔하며 남편 눈치 보면서 웅크려드는 방여사님이 안되보여 필자가 한마디했다. “자식문제는 어찌되었든 부부공동의 책임인데 어째서 부인만 나무라십니까? 그리고 이 아가씨 부모님이 이 아가씨 어려서 이혼한것이 이 아가씨 책임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것도 이 아가씨가 그런 환경에서 자라고 싶어 그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제가 듣기에는 소믈리에 라는 직업이 와인 테이스팅하는 전문 직업이지 술집 바텐더는 아니라고 들었는데요?” 라고 하니 “아! 그게 그거지 뭐가 다릅니까?” 라고 하며 씩씩거리신다. 아무튼 못마땅한 표정으로 상담실을 나서는 방사장님이 걱정스러웠다. 또 한바탕 이 집안에 큰 풍파가 닥칠듯해서였다. 그 후 시간이 좀 지난 뒤 방선생님 내외분이 필자를 다시 찾았다. 방사장님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시더니 “처음에는 반대했는데 가까이서 두고 보니 애가 아주 괜찮더군요! 윗사람에 대한 예의도 바르고 아주 귀엽게 굴어요! 무엇보다도 우리 아들놈이 확 바뀌었지 뭡니까? 회사에 나와서 일 좀 배워보라 해도 들은 척도 안하던 놈이 이제 제법 열심히 일도 배우고 많이 고분고분해졌습니다. 아이참! 이럴 줄 모르고 처음에 그렇게 반대를 했지요! 껄껄껄!” 어쨌든 모두가 행복해져서 정말 다행이었다. 온가족 모두 계속 행복하시길 기원한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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