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을 옛부터 인륜지대사라 해왔다. 사람은 주위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인해 덕을 받기도 하고 화를 받기도 한다. 어차피 인생 이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 얽혀서 살아 가게 되어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운을 주고 받는다. 재수없는 자를 만나 운수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고 덕 있는 자를 만나 귀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는 운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만 가장 강력히 운을 주고 받는 것이 부부 사이다. 운을 주고 받는다는 표현 보다는 운을 공유 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사람의 생년월일 시로 정해지는 팔자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해 볼수 없는 '신의영역'이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받는 질문이 '어떻게 하면 팔자를 고칠 수 있나요?' 라고 하는 질문이다. 이때 필자의 한결같은 답변은 "팔자를 고치는 방법은 단 세가지 뿐입니다.
첫째 방법은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 갔다가 다시 나오면 팔자가 바뀌겠고,두번째 방법은 결혼입니다.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팔자가 달라집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운을 공유하는 것은 부부 뿐입니다. 이렇게 생긴 팔자의 여자와 저렇게 생긴 팔자의 남자가 만나 요렇게 생긴 새로운 팔자가 형성되는 겁니다. 즉 부부는 운명공동체요. 두 몸이지만 한 운명을 공유하는 일심동체라 할 수 있지요. 옛말에 혼자 사는 과부에게 "왜 그러고 살아! 팔자나 고치지?” 라는 말은 "재가 하라는 말이지요” 이렇듯 결혼은 팔자를 바뀌게 하는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지요.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열심으로 하는 종교 생활입니다. 지극한 신앙 생활 속에 열심히 기도하면 운이 바뀝니다. 제가 임상하며 연구해 본 결과로는 깨달음을 얻은 종교인들의 경우 자신의 팔자 대로 살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라는 답변이다.
얼마 전 필자와 상담을 했던 오 사장님은 팔자 속에 재물 복이라고는 전혀 없는 분인데도 불구하고 의류업으로 큰돈을 버신 분이다. 하지만 부인되시는 오 여사님의 팔자 속에는 재물 운이 충만해 있었다. 이 두 분은 공히 부모 덕이 없어 어려서부터 매우 곤궁하게 자랐고 같이 일하던 원단 공장에서 만난 사이다. 당시 한국의 실상이 그러했듯이 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서 살인적인 박봉과 과로에 시달리면서도 서로를 위로하 며 사랑을 키웠고 결혼에 이른다. 부부 모두 매우 근검 절약하는 성품인지라 고생 끝에 종자돈을 모아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시작했지만 경험부족으로 망했고 두 번째는 작은 통닭가게를 해보았으나 역시 망했다. 거듭 되는 실패로 두 사람은 매우 실망이 컸다. 이때부터 방법을 달리해 보기로 부부가 합의를 했다. 지금까지는 남편이 주로 가게를 운영했고 아직 아이들이 어린 탓에 부인은 살림을 하면서 보조하는 역할을 했으나 이제는 부인이 앞장서서 나서 보기로 했다. 세 번째로 시작한 일은 즉석 짜장면 집이었다. 시장 구석에 3평 남짓한 가게 사이 틈새에서 시작한 장사가 의외로 대 히트였다. 눈 코 뜰새 없이 몇 년이 지나자 꽤 돈이 모아졌고 이 돈을 바탕으로 맥주집을 시작했다. 당시 대형 호프집이라 불리는 술집이 유행하던 때여서 이를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이때 부부는 아무래도 불안하여 당시 유명 하다 하는 한 역술인을 찾아가 사업운을 물어보았다 한다. 이때 나온 진단이 '남편은 재물운이 아주 없으니 여자분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만 하고 여자분 명의로 여자분이 앞장서서 가야한다' 는 것이었다.
이들 부부는 이 말대로 따랐고 성공을 크게 거둘 수 있었다. 그러던 사이 아이들이 점점 자라났고 자녀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이민 오게 된다. 이 곳 미국에 와서도 사업은 적극적으로 부인이 나섰고 남편은 내부 관리를 하는 식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부인이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의류업을 하면서 미국에서도 사업은 대성공을 이루었다.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서 크게 히트 하면서 재벌은 아니어도 준 재벌급 이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처음 두 부부가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두 부부의 팔자를 분석하고 난 뒤 필자가 꺼낸 첫 마디가 "오 사장님은 부인 덕에 큰 부를 이루셨군요. 부인을 평생 업고 다니셔야 겠습니다." 라는 말이었다. 이렇듯 부부는 운을 공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혼 전에 보는 궁합은 매우 중요하다. 상대방 에게 없는 복을 서로가 잘 보완 해 주고 나쁜 점은 서로 눌러주는 궁합이 찰떡 궁합인 것이다. 이들 부부의 경우 남자에게 없는 재물 복은 여자분이 채워주고 있었고 여자분 사주에 자식 복을 뜻하는 식신상관의 배열이 나쁜 것을 남편분이 보충해 주고 있는 식으로 조화가 잘 이루어진 궁합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문제가 생겼다. 오사장님이 얼마전 필자를 찾았는데 표정이 영~ 좋지가 않았다. 와서 하시는 말씀이 “올해 초 법사님이 올해는 가정 불화수 를 조심하라고 하셨는데 올 들어서는 이상 하게도 마누라가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성질을 부리고 난리를 쳐서 이런저런 말로 달래 보아도 막무가 내예요. 참고 또 참아 보았지만 이제는 저도 인내심에 한계를 느낍니다. 돈도 벌만큼 벌었으니 이참에 아주 끝장을 내버릴까 생각 중입니다” 이말을 듣고 필자가 가만히 오사장님 내외분의 최근 운세를 살펴보니 ‘사지곤’ 의 쾌가 짚혔다 이쾌는 ‘마음이 산란하여 집안을 불안 하게하고 자신을 위태롭게 한다. 경거망동 하면 공든탑이 무너진다’ 라고 설명할수 있는 쾌였다.
필자왈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오사장님의 재물운은 부인으로 부터 나옵니다. 부인과 헤어지신 다면 사장님의 재물운 은 몇년 못가 다 사라지고 말것입니다. 무슨 이유로 사모님이 최근들어 예민해 지셨는지 모르겠으나 어떻하든 올해만 잘 견뎌 내십시요 내년부터는 부부운이 점차 안정되어 갈것이니 참고 견디십시요. 사모님이그동안 사업 때문에 조금도 쉴틈이 없었고 자수성가 하신 분들이 거의 대부분 성공을 거두고난 뒤 허탈감에 시달리 시기도 하니 아마도 사모님의 갱년기와 이것이 겹쳐서 인듯 하니 제말 명심 하시고 쓸데없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마십시요” 라고 강력히 충고하니 오사장님 아무 말씀없이 한숨만 내쉬신다. 인생에 있어 돈보다 더 중요한게 가정의 화합인데 어려울때 그렇게도 사이가 좋았던 두분이 성공을 거둔뒤 불화 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가웠다. 부디 이 위기를 극복하고 두 내외분의 계속적인 건승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