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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잡설(雜說)

2020.09.28

     

     

                 잡설(雜說) 

 

 필자는 예전에 무척이나 노래를 잘한다는 평가를 듣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저런 사건사고로 치아의 대부분을 잃고 어쩔 수없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젊은 나이에 틀니를 낀 뒤로는 영~ 옛날의 발음이 나오지 않고 또 살이찐 이후 높은 고음이나 어려운 음을 지속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숨이 차서 예전처럼 음정처리가 안된다. 예전에는 노래 부르는 것이 취미였는데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요 근래 6~7년 사이에는 노래 부를 기회가 거의 없었고 노래실력을 뽐낼 처지가 아니니 그다지 노래를 부르려는 욕구도 없는듯했다. 사실 노래 많이 하는 것도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氣)가 체외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가수로는 김정호, 김광석, 김현식 등등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김씨에다가 젊어서 요절한 가수들만 좋아한것 같다. 어쩌면 그들의 노래 속에 한(恨)이 서려 있어서 필자도 모르게 그들의 노래를 공통적으로 좋아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도 恨이많은 사람이어서 작은 감동에도 눈물을 쏟곤 한다. 언젠가 누군가 필자에게 말하기를 “이렇게도 여린 사람이 그 恨많은 사연들을 들어주고 상담을 어찌하누! 쯧쯧쯧” 라고 하며 안쓰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예전에 필자의 스승과 선배분들은 우 리같은 역술가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감정의 동화’라 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한(恨)맺힌 사연을 닌 이들의 사연을 많이 접하게 되는 직업의 특성상 그 격정적인 감정에 전이되어 같이 그 기(氣)에 휩쓸리면 피상담자는 상담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이지만 여러명의 고객을 상담해야 하는 상담가는 여러 번 계속 하루종일 이런 감정에 휩쓸려야 하므로 나쁜 기가 전이되어 건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라 했다. 


두 번째는 상대의 감정에 전이되면 무의식적으로 피상담자와 동류의식에 휩싸이게 되어 피상담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사주팔자의 운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생겨 자신도 모르게 오판을 하게 된다는 이유였다. 두 번째 이유야 자꾸 오판을 하면 엉터리라고 손님이 떨어지는 것으로 끝나겠지만 첫 번째 이유의 경우 정말 심각하다.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유명역학자분들의 경우 대다수가 장수하지 못했다. 감정전이‧나쁜 기에의 노출 등등의 문제를 떠나 단순하게 보아도 하루 종일 입으로 떠들며 상담을 하다보면 저녁때가 되면 온몸의 기(氣)가 죄다 빠져나가 기진맥진 할 수밖에 없다. 손님이 없어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리는 파리 날리는 철학원 주인이야 떠들고 싶어도 떠들 기회가 없으니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필자가 20년간 하루에도 수많은 이들을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불만은 상담시간이 아쉽게도 짧다는데 있었다. 보통 한 사람당 15분 내지 20분을 상담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아무리 짧아도 30분 1시간씩 실컷 물어보고 싶은것 다 물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당연히 이런 불만을 가질만 했다. 허나 매일매일 꼭 해당 당일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많으니 필자의 스케쥴을 잡아주는 쎄커터리분들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 유명했던 국내외의 모든 역술인분들의 경우 하루에 워낙 많은 분들이 상담을 위해 몰리니 평균 상담시간이 5분을 넘지 않았다. 아무튼 이런 컴플레인이나 욕은 죄다 필자를 도와주는 쎄커터리분들이 대신 먹는다. 안쓰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필자가 어떤 병원에 예약을 하고 갔다가 의사선생님이 아무 사전 양해도 없이 필자를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 일이 있었다. 필자도 예약 스케쥴이 꽉 차 있지만 특별히 짬을 내어 찾은 병원인데 황당했다. 간호사분들에게 항의하니 ‘기다리는게 당연하지 무슨 지랄?’ 하는 식으로 쳐다본다. 열통이 터졌다. 꽥꽥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쳤다. “의사만 바뻐! 나도 바쁜 사람이야!” 오랫동안 죽어있는 사화산(死)이 활(活)화산이 된 격이었다. 아무튼 이런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필자의 경우 고객이 궁금한 것 위주로 육갑(六甲)을 짚어 나오는 데로 최대한 신속하게 짚힌 쾌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어떤 이는 이런 불평을 한 일도 있었다. “왜 이렇게 시간이 짧아요? 어떤 곳은 오전에 가서 상담하다가 그 집에서 점심도 얻어먹고 실컷 놀다오는데?” 하루 종일 그 손님 한명 붙잡고 오전 내내 점심 먹고 오후 늦게까지 쓸 시간이 있는 그 어떤 분이 부럽기까지 하다. 직업 중에서 필자의 직업과 가장 유사한 직업이 학원 강사라고 본다. 인기학원 강사의 경우 새벽반부터 저녁야간 단과반까지 하루 종일 떠들어야 하니 그 체력의 소모가 엄청날 것이다. 언젠가 학원 강사 수입에 관련된 글을 보니 강사 개개인에 따라 수입이 수 천 만원대에서 백 만원도 채 안될 정도로 편차가 무척이나 크다 했다. 역술인들도 마찬가지다. 인기학원 강사의 경우 체력 소모가 너무 심하여 몇 년 몸을 혹사하다 쓰러진 이도 여럿이라 했다. 유명 역술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예부터 장수의 비결 중 으뜸인 것이 “말을 적게 함으로써 氣가 체외로 빠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그 기를 차단하고 하단전에 모아야 한다” 는 것이었다. 그런데 필자처럼 하루 종일 말을 하며 살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실제로 기가 소진되어 장수하지를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예부터 도인들은 호흡을 가다듬는 호흡 수련에 열중하였고 말은 최소화했다. 기의 방출을 막기 위함이다. 기를 몸에 축척하고 방출시키지 않으니 도인들은 대개가 다 장수했다. 몇 백 년을 산 도인들도 많이 있었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항시 몸의 氣가 상기되어 있어 머리는 뜨겁고 복부는 냉한 경우가 많다. 수승화강이라는 건강원리(머리는 차갑게 복부는 따뜻하게)에 상반된 현상이다. 이러니 건강치 못하고 오래살기 어렵다. 또 남성들의 경우 하체가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다. 


한의학상 진단해보면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남성분들은 낭심에 열이 많아 낭심이 항시 축축하고 최대한 늘어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정력하고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래서 예부터 육체를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남성분들 보다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남성분들 부인네들이 바람날 확률이 더 높았던 것 같다. 육체를 사용해서 돈을 버는 남성분들보다 머리나 입을 써서 돈을 버는 남성분들이 대체적으로 수입이 높아 부인에게 보다 많은 돈을 벌어다 주지만 부인네들로부터 칭찬보다는 “이 인간아! 사람이 밥만 먹고 사냐? 이 웬수야!” 라는 타박을 더 많이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돈을 많이 벌어다 주어도 칭찬은커녕 욕만 먹는, 머리나 입을 써야하는 남성들은 돌아서서 훌쩍이며 “에이~씨! 왜 나만 갖고 그래?” 라고 하면서 서운해 한다. 그래도 뭐! 용기를 갖고 살자.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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