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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유명스타에서 바닥까지 떨어진 삶

2020.11.09




               유명스타에서 바닥까지 떨어진 


  김씨는 왕년에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스타였다. 영화배우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당시 코 흘리게 어린 아이들 조차도 자신의 엄마, 아버지 이름은 몰라도 그의 이름은 알 정도였다. 명예가 높으니 부는 당연히 따라 오는 것이 상례이듯 경제적으로도 꽤나 성공한 편이었다. 이렇듯 승승장구하던 김씨의 인생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여자문제였다. 깨끗한 외모만큼이나 자기절제도 강하던 미혼 남이던 이분이 연상의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면서 파란에 휩싸이게 된다. 모 방송국 간부의 부인이던 이 유부녀와의 첫만남은 방송관계자와 연예인들이 함께 참석했던 한 모임에서였는데, 둘은 첫눈에 서로에게 빠져들어 신분을 망각한 열정에 휩싸이게 된다.


둘의 밀월행각은 소리소문에 꼬리를 달고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이 유부녀의 남편인 방송국 모 간부에게도 알려지기에 이르렀고, 다행히도 자신의 체면을 생각한 이 간부는 이 문제를 조용하게 처리하기를 원하여 언론에는 크게 보도되는 것을 막았지만 내면적으로는 폭력배를 동원하여 이 김씨를 실컷 패주었고, 연예계에 영향력이 막강하던 이분의 영향으로 김씨의 연예활동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린치의 후유증으로 1년 남짓 고생하다가 겨우 회복된 김씨는 그나마 그 동안 벌어 놓았던 재산으로 이것저것 사업에 손을 대보았으나 세상물정 모르는 왕년의 스타 재산은 게 눈 감추듯 사기꾼들의 손아귀에 모두 넘어가고 알거지 신세가 된다.


이래저래 한국땅에서는 창피해서 살지 못하겠고 하여 처음 외국으로 떠난 곳이 호주였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생활이 여의치 않자 미국으로 건너오게 된다. 그나마 미국에는 옛날 연예관계자나 동료들이 더러 살고있어 이에 의지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건너왔으나 이들의 태도는 모두 냉담하기만 했다.

결국 잠자리마저 걱정해야 하는 홈리스 수준까지 추락하게 된 김씨는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공장 노동자, 건설현장 막인부, 밤 청소 등등 밥만 먹을 수 있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처음에는 죽고 싶은 심정만이 그를 지배했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택시운전 등을 하면서 비록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그럭저럭 시간이 지나다가 우연히 옛날 절친하게 지내던 연예계 관계자를 만났는데 이분은 당시 시카코에서 큰 마켓을 운영하고 있었고 몇 년만 열심히 도와주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겠다는 제안에 너무도 감동하여 마켓 메니저 겸 케시어로 3년 정도를 죽자 살자 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마켓을 팔려고 내놓았다는 것을 주인의 입이 아닌 주위사람들로부터 들었고 속으로는 내심 "내가 독립할 날도 멀지 않았구나! 주인이 나를 놀래 주려고 짐짓 이야기 않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기쁘게 해주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내심 고맙기까지 하였다. 지난 3년간 주급 한 번 받지 않고 마켓골방에서 먹고 자고하며, 새벽부터 자정 무렵까지 노력한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던 어느 날 드디어 주인이 김씨를 불렀다. 그러더니 돈 삼천 불을 주면서 이 돈으로 당분간 지내면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 보라는 것이었다. 가게가 팔렸으니 내일부터는 나오지 않아도 된다며........이분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조그만 가게라도 알아보라는 말씀이시죠? 다른 일자리라니요? 제가 잘못들은 것 같은데......." 라고 하니 옛날에는 연예계에서 그토록 친밀했던 이 주인양반 왈, "참으로 딱하구만! 내가 빚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가게를 팔게 됐는데 무슨 소리야! 억울하면 법정에 가서 따져! 신분도 없는 사람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했더니 이제와서 뭔 딴소리야? 정 그러면 나도 생각이 있어!" 라고 하며 협박까지 해대었다. 


이런 기가 막힌 사연을 당한 김씨가 필자를 찾은 것은 작년 여름 무렵이었다. 필자에게 상담을 하고 갔던 하숙집 동료의 소개로 왔다며 자신의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고 하였다. 사주를 분석해 보니 도화가 무척 발달해 있었고 십대 후반부터 운의 흐름이 용, 희신운으로 흐르니 인생초년에 대발하였을 운이다. 허나 삼십대 초반부터 시작되는 무술 대운은 이 사람에게 기신인 토가 천간지지 준동하는 운이니 이때부터 인생급락을 겪었을 듯하다.

필자가 김씨의 사주기둥을 세밀히 살펴보다가 "혹시 연예계나 아니면 예술계에서 인생초년부터 크게 이름을 날리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30세 넘으면서부터 그야말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운인데......." 하니 잠시 놀라는 표정이더니 자신의 사연을 털어 놓기 시작한다. 한참을 이야기 한 뒤 이 김씨가 묻는 말인즉 "제가 한국으로 나가서 사는게 좋습니까? 아니면 그래도 여기서 버텨 보는게 좋습니까?" 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말에 대해 대답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한국이던 미국이던 또는 지구 어느 곳인들 한번 꺾어져서 회복하기 어려운 운의 흐름이 계속되는 그의 운로로 보아서 어디에도 그의 옛 영광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왕년에 알아주는 스타였던 이분의 팔자는 년월주에 吉神(길신)이 있고, 일시주에 忌神(기신)이 있으니 전형적인 선부후빈의 팔자에 해당되는 팔자다. 사람의 사주팔자 네 기둥은 각각 그 표시하는 바가 있는데 태어난 년도를 나타내는 년주는 인생초년을 나타내고, 태어난 월을 뜻하는 월주는 청년기를 나타내며, 태어난 날을 뜻하는 일주는 인생의 중년기, 태어난 시를 뜻하는 시주는 인생 노년기를 뜻하는데 이분 사주팔자처럼 인생 초년기와 청년기에 吉神이 있고 일주와 시주에 忌神이 존재하는 사람은 인생 초년기에는 승승장구하나 인생 중반, 후반기가 쇠락하는 운을 맞이하게 된다.

인생 초년에 고생을 하다 인생 후년에 성공하는 선빈후길의 팔자라야 초년고생의 보람을 느끼는 팔자여서 말 그대로 ‘옛날 고생하던 얘기’하며 살게되지, 이렇듯 초년에 잘 나가다 후년에 꼬꾸라지는 선부후빈의 팔자는 말 그대로 ‘옛날 영화를 그리워하며 사는 팔자’ 여서 매우 흉하다 아니할 수 없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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