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의 모호성?
주역(周易)은 英語(영어)로 I changes(=a chinese classic on divination) 이라 한다. 주역은 철학적 체계이며 점(占)의 방법으로도 쓰인 고대중국의 유교경전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깊이 연구되어 실생활에 이용되어왔고 서양에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주역은 易(역) 또는 易經(역경)이라 불리우며 단순히 점치는 법만이 아닌 인간의 윤리질서를 비롯하여 우주만물의 불변하는 우주질서의 원리를 밝힌것이여서 당당히 經(경)이란 이름이 붙는다. 다른 종류의 경인 時(시), 書(서), 禮(예), 春秋(춘추) 경 등과함께 2천년이상 중국 및 우리나라 동양 여러 나라의 사상을 지배해온 것이 주역이다.
주역은 본문과 해설부문으로 나뉘는바 본문 부문을 經(경)이라 하고 해설부문을 傳(전)이라 한다. 옛사람들은 만물에 있어 모든 사건과 일은 음, 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보았고, 물질들 사이의 차이는 음과 양의 다양한 비율에 의해 다르게 나타난다 보았다. 陰(음)과 陽(양)은 세상모든 것의 근본인 太極(태극)의 보조적 원리이다. 서양 사람으로서 꽤나 깊이 주역을 연구한 존 블로벨트는 1968년 뉴욕에서 그동안 연구를 정리한 <주역>이란 책을 발간했는데 태극에 대해 “계속 변함으로써 영원불멸하고 또 하나이자 모든 것이다. 이 세상 어떤 것도 태극의 바깥에 있지 않고 태극으로부터 오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모든 것은 태극으로 돌아가고 되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태극은 모든 것이며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하였다.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태극이 兩(양의)를 낳고 양의가 四象(사상)을 낳고 사상이 八卦(팔괘)를 낳는다. 태극의 중요한 성질 중 하나는 변화이다. 각 쾌의 6선형도 곡선상의 한 점처럼 보인다. 그것은 동시에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의미하기도 한다. 태극과 함께 중요한 것은 道(도)이다. 이 개념은 위대한 우주적 힘의 주체를 구체화하고 개인의 적절한 행위에 대한 개념을 제시한다. 주역의 기원은 4000년 이상 되었는데 중국 하남성 은허에서 저수지 공사를 하던중 거북이 뼈에 새겨진 (갑골문자) 기호가 이를 증명한다. 이후 주나라(周)에 이르러 큰 발전을 하는 바 그래서 周易(주역)이라 칭하게 된다. 처음 음과 양은 긍정, 부정의 답을 구하기 위해 간단히 사용되었다. 하지만 세상일이 반드시 긍정과 부정으로만 답하기는 어려운 법,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혼재되기에 더 많은 조합으로 이루어진 답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음, 양의 선에 더하여 하나의 선을 더해 소위 8괘(八卦)가 이루어진다.
위에 언급한 <주역>이란 책을 쓴 존 블로벨트에 이어 1970년에 리처드 빌헤름이 서양판 <주역>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그는 乾(건)을 창조와 용맹, 하늘, 父(부)로 坤(곤)을 수용, 헌신, 생산, 땅, 母(모)로, 震(진)을 자극활동, 천둥, 장남으로, 坎(감)을 위험, 심연 암흑, 물, 차남으로, 艮(간)을 휴식과 정지 산, 삼남으로, 巽(손)을 온화, 통찰, 바람, 장녀로, 離(이)를 집착과 광명, 불, 차녀로, 兌(태)를 기쁨과 환희, 호수, 삼녀로 해석하였다. 리처드 빌헤름 이후 서양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에대한 연구가 시작되어 붐을 이루게 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긍정(Yes)과 부정(No)으로만 답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부부간의 불화가 심하여 참고 살아야할지? 이혼하는게 좋을지? 를 물을 때 문의하는 사람 혼자의 행복만을 보는 입장에서는 이혼하는게 좋으나 만약 그 이혼으로 因(인)하여 자식들이 충격을 받아 불량아가 된다는 卦(괘)를 잡았을 경우 어찌 이를 단순하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이때는 좀 더 깊숙한 진단이 필요하다. 혹시나 배우자가 改心(개심)하여 지금 문제가 된 행동을 이후 안하게 될 수는 없는지의 여부, 이혼하였을 때 경제적으로는 어떤 변화와 영향이 있는지 여부, 새로운 인연을 만나 행복하게 새출발 할 수 있을런지? 또는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다'는 격으로 더 나쁜 배우자를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 등등 수없이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여 판단을 해야 하니 단순히 참고 그냥 사는게 좋다! 라거나 당장 헤어지는 것이 좋다! 등으로 이야기 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떤 사안이 단순히 음과 양으로만 분류될 수 없기에 주역의 쾌상도 다양해 질 수밖에 없다할 수 있다. 따라서 주역은 명확한 Yes, No 보다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는 다양성을 (다수의 성분) 내포한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점이 주역의 특징이고 제일 큰 비판요소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따라서 주역의 쾌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반드시 필요로 한다. 이 쾌를 자신의 현재의 실정에 맞춰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답의 정확성이 좌우된다. 그러하기에 공부가 필요하다. 어설프게 공부한 이는 그 해석이 깊지 못하고 이른바 '수박겉핥기'식이 되기 쉽다. 같은 쾌를 짚어도 공부의 정도에 따라 그 답의 정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원전 722년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고 이때 儒家(유가), 道家(도가), 墨家(묵가), 法家(법가), 名家(명가), 陰陽家(음양가)등의 諸子百家(제자백가)의 사상이 나타나 사상의 꽃을 피운 바탕에는 주역의 사상이 있다. 기원전 5세기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주역에 단전, 상전, 문언전 등의 해석을 더함으로써 주역은 이때를 기화로 더욱 발전하게 된다. 주역은 이후 예언과 점을 치는데 뿐만 아니라 治國(치국)과 일상생활의 지혜를 얻는데 등등 수없이 많은 분야에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왔다. 이렇듯 깊은 역사와 이론의 주역은 평생을 공부해도 모자란 학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어설픈 공부로는 제대로 된 卦(괘)를 짚을 수 없고, 쾌를 짚는다 해도 제대로 된 해석을 해낼 수 없다. 어설픈 역량으로 잘못된 쾌를 짚거나 쾌에 대한 잘못된 해석은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기에 그러하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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