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려 가는게 인생
LA와 오렌지 카운티 에서 주유소와 세차장을 몇 군데 운영하고 있는 오 사장님은 재력가이시다. 이 곳에서 운영하는 사업체 외에 한국에도 강남요지 몇 군데에 빌딩을 소유하고 있고 지방 요지요지에 땅도 여러 곳 소유하고 있어서 나타난 재산만 해도 수백억이 넘고 들리는 소문에는 천 억 대의 어마어마한 갑부일 것이라는 소리가 많다. 대단한 것은 이런 상상이 잘 안가는 거액의 재산을 어느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이루어 냈다는 점이다. 옛 말에 ‘똥 구멍이 찢어지도록 가난하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밥해 먹을 쌀이 없다 보니 들이나 산에서 나는 나물이나 나무 껍질 등을 벗겨서 죽을 쑤어 먹다 보니 뱃 속에 기름기가 없어 변이 내장 속에서 굳어 경화되니 변비 증세가 생긴다. 이를 배설하려고 애쓰다 보니 항문이 찢어지는 일이 종종 있어서 여기에서 연유되는 말인데 어릴적 오 사장님의 집안 형편이 이러했다한다.
오 사장님을 처음 면담 했을 때 이분의 팔자를 뽑아보니 을목일주가 생월이 복록이 되고 천간에 재관이 투출하여 일간이 약해진 구조여서 최상격의 자수성가형 사주 였는데 역시 그러했다. 이분은 경기도 안성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결혼 한지8개월 만에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아버지가 어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자살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근세기에 좌우의 대립 속에서 자신이 죽지 않으면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어서 어떻게 보면 ‘의로운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주변에서 이야기 했다 한다.
아무튼 새색시가 임신한 몸으로 날벼락을 맞은격이었는데 그래도 이분의 어머니는 역경에 굴하지 않고 이분을 키워냈다고 한다. 시도때도 없이 경찰에서 나와 집안을 뒤지고 어머니를 불러 닥달하는 그런 암흑 같은 세월 속에서 어릴적 이분의 소원은 ‘보리밥을 배 터지게 먹어 보는 것’이었다. 늘 허기에 시달리고 나물 죽과 나무 껍데기로 연명하다보니 만성 변비에 걸려 배변하기가 고통스러웠고 변도 돌덩이같이 딱딱해서 어릴 때는 모든 사람의 변이 그 상태라고 생각 했고 항문이 찢어지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시장 바닥에서 온갖 행상을 하며 겨우겨우 끼니를 이어가는 삶이었으나 오직 이분 아들 하나에 의지하고 희망을 꺾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영특했던 이 분은 배를 곯아가면서도 항시 학교 성적은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다행히 사범학교에 진학할 수 있어 어렵게 어렵게 국민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우선 의식주 걱정이 없으니 살 것 같았다고 한다. 이분에게 인생의 큰 기회가 온 것은 국민학교 선생 노릇 시작한 뒤 6년쯤 있어서였다. 외가쪽 먼 친척 아저씨가 당시 말 죽거리 (지금의 양재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그분의 아들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돈이 급하게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아무리 수소문 해 보아도 가난한 농사꾼에게 돈을 빌려줄 이가 없었고 그렇다고 자식을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는 처지여서
친척 누님 뻘인 오 사장님 어머니에게까지 하소연을 하게 된 것 이였다. 하지만 선생 노릇으로 몇 년 모아 둔 돈 이래야 얼마 되지 않았고 아주 가까운 친척도 아니어서 완곡히 거절했는데 이분이 어떤 기미를 느꼈는지 거의 결사적으로 매달렸다고 한다. 해서 하는 수 없이 모아 놓은 돈을 전부 빌려 주게 되었고 급전을 구하는 이분에게 보증까지 서게 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허나 불행히도 이분의 아들은 회생하지 못했고 이분이 돈마저 못갚게 되자 보증을 선 자신까지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친척아저씨 되시는 분도 조카 뻘인 이분에게 너무 미안해서인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밭 떼기 몇 백 평을 이분의 명의로 넘겨주었는데 이런 일이 있고 몇 년 안되어 이곳에 개발 바람이 불어 이 땅이 큰 돈이 되었다. 부동산의 묘미를 깨달은 이분은 선생 노릇도 집어 치우고 본격적으로 이 돈을 밑천 삼아 부동산 투자에 나서게 된다. 이렇게 십여 년을 지내는 동안 오 사장님의 재산은 기하 급수적으로 불어나서 이제는 귀하신 몸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예쁜 색시를 얻어 장가도 들었고 아들 딸 줄줄이 낳아서 3 남 3 녀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자라나자 마누라가 하도 졸라 대어서 썩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미국 이민 길에 오르게 된다.
이 분이 필자와 상담 말미에 하셨던 말 인 즉 “어 휴! 어린 시절 배고팠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끔찍합니다. 운명이라는 것이 참 묘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때 내가 그 친척 아저씨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선생 노릇을 평생 하면서 지냈을 텐데 뜻 하지도 않게 부동산 투기에 나서게 될 줄이야 꿈에라도 상상해 보았겠습니까? 하하하” 이래서 자신이 의도하든 , 의도하지 않든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 좋은 쪽이든 또는 나쁜 쪽이든 간에 등 떠 밀려 가는 듯한 느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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