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얼굴에 손톱자국 날 뻔한 사연
East LA한 작은 도시에서 중국 집을 운영하시는 마 사장님은 필자와 가끔 상담 하시는 오래된 고객이시다. 평소 이 분을 필자가 부러워하는 것은 이 분의 어학 실력이다. 중국 화교 분이어서 한국어 중국어에 능통한데다 한국에서 처음 이민을 간 곳이 남미여서 스페니쉬에 능숙하고 부인이 일본 분이시고 일본에서도 젊은 시절 몇 년 머물며 일한 경험이 있어 일본어도 어느 정도 구사하시고 미국에 이민 오신지 오래된 올드타이머 이시라 영어도 수준급이다. 즉 한국어,중국어, 스페니쉬, 일어, 영어 모두 5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처음 필자가 이 분 사주팔자를 대하고 보니 ‘역마살’이 중첩되어 있어 처음 건넨 말이 “역마가 중첩하니 천하를 주유하는 명이라! 세계 여러 곳을 떠돌며 사셨군요!” 였는데 역시 그랬다. 이분은 인천 출신이다. 인천에서 중국 집을 운영하시던 선친의 뒤를 이어 평생을 중화 요리점과 인연이 되어 살아왔고 현재까지 그렇다. 이 분의 사주구성상 戊土 일주가 주위의 강한 火 성의 역행을 받아 초신강해져 자신의 주관이 지나치게 강하고 고지식하며 가부장적 권위를 생명처럼 여기는 독단형 사주여서 누군가와 타협을 하기보다는 지배하는 형이라 늘 주위 사람들과의 융화가 문제였다. 즉 무조건 내가 왕 노릇하며 살아야지 남이 나보다 잘되는 것은 보고 참지 못하는 약간 비뚤어진 성격이기도 하나 위인이 워낙 부지런하고 성실해서 경제적으로는 크게 성공해 계신분이다. 모 요식업 협회 회장에 나섰다가 낙선한 이후 동종 업계에 계신 분들과는 연을 끊어버리고 일절 만나지도 않은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 분 왈 “인물을 알아 보지도 못하는 질떨어지는 인간들하고는 상종하기도 싫고 지들끼리 잘 해 쳐 먹어라” 였다. 이 분은 돈에 대해서는 매우 인색해서 절대 허튼 돈을 쓰지 않았는데 몇 년 전부터 변화가 왔다. LA에 있는 모 클럽의 미스 박에게 홀딱 반해 버린 뒤 사람이 달라졌다. 돈 몇 불이 아까워 외출했다가도 외식 하는 돈이 아까워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와 집에서 해결하곤 하던 짠돌이가 하룻밤 술값 몇 백불에 팁 값 몇 백불 해서 천불이 넘는 돈을 척척 써대는 것이였다. 부인은 남편이 평생 안하던 짓을 70이 다 된 늘그막에 시작한 것에 눈 꼴이 시렸지만 남편에 복종하는 일본 여인네 특유의 심성으로 별말없이 지켜 보았는데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자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다.
일주일 내내 아예 그 클럽을 출근 하다시피 하는데 클럽 문여는 시간에 맞춰 셔터 열리면서 들어가서 셔터 닫히는 시간에 퇴근하는 정도였다. 그러더니 이제는 평생 안해온 외박까지 서슴지 않더란다. 부인이 참다 못해 “이건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자식 체면도 있고, 며느리, 사위보기 창피 하지도 않나요? 다 늙어서 이게 무슨 주책 이십니까?” 라고 했더니 “이게 어디서 평생 안하던 잔소리를 하고 있어! 남편이 우습게 보이나? 어디다 함부로 주둥질이야!” 라고 하며 잡아 먹을 듯이 노려보고는 무시해 버린다한다.
부인이 후에 필자를 찾아와 남편 문제를 상담하며 전해 준 이야기이다. 이러더니 나중에는 부인에게 이혼하자고 성화란다. 부인 표현 대로라면 ‘늙어서 망령 든 늙은이의 미친 짓’이요 후에 들은 마 사장님 표현 대로 라면 ‘ 가슴 애잔한 황혼의 로맨스’ 였다. 말 그대로 ‘남이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이였다. 후에 마 사장님이 미스 박과 자신의 궁합을 보아 달라며 찾아 왔을 때 보니 평소와는 달리 얼굴에 화색이 돌고 행동이 들떠보이는게 ‘전형적으로 사랑에 미쳤을때 나타나는 증상’이였다.
허나 필자가두 분의 ‘궁합을 살펴보니 영 아니 올씨다’ 였다. 미스 박이 옆에 앉아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대 놓고 이야기 해 드릴 수 밖에 없었다. “궁합이 아주 나쁘게 나옵니다! 그리고 궁합 문제를 떠나, 마 선생님 정신 좀 차리세요! 궁합이 좋고 나쁘고를 따지기 전에 마흔도 채 안된 여자가 70다 된 남자에게 진정으로 빠질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다 마 선생님 돈을 뺏어 먹자는 수작 아닙니까?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라고 하니 옆에 있던 자칭 미스 박 눈꼬리를 위로 치켜 뜨더니 “수작? 뭐라고 그랬어? 수작?” 하며 필자의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로 사납게 덤빈다. 아찔한 순간 이였다. 무심코 튀어 나온 말 한마디가 사람을 잡을 뻔 했다. 이놈의 입이 방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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