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처와 모친의 불화

2020.12.19




              처와 모친의 불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필자를 찾았다. 선해 보이는 큰 눈에 오똑한 코와 입매가 단정함을 느끼게 하는 선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기둥을 세우고 주역상 쾌를 짚으니, ‘이지무망’ 의 쾌다. ‘화호불성 반위구자’의 운세이다. 즉 ‘만사불성의 운이요 골육상쟁의 쾌니 가족 간의 불화로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우환수가 따른다’ 로 해석할 수 있다. 필자가 다시 한 번 이이의 사주 구성을 보니 많은 인성이 비견•겁재에 생을 받아 약한 재성을 극하고 있어 전형적인 ‘처와 모친이 불화하는 사주’였다. 


사주팔자 속에 이분의 경우처럼 많은 인성이 비견•겁재의 생을 받아 약한 재성을 극하거나 재성이 인성과 형충된 경우 그리고 많은 재성이 인성을 극할 경우 처와 모친의 불화로 인해 가정이 시끄러운 경우가 많은데 이분이 그 경우가 아닌가 싶었다. 필자 왈 “집안이 시끄러워지는 운세이고 선생님 팔자를 보니 모친과 처가 불화하는 사주여서 혹시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지 않나 싶은데 어떻습니까?” 라고 하니 이분 한참 멍한 표정으로 있더니 “나 참! 세상에 그런 것도 사주팔자 속에 다 나옵니까? 거참 신기하네요” 라고 한다. 


이분은 대학 캠퍼스 커플 이었던 부인과 대학 졸업 직후 결혼하였다. 부인과는 취미나 사고방식이 유사해 죽이 척척 맞는 잉꼬 부부였다. 슬하에 남매를 두었고 오빠인 아들은 사내답게 씩씩하며 총명한 데다 리더십이 있어 항시 주위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내대장부다운 아들이었고 딸은 영락없는 기집애 성격이어서 얌전하고 총명한데다 엄마를 닮아서 미모가 뛰어났다. 아이들 어릴 때 이민을 왔고 부인은 간호사로 또 본인은 회계사로 일하고 있어 수입도 안정적이어서 하나도 걱정거리가 없는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유일한 걱정거리는 모친과 아내의 불화였다. 


이분 어려서 홀로된 어머니는 오로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에 의지해서 평생을 살아온 분이고 모든 면에서 훌륭하고 자애로운, 합리적인 사고를 지닌 분이였는데 이상스러울 정도로 며느리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관대함이 없었다. 결혼하기 전부터 ‘몸매가 너무 가냘퍼서 애나 낳을 수 있겠는가’ ‘얼굴 하관이 너무 빠르다’ ‘성격이 너무 경망스럽다’라는 등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결혼을 반대하더니 아들의 의사가 너무 강경하자 하는 수 없이 결혼을 허락한 후에도 끊임없이 헐뜯었다. 부인의 경우도 성격이 활달하고 소탈해서 어느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사교적인 성격이고 친척 어른들 대할 때도 귀염성이 있어서 인기가 만점인데 유독 시어머니에게는 무뚝뚝하고 ‘노인네가 망령이 나신 것 같다...’ 는 등 막말을 하기 예사였다. 평소의 교양 있는 행동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이분은 예전부터 어머니에 대한 효심은 각별해서 밖에 나가 혹시 맛있는 음식을 맛보면 우선 어머니 몫부터 챙기고, 혹시나 몸이 불편하시지는 않는지 평소에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살피며 용돈도 두둑히 챙겨 드리며 어머니가 가시고자하는 집안의 대소사 행사에 꼭 모셔다 드리고 부조금도 넉넉히 준비해 드렸다. 그리고 퇴근하면 어머니 방에 먼저 들어가 인사하고 한참이나 어깨며 다리를 주물러 드린 후에야 옷을 갈아입을 정도로 효자였다. 그렇다고 아내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끔찍이도 아내를 사랑하고 작은 것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자상한 남편이자 남매도 끔찍이 사랑하는 훌륭한 아빠였다. 모친과 아내의 대립 속에 항상 전전긍긍하는 것은 이분이었다. 


어머니 편을 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내 편을 들 수도 없으니 그 와중에서 제일 괴로운 것은 이분인데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며 ‘우리 아들이 계집 잘못 만난 이후로 사람이 바뀌었다’라고 섭섭한 속내를 주위 분들에게 하소연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당신이 너무 어머니라고 하면 꺼뻑 죽으니까 노인네가 기고만장해 지셔서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하신다’라고 하며 눈물을 찔끔 거리는 거였다. 


괴로운 표정으로 사연을 이야기 한 뒤 “선생님! 어쩌면 좋습니까? 좋은 해결책이 없습니까?” 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현재의 운세를 깊이 살펴본 후 필자 왈 “어머니를 따로 나가 사실 수 있게 해 드리세요. 그리고 자주자주 어머니를 찾아 뵙는게 좋겠습니다.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은데 이제는 어머니도 아들에게서 벗어나 친구분들도 좀 더 많이 사귀시고 남자 친구분들도 만나실 수 있게 자유를 드리려면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 사주팔자를 보니 앞으로도 20년은 더 사실 것 같은데 계속 이런 식 일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부인보고 나가 살라 할 수는 없잖아요” 라고 하니 이분 깊은 고뇌의 표정이 더욱 깊어진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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