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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상문조객

2020.12.31




                 상문조객  


 필자와 오래전부터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상담을 하시는 홍사장님은 오렌지카운티에서 갈비집을 운영하고 계신분이다. 최근에 식당 운영이 어려워 몇 번 필자와 상담을 한 일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필자를 재차 방문 하셨다. 오셔서 하는 말이 “선생님 혹시 제가 상을 당할 운이 있나요? 어젯밤에 한국에서 전화가 왔는데 어머님이 갑자기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너무 걱정스러워서 밤새 한 잠도 못잤습니다. 지금 당장 한국에 나가봐야 하는지 아니면 조금 있다 여기일이 조금 정리 되는 데로 나가봐도 되는지 해서요!” 빨갛게 충혈 된 눈으로 필자를 긴장 되서 바라보는 표정이 안쓰러웠다. 


우선 홍사장님 운에 상문. 조객살이 들어있는지부터 살펴보았다. 상문조객은 초상을 당할 운에 대한 감정인데 그해가 쥐해일 경우 사주지지에 寅(인)과 戌(술)이 있는 경우 상문조객살이 있다 하겠는데 소해는 卯(묘)와 亥(해), 호랑이해는 辰(진)과 子(자), 토끼해는 巳(사)와 丑(축), 용해는 午(오)와 寅(인), 뱀해는 未(미)와 卯(묘), 말해는 申(신)과 辰(진), 양해는 酉(유)와 巳(사), 원숭이해는 戌(술)과 午(오), 닭해는 亥(해)와 未(미), 개해는 子(자)와 申(신), 끝으로 돼지해에는 丑(축)과 酉(유)가 사주지지에 있으면 상문. 조객살이 있다고 진단한다. 물론 그해에 상문조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상을 당하는 것은 아닌데 그 이유는 운의 흐름 속에 다른 요소가 상문조객을 눌러 주거나 깨트려줄 경우 그 흉함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甲午年이니 사주 지지속에 申(신)과 辰(진)이 있는 이의 경우 상문. 조객살이 있다 할 수 있는데 전기한 대로 다른 요소에 의해 그 흉이 감소 될 수도 있기에 반드시 꼭 상을 당한다 라고는 보기 어렵다. 아무튼 자신이 사주팔자에 상문조객이 드는 해에는 집안에 불안한 일이 발생되며, 자신 또한 하는 일이 잘 안되고, 불안감에 휩싸이며 집안에 초상이 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홍사장님의 사주팔자 속에 불행히도 올해 상문조객이 들어 있고 이를 제어해 주는 주변 요소가 없어서 슬픈 일을 당할 확률이 높아 보였다. 필자 왈 “아무래도 지금 당장 비행기 표를 끊어서 한국에 나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일도 복잡하셔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 하실 수 있습니다.” 라고 하니 홍 사장님 눈에 눈물이 핑 돌며 “아! 아! 그렇다면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는 말 아닙니까?” 라고 하며 낙심한다. 필자가 당황해서 즉시 “꼭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럴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말인데... 아무튼 제가 틀릴 수도 있고... ” 라고 하며 말을 횡설수설하자 “어쨌든 고맙습니다. 당장 나가 봐야겠군요!” 라고 한 뒤 축 처진 어깨로 상담실을 나섰다. 

 

그 후 바쁜 일과 속에 그 일을 잊고 지내던 중 재차 홍사장님의 방문을 받았다. 오셔서 하는 말이 “선생님께 감사 말씀 드리려고 왔습니다. 선생님과 만나고 난 뒤 이것저것 다 때려치우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신이 없으셨던 어머니께서 제가 병원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정신이 돌아와서는 막내인 저를 그렇게 찾더랍니다. ‘우리 막내 보고 가야 하는데... 우리 막내 꼭 보고 가야 하는데... ’라고 하며 안타까와 하셨답니다. 도착해서 병실에 들어섰더니 제 손을 꼭 잡고 아무 말없이 눈물을 흘리시더니 곧 숨을 거두셨습니다.” 라고 하더니 또 눈물을 흘리신다. 


정말 다행한 일이였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며칠 머물지도 못하고 부랴부랴 미국에 돌아와 이것저것 일 처리를 하다 보니 필자에게 인사차 와야겠다는 생각을 깜빡 잊어버리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이건 도리가 아닌데... ’ 라는 생각에 오시게 되었다하며 재차 “감사 합니다” 를 연발하신다. 필자 왈 “제게 고마울게 뭐 있습니까? 홍사장님이 올바른 판단을 해서 바로 가서 어머님을 보신게 정말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지요. 평생 희생 속에 사신 어머니이시고 손가락질 한번 받지 않고 깨끗하게 사신분이시니까 틀림없이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라고 하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를 연발하며 또 눈물을 흘리신다. “미국에 나와 사느라고 형제들 중에 제일 효도하지 못한 막내 자식이 무에 그리 보고 싶다고 하셨는지 지금도 가슴이 메어집니다.”상담 말미에 하신 이분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곳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부모님이 연로하시고 한국에 떨어져 사시는 경우 늘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늦은 밤에 전화라도 갑자기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전화 받는게 두렵다. ‘무슨 나쁜 소식이라도 듣게 되지 않나?’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구순의 노모가 계시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선생님 같은 역학의 고수가 불안할게 무에 있습니까? 다 알고 계실터인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윗글에서 밝힌 대로 변수는 얼마든지 존재하기에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 교포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도 즉시 가보지 못하는 불효를 어쩔 수 없이 저지르게도 된다.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쫓아가도 장례식이 벌써 끝나있을 수 있고, 이곳 미국생활이라는 현실이 모든 일을 즉시 때려 치고 뛰쳐나가지 못하게 하는 현실적 여러 사정이 있기에 그러하다. 아무튼 부모님이 한국에 계신 경우 우리 모두는 어쩔 수 없이 불효자일 수밖에 없다. 자주자주 문안드리고 얼굴을 뵈야하는데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가능한 한 자주 전화연락이라도 자주 드리고 어떡하든 시간을 내서 한번이라도 더 돌아가시기 전에 얼굴을 보여드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인것 같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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