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044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귀문살 (의처증)

2020.12.29

 



       

                  귀문살 (의처증)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신사복 차림의 남성분이 필자를 찾았다. 영화배우 문 성근씨와 얼굴이 많이 닮아 미남형이며 이지적으로 보이는 인상이었고 두터운 안경 속 반짝이는 눈은 이이의 총기를 이야기 하는 듯 했다. 자신과 부인의 생년월일시를 내밀며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 한다. 두 분의 사주기둥을 세우고 최근 운세로의 쾌를 짚어보니 서합지진의 쾌다!

이 운세는 불길한 운세로서 ‘다툼과 시비가 많고 집안의 흉사 또는 부부의 결별과 좋지 못한 일로 이동수가 든다’ 는 쾌여서 불안해 보였다. 그런데 이 남자분의 사주팔자 속에 木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하여 신경이 매우 예민한 체질인데다 개띠인 이분의 태어난 날이 뱀날에 시 또한 巳時여서 귀문살이 들어 있었다. 


 귀문살은 쥐띠생이 날이나 시가 닭(酉)에 해당되는 경우, 소띠생이 날이나 시에 말(午)이, 호랑이띠가 날이나 시에 양(未)이 되는 경우, 이런식으로 토끼는 원숭이(申), 용은 돼지(亥), 뱀은 개(戌), 말은 소(丑), 양은 호랑이(寅,) 원숭이는 토끼(卯), 닭은 호랑이(寅) 개는 뱀(巳), 돼지는 용(辰)이 일지나 시지에 자리한 경우 귀문살이 성립된다고 보는데 이 살이 있는 이의 경우 일반적으로 신경이 예민하며 의심이 많고 의부증이나 의처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보며 귀문살이 중첩된 경우 정신 이상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본다. 물론 귀문살이 있다고 모두 이런 증세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귀문살이 다른 요인에 의해 합 · 충 · 파 · 해, 되면 그 기능이 약해져 그 기운이 약화 될 수 있기에 그러하다. 아무튼 이분은 귀문이 강하게 자리 잡혀 있고 다른 요소가 이 귀문을 합 · 충 · 파 · 해, 해주고 있지도 않기에 불안해 보였다. 


 필자 왈 “혹시 최근에 집안에 시끄러운 일이 생기지 않았나요? 특히 부부 사이에 어떤 문제가 발생해서 터가 시끄러워 지는 운세이고 부부 두 분 중 한 분이 집을 떠나는 운세여서 물어보는 겁니다!” 라고 하니 이 분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면서 노기를 띠면서 하는 말이 “맞습니다! 선생님 제가 그래서 부랴부랴 여기에 오게 된 겁니다. 제 여편네가 바람이 나서 어떤 놈하고 도망을 쳤어요! 어디가면 이 년 놈을 찾아서 잡아 죽일 수 있나 해서 왔습니다.” 라고 하는데 그 눈빛이 번들번들 거리는 광기가 보인다. 필자가 “부인이 바람이 나서 도망갔다고 하시는데 부인이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 했다던가 아니면 바람피는 것을 보았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나요?” 라고 하니 “꼭 제 눈으로 보고, 소문을 듣고 그런것 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서 틀림 없습니다!” 라고 한다. 


“그 정황이 무엇인가요?” 라고 물은 즉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더니 “선생님 이년이 바람나서 도망간 것 틀림없지요?” 라고 하며 궁색한 답변대신 거꾸로 묻는다. 필자가 차분히 “제가 보기에는 부인은 바람을 필 수 있는 주제도 못 되고 정숙한 여인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바람을 피면 선생님이 피우면 피웠지 부인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라고 하니 이 분 대답을 못하고 계속 우물쭈물 거린다. “집안이 불안해 진 것은 선생님의 의처증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부인이 집을 나갔다면 그것은 선생님이 부인을 너무 괴롭혀서 견디지 못해 나갔을 겁니다. 오히려 추궁 받아야 할 사람은 선생님인 것 같은데요? 선생님이야 말로 이성 문제에 깨끗하십니까? 제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은데요” 


 필자의 말에 이분 왈 “아이참! 남자가 사업을 하다보면 여자 있는 집에도 갈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실수 할 수도 있는 거지 남자하고 여자가 같습니까?” 라고 궁색한 답변을 늘어놓는다. 한마디로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식인 것이다. 지가 똥을 묻히고 다니니까 상대도 똥을 묻히고 다니지 않을까 의심하는 꼴이다. 이런 이에게 특효약은 딱 하나다. “절대로 부인은 바람피울 사람이 아닙니다! 앞으로 부인을 의심해서 괴롭히지 마세요.” 라고 특효약을 내미니 이분 얼굴 표정이 풀어지며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근데... 언제쯤이면 와이프가 돌아올까요? 집을 나간지 벌써 3일째 인데 찾을 수가 없으니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나는 여자가 바람이 나서 다른 놈하고 튄게 아닌가 했는데...” 라고 하며 계속 우물거린다. 이 사람의 원래 말투가 뒷말을 정확히 끝내지 못하고 우물거린다는 것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런 이의 경우 사람이 대범치 못하고 소심하며 배짱이 없다. 그리고 성격이 예민하며 극단적이다. 치정 관계로 인해 대형사고 치는 이들이 주로 이런 유형이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배우자에게는 엄격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자기 자신은 음란하면서도 배우자에게는 지나칠 정도의 성적 도덕성을 요구한다. 잠자리에서 조차 부인이 성적인 예민함을 보이면 여자가 음란하다고 보고 바람피우는 것을 의심한다. 그러니 부인에게는 잠자리에 대한 성의를 보이지 않는 식이다. 치료가 필요한 정신병인 것이다. 얼굴에 화색을 띈 채 돌아가는 이분을 보면서 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하게 사는 사내의 고단함을 보았다. 


부부가 함께 하는 가장 기본바탕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무감’이다. 피가 끓는 젊은 시절 타는 듯한 열정적 사랑은 불과 몇 년에 불과하다. 이후로는 기쁨과 슬픔을 공유(共有)하는 동지로서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산다. 더불어 가족에 대한 의무감이다. 자식들을 훌륭하게 양육하려는 공통의 의무감이 있기에 살아가면서 배우자가 아주 미워지는 시기가 있어도 이로서 이를 극복해나가며 부부의 연을 이어가는 것이다. 세상에 뭐? 특별한 부부가 있겠는가! 다 거기서 거기다. 그렇게 함께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다. 바로 정(情)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