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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방세를 내 줄 남자만 있다면!

2021.02.01






                 방세를 내 줄 남자만 있다면!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방 여사님은 필자와 오래전부터 상담을 해 오신분이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나 마음이 안정되지 못할 때 찾아오셔서 조언을 구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고 하셨다. 어찌보면 필자는 이분의 신세한탄을 들어주고 조언해 주는 진정제 역할을 해 왔다 할 수 있다. 방 여사님은 초혼에 실패하고 초등학생 아들 하나와 살고 계시는 싱글 맘이다. 식당에서 웨이츄레스로 극성스럽게 일을 해서 돈을 벌고는 있으나 방 세 내고 차 할부금에 아들까지 키우려니 늘 부족한 돈에 시달려야 했다. 미국에서 여자 혼자 힘으로 자식 키우며 사는게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조용한 성격에 얼굴은 가르스름한 계란형이고 어딘지 모를 여성적 교태를 풍기다보니 주위에는 항상 남자가 많았다. 총각이나 이혼남부터 유부남, 젊은이부터 늙은이, 부유한 남자부터 불알 두 쪽 밖에 없는 자, 박사학위까지 있는 지식인부터 일자 무식자 등등 남자라면 거의 모두가 그녀에게 관심을 표했다. 방 여사님의 새침하고 뭔가를 갈구하는듯한 촉촉이 젖은 눈 등의 성적 매력 때문인 것 같았다. 하지만 희한한 것은 필자의 진단대로 ‘남자 복 없는 팔자’ 때문인지 처음에는 정렬적으로 사랑을 갈구하던 남자들이 방여사와 함께 동거를 시작하면 6개월을 못 넘기고 도망친다는 점이였다. 방여사가 너무 뜨거운 여자여서 데어서 도망간 것인지 아니면 성격이 까탈스러워서인지 필자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랬다. 방여사가 욕심이 많은 여자여서 남자에게 뭔가 큰 것을 요구한 것도 아니요, 욕심 없는 마음대로 그저 방 세 정도만 내 줄 수 있으면 만족하는데도 이상스럽게 그랬다. 


언젠가 방 여사님이 필자를 찾아와 하소연 겸 한탄한 것이 “선생님! 선생님 아시다시피 제가 남자에게 뭐 큰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방 세 정도만 보태주면 만족하는데 이년의 복은 왜 이다지도 없어서 그 정도 해 줄 남자도 없는지 모르겠어요! 남자가 방 세 내고 제가 생활비내고 이렇게만 되도 덜 힘들겠는데 그 정도 복도 없는 건가요?” 였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여러 유형의 여자 분을 만나게 되는데 생긴 미모와 교양정도가 그 여자의 가치를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필자가 보기에 상당한 정도의 미모와 교양을 갖추어서 남자 복이 많을 것 같은 여자 분이 지지리 궁상을 떨며 남자 복 없이 사는 경우도 많고, 손오공에 나오는 저팔계의 외모에 무식미를 풍기고 있어 남자 운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여자 분이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경제적으로도 유복하게 사는 경우도 많이 본 터라 결국 ‘팔자소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튼 작년가을 무렵 방 여사님이 필자를 방문해서 하는 말이 “선생님 드디어 제가 제대로 된 짝을 만난 것 같습니다. 일전에 친구들 모임에 나갔다가 만난 남자인데요, 사람이 점잖고 진실 되어 보여요. 부인하고는 3년 전에 사별하고 혼자서 살고 있대요. 딸린 아이도 없으니 금상첨화지요. 제가 솔직히 그 남자 분에게 이야기했어요. 나는 남자에게 큰 욕심이 없다. 여자 혼자 몸으로 아이하나 키우며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생활비를 다 대 달라는 것도 아니고 렌트비 정도만 부담해주면 나머지 생활비는 내가 벌어서 충당할 자신이 있다고 솔직히 이야기했더니 그 정도는 걱정하지도 말라면서 제게 이렇게 반지도 사주고 (손가락을 쫘~악 펴면서 새파란 알이 크게 박힌 반지를 보여주는데 보석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필자는 그 보석이 비싼 것인지 어떤 이름의 보석인지 알 수 없었다.) 목걸이도 이렇게 사 주었어요. 그래도 선생님이 남자를 만나게 되면 꼭 궁합을 보고 시작하라고 하셔서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 우리 궁합 좀 봐 주세요” 라고 한다. 


이런 분이 궁합을 봐 달라고 하면 솔직히 덜컥 겁부터 난다. 궁합이 나쁘게 나올 확률이 크다. 궁합이 나쁘게 나오면 오만상을 찌푸리고 예의 그‘남자 복 없는 년 팔자는 어쩌구저쩌구.....’ 레파토리가 나오고 신세한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속으로 ‘제발 좀 궁합이 좋게 나왔으면...’ 하고 빌며 남자의 생년월일시를 받아 방 여사님 사주팔자와 대조해 보았다. 역시 궁합이 나빴다. 나빠도 이렇게 나쁠 수가 없었다. 방여사의 푸념을 각오하고 궁합이 나온 대로 이야기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반응이 의외였다. “그럴 줄 알았어요,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언제 선생님이 궁합 좋다고 한 남자가 있었나요? 혹시나 해서 와 본거지요. 궁합이 어떻게 나오든 이제는 상관없어요.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와 산지 두 달이 넘었거든요! 별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러면 됐지요 뭐!...” 이 말에 필자 왈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궁합이 나쁘게 나와도 현실적인 노력으로 극복하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제가 이야기한 궁합이야기는 깨끗하게 잊어버리시고 현실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시면 나쁜 궁합도 극복 될 수 있을 겁니다.” 라고 한 뒤 두 사람이 지내면서 주의해야할 사항을 궁합에서 나오는 대로 설명해주었다. 


그 뒤 바쁜 일과 속에 방 여사님을 잊어갈 무렵 방 여사님과 종종 함께 같이 필자를 찾던 방 여사님 친구분 오 여사님이 상담 차 필자를 찾았다. 방 여사님 생각이 나서 소식을 물어보니 “걔 또 깨졌어요! 어~휴~ 이게 벌써 열네 번째야? 열다섯 번째야? 세지지도 않네! 이번에는 곗돈 깨서 남자 손에 쥐어주고 난 다음날 튀었대요. 사업 망하게 되었다고 하도 징징대서 마음 약한 년이 곗돈을 깨서 주었나 봐요. 그길로 끝이죠! 뭐!” 이 세상에 방 여사 방 세 내줄 남자가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오 ~ 호 통제라!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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