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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청년 변호사 황군의 도전

2021.03.10

  





         청년 변호사 황군의 도전  



         이글은 미국이 경제 위기로 휘청 이던 때 필자가 쓴 글이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황군은 26살의 청년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 손에 이끌려 미국에 온 황군은 머리가 총명하고 끈기도 있어 곧 미국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여 동부에 있는 명문대에 진학, 부모에게 기쁨을 주었다. 대학졸업 후 로스쿨에 진학하여 성실히 공부한 끝에 결국 꿈에 그리던 변호사가 된 것이다. 황군의 부모님은 처음 미국에 와서 부부가 함께 페인트 일을 배웠고 한때는 사업체까지 차리며 의욕적으로 페인트사업을 펼치기도 했으나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투자한 돈을 몽땅 떼이고 경제적으로 곤궁함에 처했다. 이런 와중에 아들인 황군이 다행히 공부를 잘 해 위로가 되었으나 비싼 등록금을 지원해 줄 수 없어 겨우 생활비 정도나 부쳐줄 수밖에 없는 형편이어서 황군은 어쩔 수 없이 학자금 융자에 늘 기댈 수밖에 없었고 학비가 비싼 로스쿨까지 졸업하자 황군의 빚은 20만 불에 육박하고 말았다. 


필자가 처음 황군을 보았을 때 잘 생긴 외모와 선하면서도 총명해 보이는 맑은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변호사가 되면 열심히 일해서 융자금을 갚고 고생하며 사시는 부모님도 편히 모시겠다고 꿈꿔왔는데 막상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자 상황은 영~ 여의치가 않았다. 오랜 불경기로 인해 로펌도 여기저기가 망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어 신규로 변호사를 채용하는 곳이 거의 없었고 오히려 데리고 있던 변호사도 해고하는 판이라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웠다. 간혹 어떤 업체에서 신규로 1~2명 모집하려는 자리에 지원자가 수 백 명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이곳저곳 과장하지 않고 백군데 정도는 지원했었던 것 같다고 하며 머리를 흔든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다보면 실업자 신세 에다가 더하여 신용 불량자로 전락할 것이 뻔 하다며 울상 이어서 필자를 안타깝게 했다. 


취업문제 때문에 필자와 몇 번 상담을 한 황군이 작년 중순경 필자를 다시 찾아왔다. 와서 하는 말이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올해 5~6월경에는 취업 운이 있는데 그 취업 운이 아무리 보아도 약하게 나오니 아마도 마음에 썩 내키지 않는 조건의 취업이 될 것이다. 우선 그곳에서 임시로 일하고 있으면 내년 초에는 정식 취업 운이 있으니 아쉬운 대로 그리해 보라고 하셨는데 말씀대로 취업이 되기는 되었습니다. 그런데 영 조건이 신통치 못합니다. 하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임시로 라도 해 볼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꼭 틀림없이 좋은 자리가 나오겠지요?” 라고 하며 재차 다짐을 받는다. 변호사로서는 조금 창피한 대우라고 말하는데 월급여가 3천불이라고 했다. 그것도 1년 임시 계약직인데 하는 일이 노가다 마냥 여기저기 정신없이 다녀야하는 일이어서 무척 망설였는데 그래도 변호사 업무이니 노는 것 보다 자신의 스펙을 쌓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아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필자 왈 “3천불이면 작은 돈은 아닌데 물론 일을 해야지 놀 수가 있는가?” 라고 하니 “그런데도... 제가 독신이잖아요? 그래서 세금 다 떼고 나면 이것저것 제하고 2천불이 겨우 될까 말까해요! 그래도 할 수 있나요. 은행 이자라도 갚아 나가야 하니까 할 수 없지요.” 라고 한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지 처음 보았을 때 보다 얼굴이 핼쑥하고 많이 지쳐 보였다. 어려운 시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의 어두운 그늘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필자 왈 “겨우 돈 얼마 받고 내가 자존심 죽여 가며 일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돈 받아가며 사회 대학에서 배운다고 생각해봐요. 황군의 첫 사회생활 이니까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겨우 이 돈 받자고 내가 이 고생을 해? 라는 부정적 생각을 말고, 돈까지 주면서 사회생활을 가르쳐 주는 고마운 곳이구나! 이제껏 돈을 내며 무엇인가를 배웠는데 이제는 돈을 받아가며 무엇인가를 배우는 입장이 되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가! 라는 긍정적 생각을 하며 열심히 배운다는 자세로 일을 하면 그곳에서도 성실성을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요, 그런 평가들이 쌓이고 쌓여 황군의 인생살이 밑거름이 될 겁니다. 항상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보면 일도 술술 잘 풀릴 것이요, 행복한 마음이 유지되니 건강할 수 있고 좋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내 주위에 모이게 되는 겁니다. 


성내고 화내며 슬퍼하는 사람에게는 좋지 못한 음(陰)의 기운(氣運)이 자신도 모르게 뿜어져 나와 좋지 못한 기(氣)를 지닌 사람들을 주위에 불러 모으고 나쁜 일들을 불러 들여서 결국 스스로 파는 불행이라는 함정에 갇히고 마는 겁니다.” 라고 하며 위로 겸 격려의 말을 건내자 황군 표정이 밝아지며 “선생님 말씀대로 한 번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제가 조금 잘못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라고 한다. 그 후 황군은 필자의 예상대로 올해 초 좋은 자리에 취직이 되었다. 다른 곳으로 직장을 바꾼 것이 아니라 임시로 일하던 그곳에 정식사원이 되었다. 급여도 갑자기 3배 이상이 되었다. 이제 살만해진 것이다.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원래 회사에서는 황군이 하던 일을 해오던 정식 직원인 변호사가 있었는데 갑자기 병이 나서 병가를 내고 수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금방 회복 되리라고 예상했던 회사에서는 임시로 그 업무를 떼워 줄수 있는 한번 쓰고 버릴 ‘땜방용’ 변호사가 필요했고 시절이 시절인지라 큰 돈 안주고도 데려다 쓸 변호사는 넘쳐 나기에 아르바이트생 데려다 쓰는 식으로 황군을 임시 채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병가를 낸 변호사의 건강상태가 점점 심각해져 결국 회사를 사퇴할 수밖에 없었고 황군의 성실성과 능력이 오히려 예전 변호사 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자 회사에서 그대로 황군을 정식사원 변호사로 채용하게 된 것이다. 변호사 자격을 지닌 명문대 출신이 그 정도 형편없는 대우에 만족할 이는 없었을 것인데 황군은 이런 것에 연연치 않고 자신의 최선을 다해 업무에 성실성을 보인 것이 주효하여 이런 행운을 불러준 것이다. 황군의 건투를 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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