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삼년 무개 어부지도 가위 효 (三年無改於父之道可謂孝)

2021.03.18




             삼년 무개 어부지도 가위 효 (三年無改於父之道可謂孝)  


 ‘삼년무개어부지도가위효’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버지가 죽은 뒤 삼년간은 아버지가 생존했을 때 하시던 일을 그대로 두고 조금도 고치지 않는 것은 아버지가 그대로 생존한 것처럼 여기는 아들의 지성 이므로 참다운 효도라 할 수 있다는 말을 이름이다. 이와 관련한 사연이 있어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공 선생님은 필자의 오래된 고객이셨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살아 생전에 회사운영과 관련되어 이런저런 자문을 많이 구해 오신 분이다. 30대 초반에 미국에 이민 오셔서 40년 이상을 기계공업 분야에서 일해오신 엔지니어 이자 40이 넘어서는 창업하여 꽤나 규모가 큰 기계공작 회사를 이루셨다. 종업원이 300명이 넘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닌 회사로 키우는데 까지 공 선생님이 기울인 정성과 노력은 눈물겹다 할 수 있다. 워낙 성실하신 데다 가 성격이 깔끔하고 치밀하여 사업상 신용을 철저히 지켰고 납기일만큼은 몇날 며칠 밤을 세면서라도 지켜내서 미국 여러 주에 거래업체가 공 선생을 신용하여 거래를 터주었고 거래처들은 10년 ~ 30년 이상씩 꾸준히 공 선생님과 거래를 이어갔다. 이에 답하여 공 선생님 역시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거래처 입장을 먼저 고려하여 ‘최저의 가격에 최고 품질의 상품’을 공급 하는데 주력하니 거래처들의 신뢰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공 선생님의 업체는 탄탄한 중소기업이 되었다. 


공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필자를 찾았을 때 하신 말씀이 “전에 법사님께서 제 사주를 보고 기토(己土)일주가 해월(亥月)때 출생하고 사주에 화(火)의 기운(氣運)이 없어 체질적으로 위가 냉하니 위를 특히 조심 하라고 하셨는데 요즈음 속이 계속 좋지 않아서 며칠 전 병원에 갔었는데 좀 더 세밀하게 진찰이 필요하다며 며칠 뒤 다시 오라고 해서 덜컥 겁이 나지 뭡니까! 작년에 본 올해 일진도 무척 좋지 않다고 해서 이래저래 걱정이 됩니다. 저 괜찮겠지요?”였는데 공 선생님 말씀대로 그해 운수가 ‘수지정’ 의 쾌여서 필자 역시 무척 불안하게 느껴졌다. 이 쾌는 ‘예상치 못한 불운이 닥친다! 평지풍파 속수무책의 운’이라고 해석 되어지는 쾌 여서였다. 괜찮으실 꺼 라고 애써 에둘러 안심시켜 보내 드렸지만 결국 그 만남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는 상태라 서둘러 수술만 하면 별 일 없을 거라고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수술 중 사망하고 말았다 한다. 의료 사고의 의심도 들어 가족들이 병원 측에 항의하고 소송도 고려중 이라는 소리를 지인을 통해 들었다. 가족들 입장에서도 ‘마른하늘에 날벼락’ 이라고 그렇게 건강 하시던 양반이 갑자기 가셨으니 정신이 무척이나 없었을 것이다. 그 후 공 선생님 사모님과 공 선생님의 유일한 혈육인 외아들 공君이 함께 필자를 찾으셨다. 위로의 말이 오고간 뒤 공君이 아버지의 회사를 이어받아 이끌어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공君은 아버지처럼 머리가 스마트하고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 이었는데 당시 MBA를 마치고 미국 굴지의 큰 회사 회계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재원 이었는데 아버지의 급서로 부랴부랴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의 회사 업무 인계에 정신이 없던 차였다. 그런데 아버지 회사의 업무를 파악하다 보니 너무도 비효율 적인 요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우선 회사 창업 시부터 일하던 창업공신(?)격의 오래된 노회한 직원들이 하는 일 없이 너무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었고, 거래처에 납품하는 납품가가 시중시세의 70%선이여서 10년 전 납품가 그대로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영 구조개선 을 통해 이를 바로 잡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비효율 적인 옛 직원들을 내보내고 능력 있고 빠릿빠릿한 젊은 직원으로 대신하며 거래처와 의 관계도 인간적인 정에 끌려 ‘좋은 게 좋은 것’ 이라는 식의 관계보다는 효율성과 수익성에 중점을 두어 ‘해줄 것 정확히 해 주고 받을 것 확실히 받는 관계’ 로 바꿔서 납품가격도 현실화 시키겠다는 참신한(?)발상이었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옛날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와서 필자를 보곤 하던 것이 생각나 문의하기 위해 어머니를 모시고 오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말없이 공군의 운을 살펴보니 둔지절의 쾌가 나왔다. ‘큰 것을 얻으려 말고 새로운 변화는 취소하라. 가던 길에 범을 만나게 되리라!’ 라는 쾌여서 은인 중해야 한다는 쾌가 나왔다.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가 필자 왈 “옛말에 ‘삼년무개 어부지도 가위효(三年無改 於父之道 可謂孝)’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최소 3년 내에는 아버지가 이루어 놓으신 모든 것에 함부로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말인데 효도의 자세 여부를 떠나 현실적으로도 누군가가 오랜 세월 이끌어 오던 조직이나 관례 등을 갑자기 함부로 바꿀 경우 그 폐 혜가 크다고 볼 수 있기에 이 말은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아드님 운세 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경계하고 있으니 웬만하면 처음 3년 정도는 비효율적으로 보여도 아버지의 방식대로 꾸려나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라고 간곡히 충고 하였다. 


허나 후에 공 여사님을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공君은 필자의 충고를 듣지 않고 조직의 개혁에 들어갔다 한다. 옛 직원들이 떠나면서 노동청에 고발을 하고 소송을 제기해서 말썽을 피우고 거래처 들이 급작한 가격 인상에 하나 둘 거래를 끊어 결국 공君이 사업을 물려받은 지 채 3년이 못되어 손을 들고 말았다 한다. 어차피 그것도 그 회사와 공君의 운명 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상담이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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