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여성

2021.03.31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여성


 옹 여사님은 자바시장에서 일하고 계신분이다. 패턴사로 일하고 있는데 실력을 인정받아서 꽤나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 커리어우먼이시다. 하지만 필자를 처음 만나 상담을 하시던 8년 전만 하더라도 앞날이 깜깜하다며 눈물을 쏟던 처지였다. 옹 여사님이 미국에 오신 것은 10년 전쯤이다. 한국에서 결혼에 한 번 실패하고 작은 찻집을 서울 변두리에서 운영 하셨었는데 미국에 살던 여고 동창생이 자신의 신랑친구인 홀아비를 소개해서 미국에 오게 되었다. 


서로가 한 번씩 상처를 입은 처지라 서로를 가엾게 여기고 처음에는 서로 의지해서 재미있게 살아나갔다. 헌데 남편의 도박증세가 재발하면서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남편이 갑자기 집을 나가버렸다. 결혼비자로 2년짜리 임시영주권을 지니고 있던 옹 여사는 당황했다. 미국으로 시집간다며 친척어른들에게 인사까지 다 드리고 주위 지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는데 얼마 살지도 못하고 이혼녀가 되어 무슨 낯으로 그들을 대하나 싶어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얼마 후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 배짱식으로 하는 말이‘매일 찡찡대며 잔소리 해대는 너하고는 못살겠으니 이혼하자’였다. 신분이 없는 옹 여사의 처지를 십분 이용한 협박이었다. 더럽고 치사했으나 자신이 잘못했다고 애걸하며 용서를 빌었으나 적반하장 격으로‘용서해 줄 테니 어디서 2만불만 구해 오라’고 하는 더러운 요구를 해왔다. 


지금까지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LA에 많이 득실거린다는 ‘양아치 시민권자 놈’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 문제로 티격태격하다가 남편 몰래 이놈이 요구하는 소리를 녹음기로 죄다 녹음을 했다. 그리고 변호사를 찾아가서 의논하니 처음에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것이 진정한 의사로 출발한 것이고, 신분을 약점 삼아 남편이 학대를 한 것이니 남편의 협조 없이도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하며 자신이 다 알아서 해 줄 것이나 자신에게 일을 맡기라고 하며 거액의 돈을 요구하였다. 그래서 큰돈을 지불하고 일을 맡겼는데 나중에 보니 일을 전혀 진행시킨 것이 없었다. 이놈 또한 사기꾼 이민 브로커 였던 것이다. LA에 사는 인간들은 왜 다 이 모양인지 모두가 사기꾼들로만 보여 두려웠다한다. 결국 봉사단체인 ‘생명의 전화’에 전화해서 도움을 받아 보라는 필자의 충고에 따라 그곳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결국 영주권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갑작스런 남편의 태도변화와 무리한 요구에 당시 무척이나 당황해서 세상 모든 것이 끝난것처럼 절망하던 옹 여사님의 표정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처음 상담이후 가끔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하시는 단골고객이 되었고 문제가 있을 때 마다 필자의 의견을 구하러 오시곤 했다. 어느 날인가 앞으로 살아갈 날이 깜깜하다고 하시며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면 좋겠냐는 질문에 이분의 사주팔자속 용신을 찾아 직업궁을 살펴보니 <의류계통, 패션, 이쁘게 해 주는 것!> 이라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40대 중반이었던 당시 나이로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기술을 배우기 어려울 것 같아 1~2년 정도만 집중 노력하면 가능하다 싶은 ‘패턴기술’을 권했는데 매달 수업료가 만만치 않았다한다. 천불 가까이 내는 수업료와 공부를 하자니 다른 일을 할 수 없어 돈을 벌 수 없는 상태에서 꼬박 꼬박 들어가는 방세, 생활비 등에 힘겨웠지만 이를 악물고 어려움을 이겨나가며 패턴 공부에 매달렸다고 한다. 결국 1년반 정도 걸려 공부가 끝났고 다행히도 취업이 되었다. 


처음에는 주 $700불의 급여로 일이 시작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주급이 점차 높아져 $1500불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한다. 8년 가까이 매진한 결과였다. 이래서 미국에서 살려면 남녀 나이불문하고 확실한 기술하나는 꼬~옥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옹 여사님을 보면서 하게 됐다. 년 초가 되면 매년 빠짐없이 필자를 찾아와 신년운수를 보고가곤 하던 옹 여사님이 어느 날 필자를 보고 뜬금없이 배시시 웃으신다. 왜 그런고? 생각하며 옹 여사님 운을 들여다보니 ‘아 하! 합궁 운이 들었구나!’ 시집가시게 되는 운이었다. 아무 말 없이 있다가 필자가 불쑥 “남자 분 생년월일시를 줘 보세요!” 라고 하니 잠시 당황한 표정이시더니 우물쭈물 생년월일시를 이야기하신다. 필자가 짐짓“아니왜요? 이제는 남자라면 치가 떨려서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라고 하시더니!”라고 놀려주자 순진한 옹 여사님 얼굴이 빨게 지시면서 “아니...뭐...그때는..그랬는데...중얼중얼”잘 들리지도 않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옹 여사님 사주팔자와 남자분의 사주팔자를 비교해보니 아주 궁합이 좋게 나왔다. 필자 왈 “이 신사 분은 몇 년전 쯤 상처하신 분 같은데 위인이 아주 젊잖고 책임감이 무척 강하시며 체면을 매우 중시하시는 분으로 보입니다. 말이 별로 없는 과묵한 분이여서 재미는 없겠으나 아주 성실한 분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궁합도 좋으니 금상첨화이군요! 잘 사귀어 보십시오.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라고 하니 옹 여사님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며 “제가 좋다고 얼마나 정성을 다하며 쫓아다니는지 제가 그만 그 정성에 지고 말았어요. 생기신게 꼭 곰같이 우직하고 선생님 말씀대로 말이 없어 재미없는 사람이기는 한데 신의가 있어보여서 제가 마음을 열게 되었어요. 예전에 나쁜 일을 겪고 나서 선생님께 말씀 드린 대로 남자라면 신물이 날 정도였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슬며시 바뀌지 뭡니까? 저도 좀 뻔뻔하지요?” 하더니 까르르 웃으신다. 


진심으로 축하드렸다. 다행히도 좋은 분을 만나서 다행이었다. 자신의 위기에 좌절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기회로 만든 현명한 한 여성분의 사연이었다. 옹 여사님! 요즘 깨가 쏟아지시죠? 행복하시길 빌어드립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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