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陰陽和而後雨澤降(음양화이후우택강)

2021.04.03


                    



                          陰陽和而後雨澤降(음양화이후우택강)    

 

 陰陽和而後雨澤降(음양화이후우택강)이란 말이 있다. 이는 하늘과 땅 사이에는 음과 양 두 기운(氣運)이 조화하여 비를 내린다는 뜻으로 땅에서 올라가는 열의 기운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찬 기운이 만나 구름을 형성하고 이것이 비가 되어 내린다는 과학적 이치와도 통하는 바, 부부가 화합하여야 비로소 집안의 번영이 있다는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과도 같은 의미의 말이다. 요즈음 경제가 어려워 지다보니 삶이 팍팍해지고 신경들이 예민하여 부부사이에도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문제를 가지고도 큰 싸움으로 번지는 예가 종종 있는 것 같다. 허나 어려울수록 부부가 화합하여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지 경제도 어려운데 부부사이 마저 화합치 못한다면 이는 가정과 직장 또는 사업장 모두가 지옥으로 변해 견디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경제난으로 인해 가뜩이나 날카로와진 신경을 화목한 가정에서나마 쉬어주어야지 집에서 마저 화목치 못하고 정신을 쉬지 못하다보면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내몰리고 자신과 상대에게 크나 큰 상처를 주어 끝내 관계를 회복치 못하고 결별하거나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이와 관련하여 대조적인 사연이 있어 여기에 소개코저 한다.


K씨 부부는 한인타운에서 식당업을 하고 계신분이시다. 이민 온지 20여년이 넘었고 오로지 식당업에만 매진하여 식당을 3곳에서나 운영하여 꽤나 성공한 축에 들었다. 1남 2녀 아이들 모두 말썽없이 잘 자라주어 걱정하나 없는 가정이었는데 몇년전부터 타운경기가 확 죽어버리자 세 군데 식당 모두가 큰 어려움에 봉착하기 시작했다. 세군데 식당 종업원 수만 50여명이 넘고 월 나가는 가게세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은 그나마 부동산에 모두 묶여있고, 또 그 부동산에 대한 페이먼도 만만치 않으니 캐시로 가지고 있던 백만 불 가까운 돈도 그냥 스물스물 녹아버리는 중이였다. 예전에 가슴을 뿌듯하게했던 재산들이 이제는 골칫거리로 변했다. 그동안 누가보아도 잉꼬부부였던 부부사이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예전에 K씨가 필자를 찾아와서 상담을 할때 필자가 “어려울수록 부인에게 다정하게 잘 대해주세요.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부인에게 푸는 어리석은 짓은 절대해서는 안됩니다.” 라고 충고하니 K씨 왈 “제일 만만한게 마누라라고 자꾸 나도 모르게 마누라에게 신경질을 부리게 되고 예전에는 웃고 넘어갈 정도의 작은 결점도 눈에 크게 거슬려서 자꾸 잔소리하다보니 집안이 시끄러워 집니다. 내가 이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그렇게 되네요!” 라고 한 뒤 큰 한숨을 내쉬신다. 필자가 몇 번이나 당부를 했건만 가끔 주변인들을 통해 듣는 소식은 불안했다. K씨 부부가 영업장에서 그것도 종업원들 보는 앞에서 큰 소리고 싸웠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 때문에 종업원들도 불안해 한다는 소식이 들리곤 했는데 어느날 K씨 부인이 필자를 찾아와서는 심각하게 이혼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보고 “아이쿠 올것이 오고 말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불경기에다가 부부 불화문제는 두 사람이 법정에 서서 상대를 물어뜯는 진흙탕 싸움이 되었고 사업은 망하고 싸움을 부추기던 변호사들만 배터지게 만들고 말았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도 있으니 R씨 부부 이야기다.


R씨 부부는 타운 변두리에서 작은 세차장을 경영하고 계신분이다. 두 부부가 어렵고도 어렵게 장만한 세차장이 불경기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되자 부부는 물론 온 가족이 손 벗고 나섰다. 대학 다니던 아들은 휴학계를 내고 아빠 엄마를 돕겠다고 나섰고, 딸은 자신이 받는 월급 거의 전부를 운영비에 보태라고 거들었다. 할 일없이 실업자로 빈둥거리던 처남도 누이를 돕겠다고 나서고 백수건달 처남의 애인도 처남에게 잘 보이려고 무급 봉사에 나서기까지 했다. 백수건달 주제에 얼굴은 영화배우같이 생긴 게 이럴 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며 나중에 R씨는 껄껄 웃으며 이야기했다. 아무튼 여러 사람이 죽자 살자 매달려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고 고비를 넘기려 안간힘을 섰다. R씨 부인은 애쓰는 남편이 안쓰러워 이것저것 몸에 좋다고 하는 것은 없는 돈에 구해다 먹였고 R씨는 이런 부인을 위해서라도 꼭 이 위기를 넘기겠다는 결심을 하고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다. 


고생한번 안 시키고 키운 아들은 부모님이 이렇게 애를 쓰면서도 자신에게는 험한일 한번 안 시키고 곱고 귀하게 키워준 것이 고마워 감동하는 계기가 되었고, 딸 역시 어려움 속에서 내색한번 안하고 묵묵히 고생해 오신 부모님이 고마워 눈물 흘렸다. 위기를 계기로 온 가족이 단합하고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날나리 백수건달 처남도 생전처음 험한 일을 하면서 노동의 보람을 알게 되었고 자신을 진정으로 돕기 원하는 아가씨의 진심도 알게 되어 단지 엔조이 대상이 아니라 생전 처음으로 장래를 생각하는 이성으로서 여자 친구를 대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그 이후 매출이 상승하여 급한 위기는 넘겼고 은행과도 교섭이 잘 되어 매달 붓던 페이먼도 줄게 되어 사업이 정상화 되는 것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위기가 기회가 된 아름다운 사연이다. R씨 가족은 위기를 통하여 가족간의 사랑을 더욱 확실히 하였던 것이다. 그 후 아들은 복학하여 학업을 계속하였고 그 와중에 딸은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하였다. 백수건달 노총각 처남은 세차장에 나와 적극 자신을 도왔던 아가씨와 함께 실내 포장마차를 차려 생전 처음으로 돈벌이에 나섰다. 사람이 된 것이다. R씨 가족 모두에게 행운이 깃들길!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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