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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生殺之權 (생살지권)

2021.05.13


 



                    生殺之權 (생살지권) 


 이 글은 현 서울 동부지원 모 판사님과 관련된 일화이다. 40대 중반의 A씨가 필자를 찾았다. 평소 필자와 자주 상담하시는 자동차 판매회사를 운영하시는 김 사장님과 함께였다. 김 사장님은 평소 사업상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필자에게 이것저것을 문의해오시곤 하시는 분이였다. A씨 왈 오랜만에 이종사촌형님이 사시는 LA에 들렸다고 하며 “형님이 매우 고명하신 철학 선생님이 계시다고 함께 가보자고 권유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예의바르게 인사한다. 


다소 차가와 보이는 인상이기는 하나 관상학상 귀골(貴榾)이고 흰 피부가 깔끔하여 귀공자풍의 사내였다. 필자가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사주 속 장성(將星)살이 있으며 여기에 양인이 동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성살이 있는 사주는 문무를 겸비하여 높은 벼슬에 오르며 장성살에 편관 또는 양인이 동주하면 손에 생살지권을 잡게 된다하여 매우 귀하게 보는데 이이의 사주팔자가 이에 속하는 팔자였다. 일반적으로 장성살은 일지가 寅, 午, 戌인 사람이 사주 속 午를 지녔을 때, 일지가 申, 子, 辰인 사람이 사주 속 子를 지녔을 때, 일지가 亥, 卯, 未인 사람이 사주 속 卯를 지녔을 때, 일지가 巳, 酉, 丑인 경우 酉를 지녔을 때 장성살이 있다고 판단하는데 조건은 이것이 형. 충. 파. 해를 당하지 않았을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아무튼 이 사주는 전형적으로 장성살을 지녔고 여기에 양인이 동주하고 있으니 귀한 사주임에 틀림없었다.


필자 왈 “혹시 관 계 쪽에 계시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 신기하다는 듯 웃으며 “네! 공무원입니다.” 라고 답한다. 필자가 다시 “공무원이라도 일반적인 공무원이 아니고 고위직이나 특수 분야의 공무원이라고 보는데 어떻습니까?” 라고 하니 역시 웃으며 “고위직은 아니지만 특별 분야는 맞습니다.” 라고 한다. 조금 더 나아가 “생사여탈권을 쥐게 되는 사주팔자 구성이니 혹시 법원 공무원 중 판사직에 계시지 않나 싶습니다.” 라고 하니 옆에 있던 김 사장님 사촌동생인 A씨의 어깨를 치며 “그것 봐! 이사람아 내가 뭐라 그랬어. 틀림없는 선생님이라고 했잖아” 라고 하며 웃는다. 일반적으로 필자가 상대방의 직업을 맞추어 내는 것은 잘하지 않는 일이나 (이것은 자신의 직업을 자신이 더 잘 알지 필자가 어찌 더 잘 알겠으며 그것을 맞추어 내는 것이 상담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A씨의 사주의 경우 특별히 생살지권을 쥐는 사주구성이라고 나와 필자도 옛적 공부한 것이 생각나 심신파적으로 확인해 본것 뿐이었다. 아무튼 폐일언하고 이분의 운로상 쾌를 주역의 쾌로 짚어보니 ‘몽지박’의 쾌다. ‘수시응물도처유영’이라! ‘가문땅에 흡족한 비가 내리니 천지가 기뻐하는 운’이여서 경사가 있을 운이요, 명예가 높은 운이었다.


이 쾌의 상을 설명하며 필자 왈 “아마도 올해 승진하시거나 또는 좋은 자리의 확보가 있을것 같습니다. 혹시 올해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인가요?” 라고 물은 즉 김 사장님이 먼저 옆에서 끼어들며 답한다. “아이고! 선생님! 우리가 그것 때문에 여기오늘 오게 되었습니다. 외종간이지만 고종사촌보다도 더 가까이 지내는 동생인데 이 동생이 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올해 인사이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길래 내가 잘 아는 고명하신 선생이 있으니 아무 소리 말고 나와함께 가보자고 권했더니 자기도 옛날 고시에 몇 번 실패했을 때 OOO선생님께 몇 차례 물은 적이 있는데 그때 OOO선생님께서 내년에는 꼭 합격 할 테니 아무 소리 말고 1년만 더 참으라 하셨는데 꼭 그 말대로 되었다고 하면서 선뜩 따라 나서지 뭡니까? 하하 그런데 선생님이 제 체면(?)을 살려 주시는군요!” 라고 장황히 이야기하며 기뻐한다. 필자가 뭐 한일이 있다고 그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고인이신 OOO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깊은 인연이 있는 필자로서는 그것이 무엇보다도 반가웠다. A씨와 OOO선생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상담시간이 다 되어 기타 등등의 다른 상담은 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했지만 기억에 남는 상담이었다. 


그리고 그 후 시간이 좀 흐른 뒤 A씨가 필자를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혼자였는데 역시 휴가를 내서 LA에 잠시 쉬러왔다고 하신다. A씨의 처가가 LA 인근 바닷가 마을에 있는데 경치가 무척이나 좋고 무엇보다도 장모님의 사랑이 깊어 사위가 서울에서 왔다하면 몸에 좋다는 보약이란 보약은 다 지어 먹이며 정성을 다해주셔서 LA 처가에 자주 오는데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이곳을 좋아해서 휴가 때면 꼭 이곳에 오게 된다고 하며 “선생님 말씀대로 그때 영전을 하게 돼서 한 번 꼭 찾아뵙고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라고 그 예의바름을 보인다.


 필자가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미국이나 한국 불문하고 꽤나 고위직에 오르거나 성공한 기업가, 상류층에 속하는 분들이 예의가 바르고 겸손한 경우가 많았고, 어찌어찌 찌질하게 살다가 운 좋아 식당 몇 개하거나 술집 몇 개 운영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무슨 기업회장이나 되는 것처럼 건방을 떠는 경우가 많았다. 이래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는 말이 빈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아무튼 A씨는 자신의 은퇴시기, 최종목표까지 오를 수 있는가 여부, 가족관계 등등 식구 여러 명의 사주팔자를 보고 만족해서 돌아갔다. 청렴결백한 A씨의 계속적인 건승을 빈다. 이런 공직자가 많이 나와야 나라가 살 것 같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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