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를 넘기기 어려운 팔자
이 글은 필자가 아주 오래전에 쓴 글이다.
필자의 오랜 고객이신 김미숙(45세.가명)씨의 오빠 김모씨의 팔자를 필자가 처음 대한 것은 몇 년 전의 일이었다. 김미숙씨가 당시 한국에 나가 있었는데 급하게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하였다. 꼭 필요한 일이 있어서 그러하니 오빠의 사주팔자를 상세히 풀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필자의 경험상 이리 급하게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둘 중의 하나인데 아주 중요한 경사나 승진. 시험 등의 가부(可不)또는 합격 여부를 묻거나 아주 좋지 못한일이 닥칠 것인가의 여부 등을 묻는것이 대부분 인데 김미숙씨는 이런저런 이야기 없이 “그냥 오빠의 사주팔자가 궁금해서 듣고 싶습니다.” 였다. 이런 경우 그 의도 속에는 필자의 사주팔자 풀이 솜씨를 test 해 보겠다고 시험문제를 내는 식의 불손한 의도도 숨어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면 어떤 중대사한 일을 앞두고 간절히 어떤 결정을 앞 둔 경우도 있어 좀 더 긴장하고 사주팔자를 들여다보게 된다.
아무튼 오빠의 생년월일시를 물은 즉 1963년 음력 2월 17일 생으로 시간은 未時라 한다. 따라서 사주팔자는 癸卯年 乙卯月 甲寅日 辛未時가 되었다. 운의 흐름은 역행하여 甲寅. 壬子. 辛亥. 庚戌 로 흐르고 있으며 대운수는 2를 쓰고 있다. 이 사주를 들여다보면 시주(時柱)를 빼고는 전부 비겁인데 년간 癸水만 오로지 인수가 된다. 일반적인 사주이론상 억부법 으로 이 사주를 풀어 보려하니 시주의 辛金을 용신으로 써야 할 것 같다. 이 辛金 미약한 정관을 부조(府助) 할 수 있는 土운이 이롭다 볼 것이나 사지의 未土는 년지 월지卯와 해묘미(亥卯未) 삼합하여 木으로 바뀌어서 억부법 을 쓰기에는 무리가 많아 종강격 법칙에 따라야 할 것 같다. 辛金이 용신으로 쓰기에는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의 운로를 사주원국과 대조하여 상세히 살펴본 뒤 필자 왈 “오빠 분은 태어나서 21세까지를 나타내는 甲寅, 癸丑 대운에서는 부유한 부모님의 극진한 정성을 받으며 귀하게 컸을 것입니다. 이 사주팔자는 부모 복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기에 금지옥엽으로 자랐을 것이라 추정되고 많은 유산도 받을 수 있는 팔자입니다. 부모의 극진한 후원 속에 자기 자신 머리도 좋으니 학령기 운이 좋아 좋은 대학에 무리 없이 진학 했으리라 보여 지며 대학 졸업 후 관운(官運)이 좋으니 벼슬길에 나서는 운 이여서 관계 쪽으로 진출 하였으리라 보여 집니다. 22세부터 41세까지를 뜻하는 壬子, 辛亥 대운에 관운이 좋고 재운이 좋으니 재물도 풍부하고 좋은 여성을 만나 결혼도 좋은 혼처에서 현숙한 부인을 맞게 되는 그야말로 이이의 황금기라 볼 수 있습니다.
허나 42세부터 51세를 나타내는 庚戌(경술)대운이 너무도 불안해 보입니다. 이때는 토와 금의 기운이 양쪽 다 왕성해지니 오빠 분에게 극히 불안하게 작용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관재구설도 매우 강하게 작동하니 어떤 실수로 관재(官災)를 당하게 되어 수옥살(옥에 갇힐 수)까지 있으니 이때가 인생의 파국수라 보여 집니다. 여기에다가 자손을 잃게 되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천붕)까지 겪게 될 것이니 더 이상 다 말하기 어려운 극악한 운입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 과연 오빠분이 51세를 넘길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그냥 보이는 대로만 설명해 드렸지만 말을 뱉고 보니 참 실례가 되는 말이 많았습니다. 제 해석이 부디 틀리기를 바랄뿐입니다.” 라고 장황히 설명하니 이 분 전화너머에서 아무 말씀이 없다.
너무도 충격적인 말을 많이 하지 않았나싶어 후회 스러웠지만 뱉은 말을 다시 주어 담기도 어려워 아차 싶었고 당황 스러웠다. 필자가 상담을 하면서 극히 삼가는 것은 아주 극단적인 나쁜 무엇이 보일 때 이를 에둘러 설명하지 보이는 그대로 말하지 않는 것이다. 필자의 진단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경우 큰 실수를 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한참동안 아무 말 없더니 김미숙 씨가 전화건너 편에서 잠긴 목소리로 조용히 말한다. “아닙니다. 선생님! 선생님을 믿으니까 여러 해 동안 선생님을 의지해왔고 또 이렇게 부탁드리는 겁니다. 선생님 말씀이 모두 맞습니다.” 라고 하더니 한숨을 가늘게 내쉰다.
이분 오빠는 6남매 중 장남이자 외아들로 태어났다. 이분 아래로 다섯을 낳았는데 계속 딸이었다. 아들 하나 더 보려고 그리 노력하였는데 그리 되지 못했다. 5대 독자인 오빠는 말 그대로 금지옥엽으로 자랐다. 동생들인 딸들과는 겸상도 안 시키고 따로 밥상을 차려줄 정도였다. 머리도 수재 급 이여서 학교 공부도 1등을 놓친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한국의 최고 명문 S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거쳐 정부부처 사무관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였고 이후 아빠 친구분의 딸과 중매결혼도 했고 현모양처인 부인과의 사이에 남매도 두었다. 부인도 부잣집 외동딸이여서 재산 걱정은 할 필요도 없었다. 이렇듯 모든 것을 다 갖춘 오빠가 갑자기 몰락하게 된 것은 40세가 넘어서면서 부터였다.
갑자기 부친의 사업이 국가 경제위기 사태로 기울면서 위태로 와졌고 공교롭게도 처갓집마저 같은 처지로 몰리더니 양쪽 기업이 다 쓰러져버렸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도록 희한하게도 모든 것이 급속히 쓰러졌다. 이 와중에 뭐가 쓰였는지 생전 돈에 대해서만큼은 깨끗했던 오빠가 큰 수뢰죄로 파면되고 감옥에 까지 갇히게 되었다. 불과 1-2년 사이에 일어난 악몽 같은 일이었다 한다. 게다가 조카마저 교통사고로 잃자 오빠도 더 이상 견디지 못했다. 병보석으로 출감하고 난 뒤 암 투병이 시작 되었다한다. 필자에게 묻고 싶은 것은 단 한 가지! 오빠가 회복할 수 있겠는가 여부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이의 운이 이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고 대답은 유보했었다. 하지만 후에 이이의 사망 소식을 알게 되었다. 늦었지만 삼가 古人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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