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자격지심을 가지고 청천벽력하게 살자?

2021.07.01


  





               자격지심을 가지고 청천벽력하게 살자? 


 

 필자는 하루에도 십 여명이상의 손님들을 만나 상담을 하며 그 이상의 사주팔자를 들여다보고 분석하여 그 길흉과 어떤 일의 성사여부 또 나가야 할 방향 등을 조언해 줌을 천직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다. 수없이 많은 종류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 이여서 웬만한 일에는 그리 놀라지도 않고 무척이나 괴팍하거나 기이한 사람들을 보아도 그저 그려려니 하고 넘어갈 정도로 무덤덤해 질 수 있는 경륜이 쌓였다 할 수 있다. 괴팍하거나 기이한 분들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해서 다 그 예를 들 수는 없으나 아주 간략하게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상담하러 와서 필자는 입도 떼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다가 상담시간이 마감되면 '왜 이렇게 시간이 짧어?' 하면서 불평하는 이, 필자의 관상을 보면서 자기가 평가를 해주고는 감정료를 내고 가는 이, 필자보다 자신이 사주팔자에 대해 더 고수라고 하며 폼 잡다가는 이, 자기 신상에 대해 자신이 다 이야기 해놓고 필자가 '아! 그랬군요' 라고 동의해 주면 '아! 선생님 정말 용하시네' 하며 감탄하시는 이(이야기는 자기가 다 필자에게 해 놓고는 잊어 버렸나보다) 상담하러 와서는 기침소리 한 번 안내고 필자를 째려만 보다 가는 이 (예전에 또는 전생에 필자에게 원한이 있었나?) 설명을 한참하고 있는데 코고는 이 또는 딴청하고 있는 이, 상담시간 내내 코만 파고는 코딱지를 뭉쳐 조각 작업에 열중하는 이, 필자가 말을 하면 한 토막씩 끊어서 ('아 잠깐만요!')는 한 대목 한 대목 다 기록하는 이(중요한 것만 메모하면 되는데 성격 탓인지 필자의 기침소리 까지 기록하려고 해서 상담을 할 수가 없다) 


방송국에서 인터뷰 나온 기자처럼 녹음 마이크를 필자 입에다 억지로 갖다 대는 이, 상담 마감시간 5분전에 헐레벌떡 늦게 도착해서 시간이 얼마 안남아 상담이 곤란하다는 직원을 밀치고 들어와 아주 자세히 꼼꼼하게 상담하라고 억지 부리는 이(뒷 상담 시간 예약자는 벌써 와서 기다리는데 이 손님은 어쩌란 말인가?) 늦어서 상담 안 해 준다고 사무실 문짝을 발로 차며 행패 부리는 이, 상담시간 짧다고 상담실 의자에 앉아서 데모하는 이, 상담 끝나고 나서 상담비 없다고 배 째라고 하는 이, 예전에 상담한 일이 있는데(1-2년 전)지금 공짜로 다시 한 번 봐 달라고 떼쓰는 이, 상담 한 번 하고 가서는 한 가지 더 물어볼게 있다고 해서 간단히 전화 추가 상담(A/S)를 해 주었더니 몇 번이고 계속해서 이것저것 물어본다며 1년 내내 떼쓰던 이, 술 먹고 와서 해롱해롱 필자를 희롱 하던 이, 가슴 성형 수술하려고 하니까 한번만 봐 달라고 가슴을 보이려 해서 필자를 기겁하게 만든 여자분, 일일이 다 이야기 하려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헌데 얼마 전 타주에서 전화 상담을 요청한 한 여자분은 필자의 십여 년 상담 생활 중 특이해서 여기에 소개해 본다. 30대 후반의 한 여성분이 필자에게 전화 상담을 신청했다. 써비스 유흥업종에 종사하는 듯 한 분이였는데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부모덕이 박약하고 어린 시절부터 초년기운이 약하여 여기저기 떠돌며 험난한 초, 유년 시절을 보내고 청년기 역시 부평초 마냥 좋지 못한 직업으로 한세상을 보낸듯했다. 이성운도 박약하니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살기는 어려울 듯 한 가엾은 팔자였다. 학업은 아마도 초등학교 졸업이나 중학교 중퇴 정도 될 것 같았는데 이분은 굉장히도 다변 이였다. 필자는 한참 동안이나 이분의 설교(?)를 듣고 있어야만 했다. 장황하게 이런저런 뒤죽박죽인 이야기를 쏟아내면서 중간 중간하는 이야기의 요지는 세상 사람들이 돼먹지 못했다. 너무 나쁜 사람들이 많다. 양심들이 없는 것 같다는 취지의 이야기 같았는데 (말이 너무 장황하고 횡설수설 이어서 대강 파악해보니 그런 이야기 같다는 짐작을 할 수 있을 뿐이었다.) 


문장 한 단위가 끝날 때마다 사자성어를 꼭 갖다 붙이며 필자와 세상을 타일렀는데 "사람들이~ 모두가요~ 자격지심을 가지고요~ 청천벽력하게 살아야 되는데요~ 모두가 그렇지가 않아요" 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를 꼭 갖다 붙이는 거였다. '자격지심을 가지고 청천벽력하게 살자?'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 (自激之心)이란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자기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이나 자기의 부족한 점을 자기 스스로 알아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긴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겸손한 마음씨를 가지고 자기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며 살자는 뜻인가? 여기까지는 좋은데 청천벽력(靑天霹靂)이란 무슨 말인가? '맑게 개인 하늘에서 갑자기 벼락이 친다'는 뜻으로 예상치도 못한 급격한 변고를 뜻하는데 '자격지심을 가지고 청천벽력하게 살아야 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한서에 대해, 사자성어에 대해 조금 안다고 자부하는 필자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해석이 되지 않는 말이었는데 이분은 청천벽력이라는 말을 아마도 '맑고 깨끗한' 정도의 사자성어로 이해하고 있는 듯했고 자격지심이란 아마도 이분이 생각하기에 '깨끗한 마음씨' 정도로 이해하고 계신 듯했다.


이분의 장황한 말속에 이 말을 유추 해석해보니 대강 이런 정도로 짐작이 되었던 것이다. 상담말미에 "선생님도요~ 자격지심을 가지고요~~ 청천벽력하게 살아야 되요~" 라는 충고를 잊지 않으셨다. 아무튼 '아 하면 어 하고 어 하면 아 하고 안다' 고 뜻만 통하면 되는거 아니겠는가? 예전에 이런 사자성어를 비틀어 사용해서 웃음을 주던 개그나 방송을 본 것들이 생각나서 웃음을 짓게 하는 상담이었다. 옛날 한 여자 탤런트가 동네 술집 마담으로 등장해서 동네 한 신사분을 사랑했는데 자신의 무식함을 숨기기 위해 유식한 말을 쓴다고 그 남자분과 만났다가 헤어질 때는 꼭 그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로 "선생님 안녕히 가세용~~♫ 명복을 빕니당 ♬~~" 이라고 해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는 드라마 내용이 문득 떠올랐다. 아무튼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재미있었던 상담 이였다. 우리 모두 자격지심을 가지고 청천벽력하게 삽시다. 화이팅!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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