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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궁합이 좋으면 무조건 잘 살까?

2021.07.20

 




                 궁합이 좋으면 무조건 잘 살까?


 샌버나디노 에 거주하시는 김 할머니는 필자의 오래된 고객이시다. 이분은 팔자 박복하여 초년에 어린남매를 남기고 남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급사하는 바람에 혼자서 어린남매를 키우느라 모진 고생을 하며 젊은 시절을 보내셨다. 여자 혼자의 몸으로 어리 디 어린 남매를 키우자니 그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시집이나 친정이라도 형편이 좋으면 거기에다가 라도 의지해 볼 터인데 양쪽 집안 다 가세가 ‘똥구멍 찢어지게’ 좋지 못해 오히려 도와주어야 할 형편이니 그 모진 고생을 혼자 다 뒤집어써야만 했다. 미국 이라는 곳이 여자 혼자서 살기도 어려운데 여기다가 혹이 두 개나 달렸으니 참으로 한심한 처지였다. 


어디 돈 많은 홀아비라도 찾아 재가하여 아이들만이라도 좋은 형편에서 자라게 해주고도 싶었지만 어떤 돈 많은 홀애비가 미쳤다고 김 할머니처럼 짜리몽땅하고 못생긴데다가 혹까지 둘 달린 여자가 좋다고 하겠는가? (아차! 김 할머니가 보시면 안 되는데...) 아무튼 1년 365일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새벽부터 자정 무렵까지 이를 악물고 닥치는 대로 투잡, 뜨리짭을 뛰면서 억척스럽게 그 모진세월을 보내다 보니 남매도 다 훌륭히 성장해 주었고 집안형편도 피게 되었다한다. 아들은 명문의대를 졸업하고 UCLA 부속병원 의사가 되었으며 딸은 법대 졸업 후 변호사가 되어 미국 굴지의 로펌에서 좋은 대우로 근무하게 되었으니 김 할머니는 성공한 인생을 사신 셈이다. 그런데 아들은 이쁜 색시를 맞아 아들, 딸 낳고 잘 사는데 딸이 문제였다. 똑똑하고 경제적인 능력은 좋으나 엄마를 그대로 빼닮아서 짜리몽땅하면서 뚱뚱한데다가 코까지 납작코 여서인지 신랑감 구하기가 어려웠다. (진짜 이글은 김 할머니나 그 따님이 안 봐야할 텐데 걱정이다) 


이때 이런저런 사람과의 궁합을 보기위해 필자를 찾게 된 것이 김 할머니와 필자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인연이니 근 이십년 가까운 인연이다. 여러 명의 남자와 궁합을 보았는데 채이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튕기며 차기도(?) 한 끝에 한 남성과 인연이 닿았고 마침 궁합도 찰떡궁합으로 나와 모두가 기뻐했고 필자에게 길일(吉日)을 잡아서 택일을 한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그 후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노력(?)했던지 아들, 딸 3남 2녀를 낳고 현재까지 잘 살고 있다. 헌데 그때 필자가 두 사람의 궁합을 찰떡궁합이라고 진단해 준 것이 두고두고 필자를 괴롭히는 원흉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부부가 살다보면 이런저런 갈등도 생겨 싸우기도 하고 풀어지기도 하면서 부부의 연을 이어가는 것이 보편적이건만 김씨 할머니는 그렇게 이해하시지 못하는 것 같았다. 


따님이 주의의 축복 속에 결혼을 한지 얼마 안돼서 김 할머니가 부랴부랴 필자를 찾았다. 와서 대뜸 하시는 말씀이 “아니? 찰떡궁합 이라매? 찰떡궁합 인디 이제 결혼한지 월매나 됐다고 싸운디요?” “???” 할 말이 없어 멍하니 김 할머니를 쳐다보니 “아니? 다른 것도 아니고 밥상의 반찬문제 가지고 서로 지 잘났다고 이런 반찬은 싫다! 저런 반찬은 좋다! 너 좋아하는 반찬만 차려야 하냐? 니 입만 입이고 내 입은 주둥아리냐? 하는 식으로 노상 싸운답니다. 이게 찰떡궁합인겨?” 참으로 답답한 일이였다. 다른 환경에서 20여년 심지어 30여년이상 각각 살아온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이 같을 수는 없다. 그래서 처음 결혼해서 1-2년은 이런저런 문제로 토닥거리기도 하면서 서로가 양보할 것은 양보해 가며 서로에게 서로를 맞춰가는 과정이라 봐야 하는데 김 할머니는 이런 것은 싹 무시하고 찰떡궁합이면 무조건 이런저런 갈등이 전혀 없이 365일 마냥 호호 깔깔 거리며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신 것 같았다. 


궁합이라는 것은 남녀가 서로 결혼했을 때 서로에게 얼마나 잘 맞는가? 즉 서로가 잘 화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즉 성격이나 기질, 주변인들과 의 융화 등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잘 살 수 있는 확률이 어느 정도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궁합 점수가 저조하다하여 이런 부부가 무조건 못사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궁합점수가 30점이 나왔다 치면 이런 부부가 잘 살기위해서는 서로가 70%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궁합점수가 90점이 나왔다 치면 이런 부부는 10% 정도의 노력만 하여도 잘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할 수 있다. 궁합점수가 100점인 찰떡궁합이라 하더라도 궁합점수가 좋으니 부부관계에 있어 서로에게 신경 안 쓰고 노력 안 해도 잘 살수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궁합점수가 아무리 좋다하여도 배우자를 배신하는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든가,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전혀 하지 않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부부가 화합하여 잘 살 수 있겠는가? 


궁합 역시 통계라 할 수 있다. 이런 팔자와 저런 필자의 남녀가 만났을 때 보편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를 나타내는 것이다. 성격이 잘 맞는지? 성적인 취향이 맞는지? 시댁식구나 시집식구들과 잘 화합할 수 있는지? 조상 궁은 잘 맞는지? 둘 사이에 자식은 번성할 수 있는지? 등등을 살펴보는 것이 궁합인 것이다. 즉 이러이러한 점은 잘 맞는데 이런 부분에서 잘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이러이러한 점에 주의하고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등의 결혼생활 지침이라 볼 수 있을 뿐이다. 헌데 따님의 궁합을 보아 드린 지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이때 까지도 김 할머니는 따님 부부사이에 조금만 갈등이 있으면 필자부터 찾는다. “아니? 이게 찰떡궁합 인 겨?” 제발 좀 싸우지들 말고 잘 살아서 필자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 아~이고 내 팔자야!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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