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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嘗糞之徒(상분지도)

2021.07.23

 



                 嘗糞之徒(상분지도) 


 <마지막황제>라는 영화를 보면 중국 청나라 마지막 황제인 어린 ‘푸이’가 배설한 똥을 황제의 건강을 챙기는 내관들이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황제의 똥을 맛보고는 식사에 기름기가 과했는지 염분의 정도는 어떠했는지 등을 평하는 장면이 나온다. 옛 기록들을 살펴보면 실제로 행해져왔던 황제 건강관리법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나온 한국영화 <광해>를 보니 광해군으로 분한 주인공 이병헌의 똥을 내관이 맛보는 장면도 나온다. 이렇듯 남의 똥을 맛볼 정도로 아첨하는 사람들을 嘗糞之徒라 했다. 이 말을 분석해보면 嘗(상)은 맛볼 상이고 糞(분)은 米(쌀 미)가 異(다를 이) 다르게 변한 것이니 ‘밥을 먹고 다르게 변형시킨 것’을 의미하는 바 糞(분) 즉 ‘똥’이라 할 수 있다. 人糞(인분)은 사람의 똥을 말하고 옛날 참외밭이나 배추밭 등에 성장촉진제로 썼던 糞尿(분뇨)는 사람의 똥과 오줌이다. 한방에 있어서도 사람의 똥으로 그이의 건강을 진단해 보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각설하고 상분지도와 관련된 사연이 있어 소개해본다. 


K氏는 30대 중반의 청년 실업가이다. 어린나이인 20대 중반부터 일찍 사업을 시작하였고 지금은 의류 업으로 자리를 탄탄히 잡아 가고 있는 중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시작된 필자와의 인연은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어린나이에 성공을 거두다보면 ‘세상이 돈 짝 만해 보이고 안하무인’이 되기 쉬운데 K氏는 그렇지 않았다. 항상 겸손하고 나이든 연장자에 대한 예의가 깍듯했다. 얼굴 생김새도 큰 눈에 오똑한 코, 꽉다문 일자형 입술이 매력적인 훈남 이어서 외모상으로도 호감이 가는 미남이었다. K氏는 고등학생 때 부모를 따라 이곳 미국에 이민을 오게 되었고 다행히도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미명문대에 진학하여 경영학을 전공하였다. 어릴 때부터의 꿈이 사업가였는데 결국 일찍부터 자신의 길에 들어서 이제 성공의 목전에 서게 된 것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부모님으로 부터 10만 불을 꿔서 시작하였고 물론 그 돈은 다 몇 배로 갚아드렸고 백만 불이 넘는 큰 집과 4유닛 아파트 등도 장만해서 사업뿐만 아니라 이재(利財)에도 밝은 젊은이였다. 


헌데 K氏의 오랜 친구인 R氏가 필자가 보기에 문제였다. 별로 하는 일 없이 무위도식하는 R氏는 항상 K氏 옆에서 알짱 거렸는데 생긴 것부터가 재수 없게 생겼고 (간사한 관상) 목소리나 행동 등이 필자의 신경을 건드렸다. 우선 목소리부터 맘에 들지 않았다. 목소리가 꼭 여자의 음성 같아서이다. 관상학에 있어서 남자가 여자 목소리와 같으면 빈천한 상으로 보고, 여자가 남자 목소리를 지녔으면 과부의 상으로 보기 때문 이었다. 또한 쉴 새 없이 눈동자가 분주하고 옆 눈질을 잘하니 이런 사람은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고 진실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코를 보니 매부리 코여서 이런 코를 지닌 사람은 성품이 간사하고 노력을 하지 않고 남의 것을 탐하며 욕심이 많고 악독하기 때문이었다. 입을 보니 돼지처럼 윗입술이 아랫입술 보다 더 크고 길며 아랫입술은 이에 비해 지나치게 작고 외소 하니 이런 입술을 돼지 입이라 부르는바 이런 사람은 마음이 간특해서 사람을 속여 넘기는 재주가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왜 따라 다니는지 모르겠으나 R氏는 항상 K氏옆에 붙어 다니며 매우 알랑거렸다. 


필자가 K氏의 운세를 설명할 때 조금 좋은 이야기 (행운)를 하면 옆에서 손뼉까지 치며 자신의 일처럼 “아이 좋아라! 꼭 그렇게 되겠지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라고 하며 간롱을 떨고 조금 나쁜 운을 이야기하면 “아휴! 속상해 어쩌지? 선생님 어떻게 피해가는 방법은 없나요?” 라고 하며 주제넘게 상담에 끼어들기 일쑤였다. 필자의 성질이 괴팍하던 젊은 시절 같으면 “뭐 이런 간사한 놈이 있어?” 라고 하며 한 대 쥐어박고 싶지만 젊은 사람과 싸울 수도 없게 그저 “쯧쯧쯧” 혀를 차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는데 이놈이 눈치는 빨라서 “아이 선생님은 왜 나만 미워하시는지 몰라?” 라고 하며 교태를 떤다. 사내자식이,,, 이놈을 보고 있으면 꼭 토 할 것 같이 기분이 좋지 못해 K씨와 둘이 있게 된 자리에서 필자 왈 “친구 분 R씨는 언제부터 친구인지 몰라도 조심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관상학적인 면에서 보았을 때 반드시 K씨에게 큰 해를 줄 것 같습니다. 가까이 하지 마십시오.” 라고 충고하니 “저 친구는 한국에 있을 때 초.중.고 를 같이 다닌 친구입니다. 


제가 이민 오는 바람에 고등학교는 함께 졸업하지 못했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한 학교에서 생활한 어릴 적부터의 불알친구 인데 어느 날 어떻게 알았는지 미국으로 전화가 와서 서로 연락이 되었고 그 뒤 미국에 학생비자로 건너왔지요. 한국에서 무슨 법적인 문제가 생겨 도망치듯 미국에 건너온 것 같은데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사고를 치고 건너온 듯해서 저도 같이 다니기가 찜찜한데 죽자 사자 저를 쫓아다니니 쫓아버릴 수도 없고 해서 함께 다니게 된 겁니다. 우리 집에 찐드기처럼 붙어서 방한 칸 차지하고 저러고 있으니 와이프 눈치도 보여서 저도 고민 중입니다.”라고 하며 고충을 토로한다. 그럼 그렇지! 필자의 눈이 빗나가지 않았다. 지나치게 아부를 해대는 꼴을 보고 그 즉시 떠오른 단어가 ‘상분지도’였던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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