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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복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진짜 있을까?

2021.07.27




             복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진짜 있을까? 


 옛말에 ‘재수있는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그 집이 흥하고 그 사람이 나가면 그 집이 망한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옛적부터 전해오는 발복설화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옛날 옛적 한 마을에 김씨, 박씨, 라는 두 사람이 살았다. 어릴적 부터 불알친구로 자랐고 서로의 집안도 가까워 서로 매우 친근히 지냈다. 요즈음 말로 ‘베프’(best friend)라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두 집은 모두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한 처지라 서로의 형편을 서로 너무 잘 알아 말이 잘 통했다. 먹고 살길이 막막해지자 적극적인 성격의 김씨가 친구 박씨에게 ‘소금장수’로 나설 것을 제안했다. 그리하여 둘은 소금장수가 되었다. 고단한 소금장수를 하며 겨우 끼니를 이어가기는 했으나 둘은 너무도 살림이 구차했다. 이런 형편 속에서도 어찌어찌하여 둘다 장가를 들었다. 


어느 날 둘이 함께 장사에 나섰다가 너무도 피곤하여 소금지게를 받쳐놓고 잔디밭에서 누워 쉬다가 둘 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희한하게도 둘 다 꿈을 꾸었는데 태몽이었다. 김씨는 딸 태몽을 꾸었고 박씨는 아들 태몽을 꾸었다. 둘은 신기하게 생각하면서도 만약 태몽대로 딸과 아들을 얻는다면 서로 사돈을 맺기로 굳게 약속하였다. 긴가 민가 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신통하게도 태몽대로 얼마 뒤 김씨는 딸을 얻었고 박씨는 아들을 얻게 되었다. 둘 다 서로를 축하해 주었는데 이후 둘이 처지가 달라지게된다. 어찌된 영문인지 딸을 낳은 김씨는 이때부터 모든 일이 술술 풀려 재산이 점점 늘어갔는데 아들을 얻은 박씨는 노상 그 모양 그 타령이었다. 결국 아이들이 장성할 때 쯤 되자 김씨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부자가 되었고 박씨는 여전히 가난 했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하지 않았다. 


둘은 예전에 했던 약속대로 사돈을 맺었다. 김씨의 부인이 딸을 가난뱅이 집에 시집보내는 것을 반대하고 투덜거렸으나 두 사람의 우정을 막지는 못했다. 딸을 시집보내고 나서 어찌된 영문인지 김씨네 집은 하는 일마다 일이 꼬여서 재산이 점점 줄어들었고 며느리를 맞은 박씨네 집은 이때부터 하는 일이 모두 술술 풀려 점차 형편이 좋아 지더니 급기야 김씨 집은 영락하여 가난뱅이로 되돌아갔고 박씨집은 부자가 되었다. 서로의 형편이 역전된 것이다. 가난뱅이에서 부자가 되자 박씨의 아들은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방탕해졌다. 매일 기생집에 가서 풍류를 즐기고 첩까지 얻어 살림을 차리는가 하면 술만 먹으면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행패를 부렸다. 아버지인 박씨가 야단을 치고 막아 보려했지만 점점 더 심해져갔다. 이리해서 견딜수가 없게 된 김씨의 딸은 가출을 하게 되었다. 


‘시집을 가면 죽더라도 그 집 귀신이 되어야한다’는 완고한 옛 풍습이 있어 친정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빈 몸으로 거리를 떠돌게 된 김씨의 딸은 처지가 암담하였다. 며칠을 굶고 거지꼴이 되어 정처 없이 길을 걷다가 산속에서 날이 저물었고 쉬어갈 집을 애타게 찾던 김씨의 딸은 다 쓰러져가는 숯쟁이 집에 하룻밤 의탁하게 되었다. 숯을 구워 겨우 연명하는 이 집은 가난해서 장가도 가지 못하고 서른이 넘은 숯쟁이 노총각이 혼자 살고 있었다. 젊은 여자와 남자가 코딱지만한 한 방에서 긴 밤을 지새우게 되었으니 사고(?)가 없을 수 없었던지 그게 인연이 되어 김씨의 딸은 이 숯막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김씨의 딸이 숯가마에 갔다가 숯 구덩이의 돌덩이들이 금덩어리인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떤 연유인지 알 수 없으나 아주 오랜 옛날부터 대대로 사용해왔던 숯 구덩이의 돌덩이들이 까맣게 그을려 알 수 없었으나 김씨의 딸이 무심코 세게 집어던진 돌에 맞아 모서리가 깨지면서 금덩이임을 알게 된 것이었다. 김씨의 딸은 그것을 팔아오게 해서 큰 부자가 되어 잘 살게 되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어떤 이가 구걸을 하러왔는데 그녀의 전 남편인 박씨의 아들이었다. 김씨의 딸은 전남편을 잘 대접하고 돈을 큰 황소에다가 한 바리 실어 주었는데 전남편은 ‘제 버릇 개 못준다’고 그 돈을 노름을 하여 다 잃고 다시 거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부자가 되었던 박씨의 아들은 결국 제 복을 발로 차고 거지가 되었으며 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결국 지 팔자대로 이마저 스스로 놓치고 만 것이다. 


몇 년 전쯤으로 기억 되는바 모장관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린 일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수 십년이 지났는데도 항상 부부가 주소를 따로 두고 있었던 것이 밝혀져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 전입이 아닌가? 하는 논란이었다. 장관후보자가 해명한 것이 신문에 크게 보도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니 이렇다. 장관후보자의 부인이 어릴 때부터 친정집의 복덩이로 불렸는데 그 이유는 이이가 태어난 이후 가세가 갑자기 발복했었고 모 유명 역술인이 ‘딸이 복덩이라서 시집을 가더라도 주소를 옮기지 말고 주민등록등본 주소지를 꼭 친정집에 남겨 놓아야한다’는 진단을 해서였다 한다. 이렇듯 복을 몰고 다니는 이는 있는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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